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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무죄효과’…오세훈과 4.5%p차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민주 “공식 출마선언·후보단일화땐 더 상승”
여당 “검찰이 한 전총리 몸집 키웠다” 원성
* 4.5%p : 1대1 가상대결
한겨레 송호진 기자기자블로그 신승근 기자 메일보내기
» 6·2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심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당장 서울 지역 유권자들의 민심이 민감하게 꿈틀대고 있다. 한 전 총리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하면 현재 지지율 1위인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지는 흐름까지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소장 최규엽)가 지난 10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맡겨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화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흐름이 엿보인다. 오 시장은 야권후보가 난립하는 가운데 벌인 ‘4자 가상대결’에서 40.7%로 1위에 올랐으나, 한 전 총리가 33.5%로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7.3%,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은 3.8%를 기록했다. 오 시장이 그동안 야권후보들과 다자대결을 펼칠 경우 2위인 한 전 총리를 15~20% 차로 여유 있게 제쳤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한 전 총리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면 오 시장과의 간극은 더 좁아진다. 오 시장과 한 전 총리가 일대일로 맞붙으면, 오 시장이 46.7%, 한 전 총리가 42.2%로 격차가 4.5%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안에 드는 수치다. ‘1심 무죄 효과’와 ‘야권연대’의 기세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그간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한 전 총리의 꾸준한 상승세가 더욱 눈에 띈다. ‘더피플’의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은 지난 1월 한 전 총리를 9.2% 차로 따돌렸으나 2월 9.1% 차, 3월 8% 차, 4월5일 5.5% 차로 조금씩 ‘추격자’의 근접을 허용했다. 모두 한 전 총리가 야권 단일후보일 경우를 가정한 조사다. ‘1심 무죄 선고’ 직후인 지난 10일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격차가 4.5%로 줄어든 게 ‘돌출적 결과’가 아니라는 얘기다.

서울시장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도 반대(20.8%)보다 찬성(52.7%)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오 시장에 맞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엔 20% 격차로 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 대표가 향후 여론의 단일화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과 한 전 총리 쪽은 서울시장 공식 출마선언과 민주당 후보 선출 과정, 야권 후보 단일화를 거치면서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전 총리 선거캠프의 대변인 격인 임종석 전 의원은 “범야권, 시민사회 인사를 아우르는 선거본부를 꾸려 출마선언을 할 때 지지율이 한번 더 힘을 받을 것이고, 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되면 한층 탄력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의 지지율이 솟구칠 기미를 보이자 한나라당은 다소 다급해진 분위기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한 전 총리의 몸집을 키워주고 있다는 원성도 나온다. 정두언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은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지 정확히 가늠이 되지 않아 당장 어떤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난감함을 내비쳤다. 오 시장 쪽 관계자도 “검찰이 한 전 총리를 띄워주고 있는 셈”이라며 검찰 쪽에 불만을 비쳤다.송호진 신승근 기자 dmz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