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ㅣ박형남기자] “‘9살 연상연하 부부출마자’가 탄생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9살 나이차를 극복한 ‘연상연하 부부’가 출마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서울시의원 비례대표를 신청한 진보신당 최순희(41) 후보와 기초단체장 구로구에 출마한 김희서(32) 후보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2004년 총선 준비 중 지역모임에서 만나 9살 나이차를 극복했다. 2년 여간 연애를 한 후 2007년 1월 결혼한 최 후보는 “카페 전체를 빌려 150여명의 친구들을 동원해 손님인 척하고, 카페 전체에서 결혼하라는 목소리가 울리는 프러포즈를 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부모님이 반대가 심했다. 9살의 나이차 때문이었다. 결국 김 후보는 가출을 결심했고, 이틀 만에 “다시 얘기하자”라는 부모님의 연락을 받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이와 관련해 최 후보는 “신랑친구들까지는 커버가 가능한데, 신랑친구 부인의 경우 15살 차이가 나 극복하기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렵게 결혼에 골인한 이들은 또 다시 힘든 길을 가기로 했다. 9살 연상연하를 극복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한 것이다. 김 후보가 지역에서 먼저 출마를 결심하자, 이후 최 후보도 출마를 결심했다. 최 후보는 진보신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김 후보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민생특보를 맡아왔던 터라 출마하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는 게 최 후보의 설명이다.
‘부부가 출마한다’는 점에서 좋은 점도 많다고 한다. 최 후보는 “부부 출마로 인해 부부가 저녁 10시에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매우 좋다”며 “침대에서도 서로의 공약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이점을 설명했다.
이에 반해 불편한 점도 있다. 최 후보는 “지역 후보의 경우, 지지자 이외에 배우자가 1등 선거 운동원”이라며 “비례대표로 출마한 이상 ‘배우자 정치’를 할 수 없다”고 배우자 선거운동에 대한 애교 섞인 불만을 표출했다. 9세의 나이차를 극복한 연상연하 부부 출마자가 가문을 빛낸 부부 당선자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