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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미산 마을·마포 민중의집…'붉은 서울'을 꿈꾼다

[토론회] 한국사회포럼 : 서울에서 '진보 정치' 가능할까?

기사입력 2009-08-28 오전 10:08:07 

#사례 1. 서울 마포구에는 '성미산 마을'이 있다. 이곳은 공동 육아부터 시작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라디오 방송국 <마포 FM>까지 만들어낸 '풀뿌리 공동체'의 현장이다. 주민들은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위해 유기농 반찬 가게 등의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었고, 그 아이들이 좀 더 자라자 대안 학교 성미산 학교를 세웠다. 주말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춤을 배우고, 밴드를 만들고, 자전거를 타는 등 작은 축제를 즐긴다. 그들에게 풀뿌리 시민운동은 '운동'이 아니라 곧 '생활'이다.

#사례 2.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자리한 '민중의 집'은 2008년 7월 이탈리아 민중의 집(casa del popolo)을 본따 세워졌다. 마포구 주민들은 매주 화요일 이곳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화요 밥상'에 참여하고, 토요일에는 민중의 집 '쪽방 극장'에 옹기종기 모여 영화를 본다. 단돈 1000원으로 인문·사회·어학 강좌를 들을 수도 있다.
동시에 민중의 집은 지역 주민과 함께 대안 시민 세력을 만든다. 민중의 집 사람들은 지역 내 저소득층의 생계비 지원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식당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실태 조사를 하는 등,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서울 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경제·문화 권력이 집중된 거대한 공간, 서울. 이곳에서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진보적 도시 운동'은 가능할까. '성미산 마을'과 '민중의 집' 사례는 하나의 도시 운동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서울의 도시 운동과 도시 진보 정치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렸다. 한국사회포럼의 제1세션으로 열린 이 토론회는 김현우 진보신당 정책위원과 서영표 성공회대 교수를 비롯해, 오관영(함께하는시민행동), 최준영(민중의집), 홍기돈(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씨 등의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 서울의 도시 운동과 도시 정치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렸다. ⓒ프레시안

이명박과 오세훈의 서울, '과시 행정'과 '성장 연합'의 도시 정치

이날 발제를 맡은 김현우 진보신당 정책위원은 "1991년 지방자치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시 행정부의 관료 체제가 독립성을 가지기보다는 중앙정부로부터 권위주의적 하향 통치를 받거나, 자본 집단과의 '성장 연합'을 위해 봉사하는 성격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또 "현재 서울시의 도시 정치는 '성장 연합'의 권의주의 행정과 그에 저항할 수 있는 시민 세력의 부재로 요약된다"며 "특히 200년 대들어 서울시는 권위주의 행정을 보여주기 사업으로 은폐하고 있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 오세훈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 진보신당 정책위원. ⓒ프레시안
그는 "오세훈 시장 특유의 엘리트주의로 인해, 서울에서의 시민 참여와 소통이란 서울시의 홍보와 안내를 받는 '시민 고객'이 (서울시 행정에 대해) 점수를 매기거나, 다산콜센터에 연락해 안내를 받는 것으로 제한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도시 정치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시민들의 자율성'"이라고 강조하면서 "진보 운동 세력 역시 중앙 정부와의 대결에 몰두한 채, 서울의 도시 정치가 갖는 의미에 대해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이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홍기돈 의정지원부장은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민의 직접 참여를 통한 민주주의 확대는 요원한 상황"이라며 그 원인으로 △제왕적 단체장 제도와 후견주의 피라미드 △지방의원의 과잉 대표와 부패의 네트워크 △지방 공무원의 성과주의와 정실주의 △토호 세력의 영향력 강화 △일당의 지배 구조와 지역 정책의 부재 △지역 시민단체의 침체를 들었다.

홍 부장은 또 "서울의 지방선거 투표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낮은 등, 서울은 특히 지자체에 있어 취약하다"며 "'중앙=서울'이란 등식이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고, 과도한 노동시간 탓에 노동자들이 지역 정치에 참여하거나 관심을 갖기 어려운 구조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더 작은 의제, 더 일상적인 숙제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지역 운동', '풀뿌리 시민운동'이 도시 운동의 새로운 방법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운동 진영에게도 '동원의 대상', 혹은 '사회 변혁을 위한 단순 거점'으로 여겨졌던 지역을, 시민들이 생활 정치를 펴는 구체적 정치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함께하는시민행동 오관영 사무처장. ⓒ프레시안
함께하는시민행동 오관영 사무처장은 "관료화된 운동에서 벗어나 '시민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운동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2008년 촛불 집회를 시민이 주체가 된 생활 정치의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촛불 집회가 "1990년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대변형 시민운동'의 한계를 보여줬던 계기"라며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누군가의 가르침이나 지도를 거부하고 스스로 운동의 주체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사회 운동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광우병 쇠고기 문제가 전국민적 의제가 된 것은 먹을거리의 문제도 전국적인 투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반면, 시민단체에게는 의제 설정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서영표 성공회대 교수는 1981년 런던의 좌파 정부의 사례를 들며 "운동의 담론부터 상당히 추상적이고 이념 지향적인 한국과 달리, 런던은 주택·대중교통·교육·보건의료·에너지·상하수도 등 일상적 문제와 결부된 투쟁의 공간이었다"며 "이는 우리의 현실에도 일정한 방향타와 지향점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 교수는 "지역 정치는 보수적 권력 관계가 구조화된 공간이지만 동시에 급진적 정치가 발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건 또한 제공한다"며 "평화운동, 여성운동, 지역운동 등 1960년대 이후 축적된 풀뿌리 사회운동의 힘이 없었다면 급진적 런던 시의회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명수 기자 메일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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