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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16.(목)

[논평] 빚내서 시행하는 가락시장현대화사업, 결국 상인들 부담될 것

- 근거없는 장미빛환상 ... 미래 도매시장 환경변화 직시해야

- 3천억원 넘는 융자비용, 결국 고임대료, 고사용료 부를 것
- 전면 재건축 방식이 아니라, 리모델링 겸한 기존 건축물 활용방식으로 전환해야


서울시가 오늘(16일)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중 1단계 사업에 대한 착공식을 열었다. 동 사업은 2004년 정부의 농업농촌 조합대책에 반영된 가락시장 시설개선사업으로 추진되었다가, 2006년 시설현대화사업 계획을 확정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가락시장의 지방이전 요구가 커지고, 사업비 부담에 따른 국고지원 요구에 따라 2010년에서야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추진되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1984년에 완공된 가락시장이 변화된 도매물류 환경에 따라 재편되어야 하며, 특히 안정도가 낮은 건축물에 대한 시설보강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

하지만, 지금 서울시가 추진하는 전면 재건축방식의 현대화사업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첫째, 도매시장 환경변화에 대한 예측의 부재 둘째, 사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 세째, 기존 상인들에 대한 피해 구제 미비 등 때문이다.

우선, 도매시장 환경변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지금의 현대화사업은 가락시장이 농수축산물 도매시장으로서 기능이 확대될 것이다라는 전제에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2000년 들어 가락시장의 거래물량이 정체 혹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차이가 난다. 서울시는 거래금액의 증가로 추세를 예측하지만, 사실 시설의 확충은 거래물량을 근거로 해야하는 것이 타당하다. 버스이용비용이 증가한다고 버스의 수송분담률이 커지는 것이라 볼 수 없듯이, 시장의 장래 추이는 과학적 접근을 해야한다. 실제로 축산부분은 이미 지방으로 이전되었다. 실제로 2005년 KDI에서 수행된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가락시장의 장기추세를 '하향 안정화'를 최적의 시나리오로, 현재의 50% 수준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해서 추정한 바 있다.

다음으로 예산부분이다. 2005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4,648억원 수준이었던 사업비가 2006년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업무보고에서는 5,040억원으로 나왔다가, 최근엔 7,581억원으로 증가했다. 서울시는 물가 상승분, 공사비 증가분, 필수 법정 경비 부분이 늘어 증액할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중 400억원 가까운 필수 법정 경비부분(친환경 및 에너지 인증, 신재생에너지 의무비율, 각종 부담금)은 예측가능한 것으로 이를 누락했다가 사업시행 직전에 증액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곱씹어 생각해도, 당초 사업타당성을 맞추기 위해 비용을 적게 추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만하다.

그리고 전체 7천억원이 넘는 규모의 사업비 중 3천억원 가까이를 융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이 융자금은 연리 3%로 2025년부터 13년간 갚아야 한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233억원에 달하는 상환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서울시는 이를 전액 시설운영을 통해서 갚겠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농수산물공사의 2010년 전체 영업수익은 481억원이며, 이중 영업 비용(390억원)을 제외한 순 영업이익은 100억도 되지 않는다. 즉, 현재보다 순익이 3배 넘게 나야 융자금을 상환할 수 있다는 것인데, 타당한 계획인가.

마지막으로 상인들에 대한 부담 전가다. 앞서 지적한대로 현대화사업에 소요되는 비용 중 절반 가량은 자체 운영을 통해서 조달해야 한다. 그 비용은 오로지 상인들의 시장이용료와 시설임대료를 통해 충당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중 시장이용료는 거래물량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도매 거래가 활성화 되는 만큼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시설임대료의 인상밖에는 없다. 현재 가락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유통업체는 5천여개에 달한다. 필연적으로 현재의 소규모 상가들은 통폐합이 될 것이며, 대다수의 상인들은 이 과정에서 장사를 못하게될 공산이 크다. 당장 현재 2000명의 임대상인이 영업하는 소매상인의 경우, 서울시의 계획대로 1200개 수준으로 조정되면 800명에 달하는 임대상인은 고스란히 장사를 접어야 한다.

진보신당서울시당은 이런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은 가락시장을 좀더 오래동안 유지시키기 보다는 향후 20년간 천천히 고사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결국 가락시장 건설 이후에서야 주변에서 진행된 아파트 입주자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도매시장에 22%나 되는 조경시설을 둔다는 것은 도매시장 활성화 정책이 아니라 차라리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기반시설 도입사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근거없는 장미빛 환상에 상인들의 생존권을 제물로 내놓지 말고, 지금이라고 합리적인 예측과 사업비 조정 등을 통해 전체 사업방향을 제고하는 것이 옳다. 가락시장이 고사된다면, 그제서야 바뀐 환경 탓할 것인가, 그래서 발생하는 비용은 노른자땅 매각을 통해 충당할 것인가.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이 '제2의 가든파이브' 꼴이 날까 두렵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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