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감사와 결산 시즌을 앞두고 일부 구의회에서 업무보고도 없이 행정 감사를 강행하는가 하면 방청이 불가능한 밀실 감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첫 회기부터 졸속으로 이뤄지는 감사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의회는 하반기 행정업무감사를 비롯해 결산심사, 추경 등의 일정을 9월안에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마포 구의원들에게 공식적인 업무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일정대로라면 구의원들은 업무보고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감사를 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일부 의원들은 업무보고도 받기 전에 어떻게 감사를 보느냐며 사무국에 항의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진아 마포구의원은 "일정을 보고 너무 황당해서 문제를 제기했더니 '개원 이전에 잡힌 일정이라 어쩔수 없다. 통상적으로 이렇게 해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면서 "가뜩이나 초선 의원들이 많은데 업무파악도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제대로 감사를 볼 수 있겠느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오 의원은 "개원 이전에 임의로 일정을 잡아 통보한 구의회도 문제고, 업무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마포구청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포구의회 사무국은 "감사 기간에 업무보고도 같이 하게 될 것"이라면서 "집행부(구청)와 여러차례 비공식 간담회가 열렸기 때문에 업무 파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황당 감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구로구의회는 구의원들이 구청 담당자들을 각자 한명씩 불러 면대면으로 질의하는 독특한 감사 방식을 고수해오고 있다.
청문회 형식으로 외부에 공개되는 일반적인 감사와는 달리 관계자들끼리만 은밀하게 감사가 이뤄지면서 방청도 불가능하고 속기를 통한 회의록 작성도 없다.
진보신당 김상철 정책기획국장은 "행정감사는 한해 구정을 평가하는 자리인데, 구의회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적했고 구청이 어떻게 답변했는지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동료 의원들도 알 수 없다. 사실상 밀실 감사"라고 꼬집었다.
총 7일로 규정된 행정업무감사 일정이 비현실적으로 짧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일 중에 토요일, 일요일도 감사기간에 포함돼 있지만 국회와 달리 구의회의 경우 토, 일은 의원들이 휴회를 하기 때문에 실제 감사 기간은 5일에 불과하다.
게다가 동사무소 현장 감사 및 감평에 각각 하루씩을 할애하게 돼 있어 구청에 대한 종합 감사를 할 수 있는 기간은 실질적으로 3일밖에 없다.
구로구의 모 의원은 "예전에는 구의원들이 하루씩 일비를 받았지만 지금은 봉급제로 바뀌면서 토, 일을 포함해서 되도록 짧게 감사를 끝내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철 국장은 "새 집행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인지 일정이 급하게 짜여져 선거 이후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감사가 졸속으로 되고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구의회가 제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