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이 지난 14일,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과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5+4 협상회의’에서 퇴장하면서 진보신당이 야권연대에서 발을 빼고 독자노선을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5일 저녁 회의, 요청 있으면 참석
진보신당은 15일, 대표단회의를 열고 전날 협상회의 진행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날 대표단회의에서는 15일 밤 10시 협상회의가 다시 개최되는 만큼, 다른 야당이 전날 퇴장한 진보신당에 대해 다시 한 번 논의를 권고할 경우 한 번 더 협상회의에 참가한다는 입장이지만, 전향된 입장이 없다면 ‘독자노선’으로 방향을 튼다는 계획이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오늘 대표단 회의에서는 협상회의에 대한 현황보고를 받았다”며 “특별히 결정한 것이 없이 오늘 밤 회의가 열리는 만큼 ‘논의하자는 요청이 있을 경우’ 가서 최종 논의하되, 최종 논의자리에서도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우리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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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에 열린 '4차 2010 지방선거 연합정치 실현 공동 정책토론회'(사진=정상근 기자) | 진보신당이 14일 회의에서 퇴장한 것은 ‘광역단체장’ 후보 조정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진보신당은 “지난 4일 발표된 협상회의 합의문 초안에 ‘합의지역과 경쟁지역을 나누어 15일까지 해당 지역과 방식을 결정한다’고 결정한 만큼 합의지역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은 광역단체장의 경우 “합의지역을 논의하기보다 경쟁방식을 채택하자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대신 “기초단체장의 경우 수도권과 호남 일부 지역에 대해 타 야당 후보가 단일후보로 출마할 수 있도록 열어놓는다”는 방침을 주장했다.
서울과 경기도에 노회찬-심상정 후보라는 '유력 후보'가 있는 만큼, 민주당의 수도권 독식 의도에 말려들 수 없다는 게 진보신당의 입장이다. 이성화 사무총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사실상 현재 정당지지율 등에서의 일부 유리함을 근거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으로 단일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내부, 5+4 반대 의견 높아져
진보신당 내에서도 “협상회의에서 빠져나오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대표단 회의와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용길 부대표 등이 협상회의 불참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4일 발표된 합의안에 대한 폐기안 까지 상정한 바 있고, 15일 윤난실 부대표 역시 <레디앙> 기고를 통해 “진보신당이 5+4 선거연합 테이블에 불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진보신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 간의 선거연대 논의가 계속 진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협상회의는 15일 밤 10시 다시 협상에 나서기로 했으나, 진보신당에 대해서는 오후까지 이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상황이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유력 광역단체장이 민주당과 진보신당에 있는 만큼 광역단체장 논의는 민주당 대 진보신당의 구도로 진행돼왔다”며 “타 야당들은 광역단체장에 대한 이해 관계가 없고, 시민사회단체도 사실상 민주당 중심으로 중재안을 제출해오고 있기 때문에 논의가 진보신당에 불리하게 흘러왔다”고 말했다.
이성화 사무총장은 진보신당을 제외한 4+4 협상회의가 합의에 도출할 경우 “진보신당은 원래 가던 대로 독자적 노선을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 범야권 연대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