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앙] 한미FTA 반대 연설, 주민 반응 달라졌다

by 종섭 posted Dec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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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반대 연설, 주민 반응 달라졌다
[기고] 진보신당 서울 거리 나서다…"1% 부자들 횡포 막아라"

진보신당 4기 대표단 및 서울시당 임원 선거 투표가 진행중이던 지난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미 FTA가 날치기로 통과되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한미 FTA가, 라면 하나 끓일 시간인 단 4분만에 날치기로 처리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분노한 시민들은 그날 저녁부터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고 매일같이 대규모 규탄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서울시당 당원들도 22일부터 거리집회에 함께했고 당직선거가 끝난 후 시당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응할까 하는 고민도 함께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진보신당 서울시당 



22일부터 계속해서 이어진 거리집회는 대부분 집회개최의 용이함을 이유로 정당연설회 형식으로 진행되어서 거리집회는 주요 정치인의 연설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따라 2008년 촛불정국에서와 같은 참가자의 자발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주된 구호는 "비준 무효, 명박 퇴진"이었고 한나라당과 이명박을 매국노로 규탄하는 구호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한미 FTA의 내용이 너무 복잡하고 양이 방대한 것이 하나의 이유이겠지만, 매국노로 대표되는 애국주의 담론으로는 한미 FTA가 초국적 자본뿐만 아니라 국내 대자본의 이익을 위한 ‘외부적인 구조조정’이라는 내용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미 FTA로 초국적 자본과 국내 재벌 대기업들이 어떻게 이익을 내는지, 국민들의 삶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내용으로 시민들과 직접 만나기 위해 우리는 출범한 지 10일 만에 서울 전역을 순회하는 정당연설회를 시작했습니다.


한미 FTA는 1% 재벌, 부자들의 횡포


12월 8일부터 시작한 한미 FTA 폐기, 진보신당 서울시당 정당연설회는 영등포, 구로, 서대문, 종로, 도봉, 강북, 용산, 노원, 양천, 중랑, 관악, 동작을 돌며 22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정당연설회 기간 동안 유난히 추운 날씨가 기승을 부렸지만 지켜보시는 시민들께서는 연설 내용에 귀기울여 들어주셨고 선전물도 잘 받아 꼼꼼하게 읽어주셨습니다.


정당연설회를 진행하며 “한미 FTA는 단순하게 두 나라간의 통상협정을 넘어서 전세계에서 기업에 대한 규제, 자본에 대한 규제가 가장 자유로운 미국 사회의 시스템을 한국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이후 공공부문에 대한 민영화, 사유화로 이어질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이 짊어질 수 밖에 없다. 한미 FTA는 1% 재벌과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위해 99% 서민들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고,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의 삶까지도 저당 잡는 반드시 폐기시켜야 할 협정”이라는 기조로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전국민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지 못한 미국 사회의 현실, 한-EU FTA, 한-칠레 FTA가 발효된 이후 오히려 무역수지가 악화된 사실, 주요 재벌 대기업들의 해외 생산량이 이미 50%를 넘어선 상황에서 한미 FTA로 인한 수출증가 효과는 미미할 것, 투자자국가소송으로 인한 의료보험, 무상급식 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국회에서는 통과되었지만 한미 FTA 싸움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며, 반드시 폐기시킬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을 호소드렸습니다.


시민들이 보여주신 뜨거운 반응


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된 정당연설회였지만 가는 곳마다 보여주신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그리 추운줄도 모르고 마지막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같이 지나시는 시민들께서 추운데 수고한다며 따뜻한 커피와 음료수를 건네주셨고, 용산의 한 노점상 아주머니께서는 저희를 불러서 오뎅과 와플을 마음껏 먹으라며 내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또한 노원에서는 한 아주머니께서 추운데 따뜻한 식사라도 하라며 거금 10만원을 후원금으로 건네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한미 FTA가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협정이고 국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했지만 정작 대부분의 국민들은 한미 FTA가 서민들의 삶에 어떤 이익이 되는지, 국민들의 삶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정당연설회에 시민들께서 보여주신 반응은 한미 FTA를 단지 애국/매국의 관점이 아니라 공공부문 사유화, 공공정책의 무력화를 통해 국민들의 삶이 어떻게 더 어려워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공감을 얻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으로 앞으로의 한미 FTA 폐기투쟁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벌써부터 투쟁동력이 떨어지고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다시 점화된 BBK 사건 등의 굵직굵직한 이슈들로 인해 한미 FTA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미 FTA는 노동자 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나락으로 몰아넣을 사안이기에 길고 지난한 과정이더라도 결코 질 수 없는 싸움입니다. 따라서 긴 호흡으로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좀 더 깊고 길게 서울시민의 삶으로 들어갈 것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애국주의 담론을 통해 국민들의 분노와 감정을 자극하는 것보다 한미 FTA로 만들어질 한국사회의 구체적인 모습들을 날 것으로 국민들에게 들어내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미 FTA의 문제가 기존의 ‘반한나라당’이라는 총선 득표 전략으로 수렴되는 것에 대한 경계가 필요합니다.


소위 민주개혁세력들이 국회의 다수당일 때 추진되었던 것이 바로 통상국가론이며 한미FTA는 바로 그 연장선에 놓여 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 FTA의 문제는 우리 경제 체제에 대한 새로운 판짜기를 위한 계기가 되어야 하며, 동아시아의 대안적인 통상질서를 구상하고 실험해나갈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이미 서울지역 내 주요한 좌파정치세력에게 한미FTA를 중심으로 하는 원포인트 공동사업을 제안한 바 있으며, 1월 중 대중적인 공동행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승인된 광장’에 갖혀 있는 FTA에 대한 의제를 구체적인 생활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이야기하고 토론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보름 넘게 추운 날씨, 척박한 조건에서도 함께 시민들을 만났던 진보신당 당원들의 자신감으로 1% 대기업, 자본의 독재에 맞서는 대중적인 투쟁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이 시대에 가장 계급적인 문제인, 한미 FTA는 타협의 대상도 절충의 대상도 될 수 없습니다.


2012년은 수많은 정치 일정이 있고 연초부터 다양한 합종연횡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진보신당은 끝까지 FTA폐기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서울시당이 가장 구체적인 실천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1년 12월 27일 (화) 13:05:20김일웅 /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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