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서울을 만들기 위해 활동중인 진보서울노동모임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노동자 출신 후보를 각각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후보로 출마시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장 등 서울지역 선거를 두고 진보정치세력 간 연대연합활동에 주력해 온 진보서울노동모임이 보다 적극적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진보서울노동모임에서 중추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도시철도노동조합은 지난 2월 초 대의원대회를 열고 적극적인 지방선거대응을 골자로 한 지방선거방침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조합원 내 후보를 물색했던 도시철도노조는 22일 후보심사위원회를 통해 1명의 서울시의원 후보와 1명의 구의원 후보를 확정, 이들을 출마시키기로 했다.
또한 서울지하철노조 소속의 허섭 전 위원장 역시 진보서울모임을 통해 후보출마를 결의했다. 그렇지만 도시철도노조와는 달리 서울지하철노조에서는 허 후보의 출마에 대한 조직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허섭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 차원의 결의는 없었으나, 소속 차량지부 대의원대회에서 후보결의를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철도노조 허인 위원장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진보서울만들기 노동모임 차원에서 (조합원 출마에 대해)계속 논의가 있어왔다”며 “당적과 상관없이 진보진영의 후보로 출마키로 했으며 해당 지역의 상황에 따라 당적이 결정되었다”고 말했다.
도시철도노조를 통해 출마하는 후보는 노원4선거구에 출마하는 강호원 전 도시철도노조 부위원장과 중구의원으로 출마하는 김재동 후보다.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소속 후보로 출마한다. 반면 허섭 전 위원장의 경우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6선거구에 진보신당의 후보로 출마한다.
강호원 전 부위원장은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후보 출마도 검토했으나 선거비용 등 여러 문제점이 있어 당적을 갖고 출마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나는 이미 민주노동당 당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 노원구위원회와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노동현장의 조합원들이 노동자 후보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이들의 출마가 교착상태에 놓인 서울지역 진보양당의 선거연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아울러 서울시 산하기관인 이들 노조의 관계자들이 서울시의회에 진출해, 사용자인 서울시를 상대로 노동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강호원 전 부위원장은 “도시철도노조가 서울시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현장 투쟁만으로는 구조조정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현장투쟁을 넘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서울시의원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언직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에서 통합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이번 도시철도노조 등의 출마는 제2의 정치세력화에 중요한 일이며 때문에 노동계의 이번 지방선서 출마를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노동자 후보 출마에 대해)설왕설래는 있었지만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며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