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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서울시 마을사업, 제2의 새마을운동 하겠다는 건가?


- 2011년 사업에 대한 평가없는 '5개년 사업계획' 발표

- 밑도 끝도 없는 마을활동가 3,180명 양성 ... '21세기형 새마을 지도자 선발하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사업이 위태롭다. 서울시가 오늘(11일) 발표한 '마을공동체 5개년 계획'이 그 원인이다. 역설적이게도 서울시가 마을공동체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중기계획을 발표한 것 자체가 마을공동체사업을 위태롭게 하고 있는 역설의 근원에는, 서울시의 조급증과 행정주도의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가 이번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10대 전략사업을 수립하고 '주민제안'이 있을 경우에만 사업추진이 가능한 주민 이니셔티브를 강조했다. 또한 행후 5년동안 975개의 마을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마을아카데미를 통해서 3,180명의 마을활동가를 양성하는데, 이는 지역의 청년 일자리와 매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마을공동체기업'의 결성을 지원함으로서 마을단위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서울시당은 그간 어떤 단위보다 꾸준히 서울시 마을사업에 대해 애정을 가진 비판을 지속해왔다. 이는 마을공동체 사업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비전에 동의하고 그 희망을 함께 하면서도, 현재 서울시가 하는 방식으로는 이런 희망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한계는 이번 계획 발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우선, 올해 100개를 시작으로 5년간 975개 마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나 2017년까지 마을활동가 3,180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보자. 마을계획은 마을의 기초가 튼튼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장기적인 비전을 공유할 때 수립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마을계획은 계획을 위한 계획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데 지금까지 서울시가 파악한 조사로는 서울시내 85개의 마을공동체가 있을 뿐이다. 이 중에서 계획 수립이 가능한 공간기반형 마을공동체는 그 수가 더욱 적을 것으로 추산된다. 당장 올해 100개의 마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것이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또한 마을활동가 양성계획을 보자. 서울시의 진단대로 마을활동가는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아카데미 수료와 같은 방식으로는 양성되기 힘들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발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실상 수동적인 활동가가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몇개의 마을계획 작성, 몇 명의 마을활동가 육성 이라는 서울의 계획은, 흡사 개발독재 시대의 새마을 운동을 떠오르게 한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을이 필요로 할 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과 마을이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는 행정의 보조자로서 기능이다. 특정한 사업명을 통해서, 그것도 공모방식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지역의 특수성을 지우고 똑같은 천편일률적인 사업을 양산할 공산이 크다. 가능하다면 사업명과 같은 꼬리표가 붙지 않는 자원을 지원하고 이에 대한 사후평가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수행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의 자생적인 자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행정이 마을공동체의 유형과 사업, 그리고 추진단계를 설정하여 지도할 것이 아니라 지원센터가 중심이 되어 마을 자체에 필요한 행정 프로세스를 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오늘 발표한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기본계획은, 여전히 나열식-전시성 사업들이며 마을 주체들의 역량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서울시의 '관제' 마을공동체 사업에 동원되는 사실상 '비 마을적인 사업'에 다름아니라고 평가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미 진행된 사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서울시가 조사했다고 하는 85개 마을공동체로부터 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일이다. 올해 사업에 대한 검토도 없이 또 나열식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서울시의 태도에서, 여전히 근대적이고 성과지향적인 성장 위주의 행정 관행을 발견한다.

서울의 100년 대계가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달렸다면, 그 계획의 첫 발자국은 조금 늦게 디뎌도 좋다. 대신 되돌아 가는 일없이 단단하게 첫 발을 뗄 수만 있다면 말이다. 서울시의 서툰 발걸음이 불안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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