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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8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서울 은평을 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가 대조감리교회에서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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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합치면 찍어준다는 것이었다. 유권자들은 선택지를 분명히 해달라는 요구를 야권에 하고 있다. 그런데도 야권은 7.28 재보선 최대 접전지인 서울 은평을에서 '네 탓 공방'이나 하고 있다. MB 아바타, 이재오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건가?"
지난 6.2 지방선거의 막전막후에서 정치연합 성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희망과 대안'의 오성규 사무처장의 일갈이다. 오 처장은 야권의 분열은 여권의 당선을 불러오는데, 지금 야권이 보여주는 태도는 결국 야권 스스로 '4대강의 전도사', 'MB의 아바타' 이재오 후보의 당선을 위한 역설적 행동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6.2 지방선거에 이어 7.28 재보선에서도 의미 있는 정치연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인 셈이다.
오 처장의 바람대로 6.2 지방선거에 이어 7.28 재보궐선거에서도 반쪽짜리나마 야권연대는 성사될 수 있을까.
야3당 정치협상 테이블, 상호비방만 무성
야권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이고 포괄적인 정치연합에는 실패했지만 지역별로 후보단일화를 이뤄내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당시 유권자들은 야당 연합후보라고 분류된 후보들에 대해서는 상당한 지지를 보냈다.
유권자들의 이 같은 선택은 야권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있어서라기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반 '반MB심판론'이 결정적으로 표심을 자극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야권이 예뻐서라기보다는 이명박 정부가 미워서 유권자들은 등을 돌린 격이다.
따라서 지난 지방선거 직후 여러 정치컨설턴트와 시민사회 인사들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이번 승리에 도취해 오만해지면 7.28 재보궐선거에서는 그 성과가 반감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그간 쌓아온 연합정치 성과를 '도루묵'으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7.28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연합은 성사되지 못한 채 상호비방만 무성한 상태다. 선거 D-8일인 20일 현재, 막판 후보단일화를 이루는 역사적 반전이 없다면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에게 관심을 잃은 선거로 기록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다.
무엇보다 연합정치가 필요하다면서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각 정당들은 서로 양보할 게 없다면서 자당이 가진 떡은 절대로 놓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호비방으로 촉발된 감정노동으로 야권은 그간 쌓아온 정치적 신뢰마저 갉아먹는 형국이다.
[민주당] 윤호중 "일방적 양보 요구를 받아들일 의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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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8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서울 은평을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장상 후보가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미경 사무총장 등과 함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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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민주당 7.28 재보궐선거 기획단장은 2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재보선에 도전장을 낸 야당들이 '통 큰 양보'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답답증을 토로했다.
윤 단장은 "왜 민주당에 통 큰 양보를 요구하느냐"면서 "통 큰 양보를 요구하려면 최소한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주도성을 인정하든지, 아니면 대선 때 확실한 연합을 하겠다는 등의 약속이 있어야지 그런 것 없이 무작정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는데 민주당이 그 요구를 받을 의무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야5당의 선거연합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면 기득권을 버려서라도 효과적인 선거연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 대표의 이 같은 발언과 달리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통 큰 양보' 없이 지역별 후보단일화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윤 단장은 "우리 민주당은 연합정치에 시종 적극적이었다"며 "국민참여당이 은평 지역에서 양보는 없다는 식으로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기 때문에 협상테이블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국민참여당을 겨냥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합하겠다고 하면서 민주당이 다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국민참여당의 일방적 양보를 요구한 바 없다"며 "허위사실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 점을 강조한 윤 단장은 전국 8개 선거구를 놓고 일일이 설명했다. 광주 남구에서 민노당에 양보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후보 없이 민주당과 비민주당 연합이 싸우는 1:1 구도가 됐는데 여기서 빠지라는 것은 결국 민노당이 독자 출마해서 당선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과 원주, 충북 충주, 충남 천안을도 연합정치 협상테이블에 나오는 정당의 후보가 없기 때문에 논의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보로 연합하자고 해서 포기한 게 아니라 아예 후보를 내지 않은 지역인데 이것을 두고 연합의 대상으로 삼자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윤 단장은 결국 남은 곳은 서울 은평을, 인천 계양을,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이렇게 3곳뿐이라고 밝혔다. 전국 8곳에서 치러지는 선거지만 연합정치 논의 대상은 3곳뿐이며 다른 곳에서까지 양보를 요구하는 건 억지라는 주장이다.
서울 은평을의 경우에는 장상 민주당 후보, 이상규 민노당 후보,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를 놓고 각각 가상대결을 펼치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하고, 이 결정에 따라 인천 계양을과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의 연합후보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노동당] 이의엽 "광주 남구 빼고 7곳 놓고 정치협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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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8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서울 은평을 지역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가 강기갑 대표, 이정희 의원과 함께 거리유세를 펼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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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민주당의 주장에 민노당과 국민참여당은 발끈했다. 야권의 맏형인 민주당이 지나치게 자당 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야권연대 협상테이블에 참석 중인 이의엽 민노당 정책위 부의장은 "6.2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이 절박함도 있었고 위기의식도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성의를 가지고 참석했지만 이번 7.28 재보궐선거에서는 상당히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훨씬 후퇴한 태도로 정치연합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지난 6월말부터 진행된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할 때 민주당의 양보란 없었다"고 일갈했다.
이 부의장은 "전국의 8개 선거구를 놓고 중앙 차원에서 연합정치를 논의해야지 지역별로 쪼개고 나눠 남은 것만 가지고 연합하자는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태도"라고 비판했다. 연대를 하겠다고 나섰으면 기본적으로 가진 쪽이 양보의 정신을 발휘해야 하는데 민주당에게서는 그런 태도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는 게다.
광주 남구에서는 민노당이 민주당에게 양보를 요구한 바 없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당연히 민주당 대 비민주 단일 후보 간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되면 7개 지역이 남는데 이 7개 지역을 놓고 중앙단위에서 정치협상으로 풀었어야 했다는 게다.
이 부의장은 "7개 지역에서 민주당은 단 한 곳도 양보하지 않았다"면서 "지속적으로 이기는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하는데 현재로서는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와 장상 민주당 후보,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 이상규 민노당 후보가 별 차이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7.28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연대는 결국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생각하고 2012년 4월 총선에서 겪을 진통을 미리 겪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사실상 연합정치 포기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결국 야권은 '이재오의 귀환'을 허락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논의결과로 볼 때 가시적 성과가 없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국민참여당] 김영대 "민주당이 전국 8곳 중 2곳은 양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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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8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서울 은평을 지역에 출마한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가 지역주민들과 인사하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 남소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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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대 국민참여당 최고위원은 더 현실적인 내용을 꺼냈다. 6.2 지방선거 직후 진행된 정치협상에서 국민참여당은 민주당에 "전국 8곳에서 2곳을 양보하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6.2 지방선거에 이어 야권연대의 의미를 살리려면 지난 선거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민주당이 양보의 정신을 발휘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게다.
김 최고위원은 "전국 8곳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었다"며 "결국 후보를 다 낸다는 것은 다 자기들이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6.2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연합정치의 성과를 상당 부분 가져갔는데 7.28 재보선에서조차 양보 없이 가겠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다.
그는 "민노당과 국민참여당은 지지율이 5% 수준인 정당들인데 이 정당들과 연합한다는 민주당이 1:1로 붙겠다는 것은 상당히 몰염치한 행동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국민참여당은 8곳의 선거구 가운데 은평을 딱 한 곳만 후보를 냈고, 솔직히 민노당이나 국민참여당은 후보를 낼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김 최고위원은 "7,28 재보선 연합정치의 최대 걸림돌은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에는 연합정치의 정신이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끝내 민주당이 아니면 안 된다는 노선을 고집한다면 결국 각자 알아서 싸우는 길밖에 없지 않겠냐고 판단했다.
물론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당 간 치킨게임만 계속하면서 '양보 안 하면 같이 죽자'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되겠지만, 일반 유권자들이 보기에도 민주당 후보의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가상대결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단일화를 이루자는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가 맹점을 드러냈는데도 또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자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현재로서는 여론조사가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여론조사+후보경쟁력에 대한 정치협상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후보와 정당지지도만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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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야4당 대표회담'에서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왼쪽부터), 민주당 정세균 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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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한국당은 독자노선, 진보신당은 사회당 지지
민주당과 민노당, 국민참여당이 서로 으르렁대는 사이 창조한국당 공성경 후보는 독자노선을 걷고 활동 중이며, 진보신당은 20일 오후 서울에서는 금민 사회당 후보, 광주 남구에서는 오병윤 민노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진보대연합에 충실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민주당과 싸워야 하는 광주 남구에서는 민노당 후보를 지지했고, 서울 은평을의 경우에는 민주당 패권주의로 무력화된 판으로 인식해 금민 사회당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 사회당을 지지한다는 결정은 이상규 민노당 후보가 좀더 진보적인 후보인 금민 사회당 후보에게 양보하라는 주장이 담긴 메시지"라며 "민노당도 민주당과 함께 지난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만큼 '비민주 야권연대'에서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야권이 연합하지 못하고 분탕질하는 사이, 7.28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 은평을에서는 이재오 후보의 '지역일꾼론'이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 물론 선거 막바지에 터진 '강용석발 성희롱 폭탄'이 한나라당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나라당이 조기 진화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경우에 따라서는 '강용석의 돌출행동'으로 적당히 무마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오성규 처장은 "MB독주 반대여론이 비등한데도 야권이 차려준 밥상마저 걷어찬다면 그 역사적 과오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며 "유권자들은 계속 '성희롱', '민간인 사찰', 또 적반하장식 내리꽂기 사업인 '4대강' 등을 목도하고 있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오 처장은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이후 레임덕 상황에서 다양한 수준으로 헛발질을 하고 있음에도 야권이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무능력한 야권이라는 주홍글씨는 영원히 떼기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2010.07.21 14:32 |
ⓒ 2010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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