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자기 책임 다해야 한다"

by 서울시당 posted Jul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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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자기 책임 다해야 한다"
[인터뷰-금민] "서울 당원들 결정에 기대…진보-사회당 통합돼야"
0000년 00월 00일 (금) 정상근 기자

금민 사회당 은평을 재선거 후보는 고독한 사투 중이다. 본인과 사회당도 참석할 의지가 없지만 반MB연대 논의틀에서도 소외됐고, 진보진영의 적극적인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몇 차례 진보신당에 지지를 요청했지만, 진보신당 지도부는 유보적이다.

"진보진영 독자후보는 나뿐"

금민 후보는 “이번 재선거 중 진보진영 독자후보는 나뿐”이라며 “고독하게 산화하더라도 대안중심의 진보정치 재구성의 불씨는 살려놓겠다”며 완주의사를 다졌다. 금 후보는 오는 18일 진보신당 서울시당 대의원대회에서 금 후보의 지지 제안에 대한 조직적 결정에 대해 기대를 모으며 “진보신당의 책임있는 태도”를 기대했다.

금 후보는 선거 이후 “정치조직으로서 진보신당과 사회당이 먼저 새로운 정당과 강령을 바탕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민주노동당을 견인해 대안중심의 진보정치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것이 진보진영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 후보와의 인터뷰는 16일 오전 11시 은평에 위치한 금민 후보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 *

- 이번 재선거 출마의 배경과 목적은 무엇인가?

= 이번 은평을 재선거에 출마하고 있는 후보 중 진보진영의 독자후보는 나뿐이다. 이상규 민주노동당 후보는 야권연대에 기울어져 있다. 나는 연대연합을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연대연합은 먼저 중심과 주체를 세우는 대안적 연합이 아니라 민주당이 주도하는 연합이고, 민주당이 떡 하나 주길 기대하는 구걸정치다.

   
  ▲금민 후보(사진=금 후보 선본) 
이번 7.28 재보선에서도 민주노동당의 태도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여러번 이상규 후보에게 공문을 통해 (진보연합을)제안을 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이 진보대통합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7.28재보선, 특히 은평을 지역에서 만큼은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재구성 성공 위해 은평 중요"

우리는 민주노동당의 이러한 태도가 2012년까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때문에 은평을은 진보진영의 재구성을 위해 돌파해야 하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선거다.

이 과정에서 진보의 재구성에 매우 중요한 근거 정당인 진보신당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진보신당이 막중한 책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내가 명시적으로 도와달라고 한 적은 없다. "내가 도왔으니 너도 도우라"는 거래 방식의 협상은 정치에서 할 일이 아니다. 진보신당은 고유한 정당으로서의 자기 스스로에 대한 책임과 의무에 충실하면 된다. 우리 역시 크게 도와준 것도 아니다. 도울 여건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다만 나 자신에 대한 책임과 의무 때문에 사력을 다해 돕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유효적절하게 도왔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진보정치진영 각자가 각자의 존립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통감한다면 당연히 선거에서 연대연합하고, 향후 진보정치 재구성의 축으로 서로 나란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진보정치가 정당정치에서 고립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노동자 민중의 독자정치 세력화'라는 87년 이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진보정치의 명분과, 미래를 향한 대안 중심의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정당성은 우리(사회당)가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각계각층 시민사회와 노동계를 포함한 진보정치와 노동정치 재구성을 바라는 성원과 후원이 많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이름을 밝히기 두려워하는 측면이 있다. 이는 진보신당이 이에 대한 확고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민주노동당이 ‘반MB가 곧 민심’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진보신당의 역할이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최근 결정이 그런 바람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나는 노회찬 대표 등 진보신당 대표단이 그런 소임을 맡을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정치인들이며 미래에 대해 비전을 갖고 소신있게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 믿는다. 그런 점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안고가야 하는 문제다.

"외연확장 이전에 내실 다지기"

- 진보신당이 대표단 회의를 통해 진보진영 복수 출마의 경우 어느당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오는 18일 서울시당 대의원대회에서 또 다른 결정의 기회는 있다.

= 민주노동당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반MB연대 진영의 우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진보신당 대표단과는 달리 당원이나 대의원들의 의견을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진보정치의 대안 재구성, 현재가 아닌 미래에 결정 비중을 둘 수 있을 것이다.

당 대회가 열리면 (이에 대해)더 많은 반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진보정치의 대안재구성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말은 하지만, 자신이 책임지고 그 길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갈 수 있도록 나서는 분들이 보이지는 않는다. 때문에 결과에 큰 낙관은 못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당 대의원대회가)진보신당 대표단처럼 어떤 태도를 밝히지 않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단결과 연합은 당연한 사명이고 문제는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다. 나는 선 결집을 주장하고 외연의 확장은 다음의 문제로 본다. 선결집 없이 외연을 확장한다는 것은 주체를 파괴해 길 잃은 미아가 되기 쉽다.

일각에서는 선결집론이 소아병적이고 연대연합정치를 부정한다는 지적을 하는데 그건 잘못된 것이다. 나는 연대연합정치를 부정한 적이 없다. 다만 가치를 얘기한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진보신당도 동의한다고 본다. 외연확장은 멋진 말이지만 대안 중심의 선결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수정치세력에)투항하는 것에 불과하다.

진보신당이 창당하면서 내세운 4대 가치와 진보정치를 혁신하고 재구성하는 창당이념에 대해 공감해왔다. 다만 이를 실현하는 현실적 문제에 대해 (진보신당에 대한)비판적 날을 세워온 것은 사실이나, 만약 내가 초창기에 (진보신당에)참여했더라도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은 냉정하게 물어봐야 한다.

"민주당에 양보할 수 있는 후보와 논의 불가"

- 이상규 후보는 진보정당 간의 선 단일화, 이후 통합적 야권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 우선 민주노동당이 6.2지방선거 행태에 대해 반성하고 대안 중심의 진보의 재구성에 동의해야 한다. 한쪽으로는 야권연대 틀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 쪽으로 진보대연합을 하자는 것을 말이 안된다. 진보진영의 선결집이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든지 장상 민주당 후보나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에게 양보할 수 있다는 후보와는 후보단일화 논의를 할 수 없다. 완주를 다짐하고 지방선거에서 연대연합 전술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야 한다. 이를테면 서울시장의 경우 진보진영의 결정권을 노회찬 후보에게 넘겼어야 했다고 본다.

노회찬 후보를 지지하고 사퇴하거나 단일화 룰을 만들어서 한 명으로 단일화 했어야 했다. 그 다음에 한명숙 후보와의 관계를 선택할 수 있다. 내 입장에서는 진보의 가치와 대의를 지키기 위해 (노회찬 후보가)끝까지 가길 바랐지만 다른 정치적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로를 밟아가지 않고 소위 진보정치 외연 확장만을 주장하거나, ‘반MB 민심은 곧 천심’이란 말을 해서는 안된다. 민주노동당이 최소한 수도권만이라도 진보진영 테이블을 구성하고 논의하고 절차를 밟아가며 반MB야권연대를 투 스텝으로 논의했어야 했다.

결국 수도권에서 지명도가 없는 후보가 출마한 민주노동당이 이를 회피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 노회찬 후보 혼자 남은 꼴이 되었는데 나는 이러한 상황이 진보진영 전체가 무너진 것이라 판단해 노회찬 후보의 선대위원장 맡은 것이다. 불과 이틀 정도 돌아다닌 것에 지나지 않지만 항상 준비된 상태로 있었다.

"단일화는 물건너 갔다"

- 야권연대를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은 무엇인가?

= 선진보 결집이 이루어져서 그 누구도 진보진영을 막무가내로 대할 수 없을 정도의 여론 주도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진보정치의 독자성과 헤게모니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게 안되면 공염불이다.

특히 선거 시기에는 정치적 압박이 쉬워진다. 일례로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장기 레이스로 펼쳐졌는데, 진보가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1개의 정책을 메인 슬로건으로 채택하고 이를 압박하거나 우리가 직접 실행에 나서겠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지 못했다. 아마 은평을 선거에서도 그럴 것이다.

이제 불과 선거가 12일 남았으니 단일화는 물 건너갔다. 게다가 나는 더 어렵다. 사회당은 진보신당처럼 원내정당이 아니고, 우리는 진보신당의 공식 지지도 못 받고 있다. 당시 사회당은 진보신당의 수도권 후보 3명을 다 지지했다. 우리가 뭘 했느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할 사람도 있는데 지역에서 한 번 이상씩 유세에 참석하며 우리가 옆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 지난 지방선거에서 반MB의 흐름이 실존했듯 이번 은평을 재보궐선거에서도 이재오 낙선에 대한 염원이 있는 것 같다.

= 단일화 하지 않으면 이재오가 이긴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지역 민심은 만만치 않다. 이재오 후보도 그래서 이 지역에서 3선을 하고도 저자세로 나가는 것이다. 이재오 후보의 경우 지역에서는 거의 친척에 친구다. 가가호호 방문해도 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을 정도이고 등산객 한 명 한 명과도 알고 있다.

   
  ▲금민 후보(사진=금 후보 선본) 
이재오 후보가 그렇게 활동하는 반면 다른 야당 후보들은 고급 살롱에서 연대연합 논의만 하고 있고, 나만 밑에서 함성을 지르는 식이다. 그런 식으로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되더라도 질 수밖에 없다. 마치 예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세 한 번 해주면 당선된다는 식이다.

"MB심판은 지방선거서 이뤄져"

또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이란 말처럼 반MB연대만 이루면 당선이라는 논리다. 그런데 그게 안된다. MB심판은 이미 한 차례 지방선거에서 이루어졌다. 4대강 반대만으로 된다는 것은 큰 착각이다. 국민들이 심판자 세력을 신뢰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열정을 가지고 투표소에 가겠는가?

진보신당의 당원들과 책임있는 핵심 당원들이 진보신당에 대표단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은평을 선거에서 진보의 재구성 결의가 있어야 실제 이를 꾀할 수 있는 경로가 확보된다.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공동대응-전선으로 양 당을 포함한 폭넓은 진보좌파의 선결집이 이뤄진 다음 민주노동당에 대해 진보대통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그게 이뤄져야 다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중심을 세우지 않고 다른 경로를 세운다는 것은 망상이다.

- 진보대통합을 강조하는데 최근 다양한 경로의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후보가 생각하는 로드맵은 무엇인가?

= 정치세력으로 진보신당과 사회당은 새 정당과 새로운 강령 하에 통합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것을 뒤로 미루고 민주노동당과 통합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주체와 주력을 세우는 올바른 경로가 아니다. 물론 진보신당과 사회당 통합으로 진보재구성의 불길을 거세게 올릴 수 없다. 하지만 이 두 정당이 통합할 때 생기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학계, 노동계에서 진보신당이 2% 부족하다며 입당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게 선결 문제다. 그것이 해결이 되어야 민주노동당을 거론할 수 있다.

"진보신당-사회당 통합 우선"

- 핵심공약 하나만 소개해 달라

= 투기불로소득 중과세는 신자유주의 금융지배수탈에 대한 맞대응이다. 부자감세 이명박 시대에 맞서는 중요한 진보적 과업이다. 이렇게 얻어진 세수를 바탕으로 보편적 복지로 나가야 한다. 기본소득은 현금서비스다. 그리고 나는 진보신당이 주장하는 공공서비스 확대와 그에 맞는 섬세한 공약에 대해 반대한 적이 없다.

보편적 복지에서 이 두 가지가 핵심 축이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서비스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분배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이것이 일어나면 또 노동시간 단축되고 그러면 일자리 나누기가 가능해진다. 우파에서는 그것이 안 된다. 좌파 대안인 기본소득 도입되면 이것이 가능하다. 좋은 세상 아닌가?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이 선거에서 사회당이 고독하게 완주해 산화하더라도 대안중심의 진보정치 재구성 불씨가 살아남기를 바란다. 여러 가지 여건과 상황 때문에 마음속으로는 지지했으나 말로 옮길 수 없었던 모든 동지들의 가슴에 있는 열망, 열정,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나는 이 싸움에서 산화해도 아깝지 않다. 반드시 그런 효과를 만들어 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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