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소리]
진눈깨비 속 용산 촛불 타올라
19일 용산 촛불이 청계광장에서 타올랐다. 열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춤사위로 시작된 이날 촛불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용산 참사의 원인은 뉴타운 개발 정책에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 주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호진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전직 이명박 대통령이 삽을 뜨고 오세훈 시장이 그 전철을 밟은 것이 뉴타운 재개발 정책"이라며 서울시와 건설회사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했다.
정 위원장은 "제2, 3의 용산 참사를 만들겠다는 조례를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 의회에 제출하려고 한다. 그 이름은 무슨 도시 재정비 촉진 조례"라며 "뉴타운 재개발 속도를 내기 위해 서울시민에게 융자를 지원하는 것이 본질이다. 서울시 재개발 지역 80곳 중 GS건설, 삼성물산 등 재벌 건설회사가 70% 독점하고 있다. 그 중 삼성 물산이 32%를 독점하고 있다. 서울시민의 혈세를 재벌건설회사에게 퍼붓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그 돈을 철거민에게 지원했다면 철거민들이 죽음의 망루에 올라갔겠느냐, 집없는 세입자와 철거민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왕십리에서 사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소개한 이지연(34)씨는 "어느날 뜬금없이 내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가족을 길거리로 내쫓는 뉴타운이란 거대한 허리케인에 직면해 여기 사람이 살고 있다고 소리 질려보고 몸부림쳐 보아도 되돌아오는 것은 더욱 견디기 힘든 공포와 탄압 뿐"이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에게 몇 억씩하는 집을 공짜로 달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평생 모은 생계터전을 보호해주고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며 이주 대책이 마련된 순환식 개발 정책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소라탑을 중심으로 청계광장을 원천봉쇄해 아고라, 안티이명박, 다함께, 전철연, 빈곤사회연대, 진보신당 소속 50여명과 유가족들은 광장 옆 파이낸셜 타워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한편 용산범대위 측은 용산 참사가 일어난지 30일을 맞는 20일 용산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사과와 대책을 촉구할 계획이다. 21일에는 5차 용산 참사 범국민추모대회가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 이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