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은 16일 민주당 등 야4당과 4개 시민·사회단체가 합의한 잠정 합의문에 대해 “연대와 호혜정신이 실종된 나눠먹기”라고 비판하며 ‘5+4 회의’ 탈퇴를 선언했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에 도전 의사를 밝힌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는 독자적인 선거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노 대표는 이날 “진보신당이 빠진 이번 합의안은 연대와 호혜정신이 실종된 나눠먹기로 전락했다”며 “오늘로 야5당 협상테이블은 무산됐다”고 선언했다. 노 대표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사에서 “철학도 원칙도 사라지고 대의명분도 실종된 채 오직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몰두할 때, 한국 정치 발전을 원하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전 대표도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초석을 경기에서 놓겠다. 진보신당이 시대적 소명감을 갖고 당당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당의 간판인 ‘노·심’을 앞세워 독자적인 선거전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진보신당은 ‘5+4 회의’에서 ‘정치적 협상’을 통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결정을 요구해왔다. 경쟁 방식은 사실상 민주당 몰아주기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중 한 곳을 진보신당에 양보하라는 촉구성도 담겼다. 하지만 나머지 야4당의 냉랭한 반응 속에 거부당했다. 이날 잠정 합의문에는 두 곳 모두 ‘경쟁 방식’을 적용해 단일후보를 선정하기로 했다.
진보신당은 선거전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은 물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엄정한 평가를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야권 연대 협상 참여와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 문제로 ‘지난 10년’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참여정부의 양극화 등에 대해선 분명히 지적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진보신당의 정체성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야권연대 논의가 잠정 합의문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로 재협상키로 했지만 진보신당의 향후 참여는 회의적이다. “민주당의 독점권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을 것”(핵심 관계자)이란 판단에서다.
노 대표는 민주당 한 전 총리에, 심 전 대표는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이나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 등에 비해 경쟁력이 열세라고 평가되면서 고민도 없지 않다. 향후 야권 단일화 요구도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러나 “독자적 선거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제 단일화 문제는 나중에 생각할 일”(김종철 대변인)이라는 입장이다.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