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2010인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위원 선포식 열려 [오마이]

by 서울시당 posted Mar 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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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예산 2.03%로 초중등 무상급식 가능"
[현장] 서울시민 2010인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위원 선포식 열려
홍현진 (hong698) 기자유성호 (hoyah35) 기자
  
2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서울시친환경무상급식추진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서울시민 '2010인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위원'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차별급식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무상급식

10여 명의 학생들이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배식을 받기 전, 배식당번 옆에 선 심사위원이 학생들을 '가난한 학생'과 '부자학생'으로 나눈다. 심사위원은 부자학생들에게는 급식비를 받고, 가난한 학생들의 가슴에는 '참 가난해요'라는 딱지를 붙인다. 급식비를 낸 부자학생은 가난한 학생을 놀린다.

 

학생들 옆에 쌓여있는 하얀색 종이박스에는 '서울시 2010년 예산 21조2570억' 그리고 '4311억(2.03%)'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이는 2010년 서울시 예산인 21조2570억 중 2.03%인 4311억이면 서울시의 초등학생, 중학생 모두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5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는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위원 선포식과 함께 급식배식 장면을 연출하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참석자 중 일부도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50여 명의 야당·시민단체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친환경 무상급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건 야권의 서울지역 지방선거 예비후보들도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저마다 '모두에게 행복한 밥상',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서울시 2009년 무상급식 지원 0원, 전국서 꼴찌

 

이날 선포한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위원의 수는 2010인. 배옥병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운동본부 상임운영위원장은 "추진위원 2010인은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한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배 위원장은 "4월 국회에서는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안을 확보하고 6월 지방선거에서는 보다 많은 후보들이 친환경 무상급식을 정책공약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서울시민들에게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질 좋은 학교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겠다"고 말했다.

 

여권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유승희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위원장은 "현 정부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좌파정책', '부자급식',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유 위원장은 "OECD 경제 강국에서 여전히 굶는 아이들이 있고 서울시의 경우 재정자립도는 가장 높은데도 무상급식 지원 비율은 0원으로 가장 낮다"면서 "친환경 무상급식은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유 위원장은 "선관위가 선거법이라는 올가미로 친환경 정책을 억압하고 있다"면서 최근 선거관리위원회가 무상급식 확대를 위한 서명운동과 홍보를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역시 "무상급식은 온 국민의 뜻이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데 오직 MB와 한나라당만이 반대한다"면서 "(무상급식) 서명운동을 막으려면 선관위는 MB부터 사전선거운동으로 입건하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민 80% 무상급식 찬성... "한나라당 어떻게 하죠"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서울시의회가 서울시민 5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의견이 80% 가까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한나라당 어떻게 하죠? 한나라당 무너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고 말했다. 장시정 사회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시혜적이고 선별적인 복지를 유지하려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무상급식은 보편적 복지이며 국가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변은희 친환경 학교급식 조례제정 노원네트워크 교사는 "지역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아직도 밥 굶는 청소년들이 있다"면서 얼마 전 언론을 통해 보도된 '3월이면 밥 굶는 아이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아이들은 시교육청에서 학교로 예산지원이 늦게 집행되는 바람에 매년 3월이면 무상급식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변 교사는 "고등학교의 경우 사립학교가 많아서 급식비를 낸 아이들에게만 식권을 발급하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몽둥이를 들고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급식 시스템이 개선되어 아이들의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변 교사가 활동하고 있는 노원네트워크는 지난해 11월 1만 명이 넘는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친환경 학교급식 조례제정을 위해 주민 발의를 했으나 양식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결되어 재심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원영 용산구 친환경 급식네트워크 대표는 "부자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한다고 반대하는데 6살, 7살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너무나 답답하다"며 "세계 어느나라에서 아이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키우는 학부모들이 있나.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은 학부모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전국지역아동센터 서울시협의회 회장은 "전국에 빈곤아동이 120만 명이 있는데 올해 4대강 사업으로 급식비가 삭감돼 이번 겨울방학부터 급식비를 한 끼만 지급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급식대상자라는 낙인감, 급식대상자가 아니라는 박탈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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