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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가로판매대·노점상 ‘정리’ 나서

ㆍ도시미관 등 이유 1만2800여개…상인들 반발
ㆍ서초구, 촛불집회 자리 내준 노점상에 철거 통보

서울시가 계약기간 만료와 도시미관 등을 이유로 시내 1만2800여개에 이르는 가로판매대와 노점상의 정리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구 등에선 촛불집회 단체에 임시로 자리를 내준 노점상에 대해 철거통보를 하는 등 자치구별로 노점상 정리가 시작된 곳도 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서울특별시 보도상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가로판매대 사업자의 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시는 2007년 개정한 조례에 따라 가로판매대 사업자 전체가 올해 말로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구두수선대를 포함, 2814곳에 달하는 가로판매대를 대폭 줄일 방침이다. 시 가로환경개선추진단 관계자는 “30년 전 토큰을 팔던 가로판매대가 현재 그 기능을 많이 상실했다”며 “2800여개인 가로판매대를 1~2년 내에 정리할 것이지만 전면 철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1만여개에 이르는 불법 노점상은 이면도로로 옮기고 그동안 명의 파악이 힘들었던 불법 노점을 행정관리 체계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1만여개의 불법 일반노점은 도시 미관상 이면도로에 모아놓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 반대하는 주변지역 상인을 설득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가로판매대 사업자 등은 반발하고 있다.

서소문동에서 가로판매대를 운영하는 채영순씨(58)는 “떡볶이 등 음식은 못 팔게 하고 과자 정도만 팔게 하는 현재의 규제도 불만인데 정리까지 한다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철 진보신당 서울시당 정책국장은 “서울시가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의 생계수단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시미관과 도로관리의 측면에서만 보고 있다”며 “조례 개정을 통해 최장 2번 계약연장 등의 조항을 폐지하고 영세 자영업자의 생계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남역 6번 출구 인근 노점상인들은 지난달 말 서초구청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철거 계고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시 30개 노점상 중 절반 이상이 노점을 자진 철거하고 강남 분향소를 마련했다.

이 지역에서 선글라스 판매 노점을 하는 김유신씨(38)는 “최근에도 구청 공무원들과 수차례 만나 ‘노점을 확산만 하지 말고 깔끔하게 유지하자’는 내용으로 얘기했는데 분향소 설치 이후 태도가 돌변해 노점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르네상스 거리 공사 때문에 2~3개월 전부터 노점상을 옮기라고 고지했다”며 “강남역 6번 출구 인근 노점상은 애초 불법이기 때문에 원래 즉시 철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심혜리기자 gra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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