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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교육감 선거, 애들을 위한다면

[초중고 일제고사 D-77] "서울교육감선거가 중요한 이유"
                                                                                                                                         송경원 / 진보신당

넌 이것도 못하냐

운전이든 공부든 가족을 가르치다 보면, 가르치기는 커녕 싸우기만 하다 끝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넌 이것도 못하냐”나 “야, 야, 야”로 시작하고, “그래, 너 잘 났다”로 돌아온다. 그렇게 핀잔이나 비꼬기로 출발한 대화는 이내 주고받는 언성 속에 “됐어”로 끝난다. 평소 잘 가르친다고 소문난 이도 웬지 가족은 어려워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평가 결과를 바라보는 마음도 한 몫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니까 못 하거나 뒤처지는 부분에 대해 “아, 이걸 못하는구나. 그럼, 다르게 가르쳐볼까”라는 접근법과 “아니, 이것도 못해”라는 마음의 차이라고 본다. 여기에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평상심의 유지가 여의치 않은 상황도 거든다.
그런데 교육학에서의 평가란 후자가 아니라 전자다. 못 하거나 뒤처지는 부분에 대한 핀잔이나 낙인 찍기가 아니라 가르치는 이의 반성 기제다. 진단하고 다른 처방을 하기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우리의 평가는 핀잔과 낙인 찍기에 가깝다.

새 역사를 창조하는 13살, 16살, 17살 국가 일제고사

77일 남았다. 교육부가 이번 10월에 실시하는 전국단위 평가까지 77일 남았다. 11월의 수능보다 한 달 정도 앞서 13살, 16살, 17살 학생들이 전국 일제히 똑같은 시험지로 문제를 푼다.

08년 하반기 전국단위 평가 시행 계획 현황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평가

대 상

초6, 중3, 고1

초3

실시시기

'08. 10. 14 ~ 15

'09. 10. 8

국가수준

표집규모

- 초6 : 약 4%(26,500명)

- 중3 : 약 5%(34,500명)

- 고1 : 약 5%(34,000명)

비표집학교 평가는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시행

- 초3 : 약 4%(24,200명)

  

비표집학교 평가는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시행

과목(영역)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읽기, 쓰기, 기초수학

       * 교육과학기술부 자료

3월에 치렀던 일제고사와 유사하다. 하지만 다른 측면도 있다. 3월의 일제고사는 서울시교육청을 필두로 한 시도교육청의 작품이었지만, 다가오는 일제고사는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이다. 지방관청이 보던 것을 국가가 하는 게 무슨 대수인가 싶지만, 국가가 13살과 16살 학생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본 경우는 한반도 역사에서 전례없었다.

수능과 고등학교의 경험 때문에 우린 시험에 관대한 경향이 있지만, 아무리 뒤져봐도 고교 이전의 학생들을 전국적으로 줄세운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니까 오는 10월의 일제고사는 ‘새역사 창조’의 가슴벅찬 순간이다.

일제고사가 안될 가능성은 별로

물론 일제고사가 안될 수도 있다. 지난 10년간 교육과정평가원(KICE)가 주관해왔던 방식대로 하면 본질을 추구하는 평가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일제고사의 길을 열어 놓았다. “비표집학교 평가는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시행”이라고 한 까닭에, 한 차례 전력이 있는 16개 시도교육청들은 웬만하면 모든 학교들이 시험에 응하도록 할 것이다.

3월의 일제고사도 원래는 일부만 하는 표집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시도교육청들이 전집, 즉 일제고사로 바꾼 바 있다.

그 외에도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예측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3월 일제고사 이전에는 삼성과 연관있는 크레듀엠 등의 사교육업체에서 모의고사를 봤다. 일제고사를 볼 때에는 운동부와 특수부 학생들이 시험보지 못하도록 한 학교도 있었다. 평균 점수를 까먹을 우려가 있는 학생들을 배제시킨 것이다.

그리고 원래의 약속과는 달리, 서울시교육청이 모범적으로 일제고사 성적표에 학교 평균점수와 지역 평균점수를 기재했다. 학생들에게 성적표가 배부되던 날에는 이미 몇몇 언론에서 “전국 꼴찌”라는 섹시한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성적표 배부일 다음부터는 몇몇 시도교육청에서 야간 자율학습, 공휴일 자율학습 실시 등의 소위 ‘대책’들이 쏟아졌다.

학교자율화와 일제고사의 부적절한 만남

여기에 두 가지 제도가 일제고사를 든든히 받쳐준다. 하나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이다. 아직 시행령이 만들어지지 않아 완전한 상태라고 말할 수 없으나, 적어도 평가결과를 공개할 때에는 개별학교의 명칭을 밝히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일제고사에서 개인성적표 기재 방식으로 개별학교의 학교평균 점수를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 아이의 수준을 점수와 석차로 확인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니 초등학교 6학년 아이의 전국 석차나 서울시 석차를 볼 수도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우열반과 0교시로 대표되는 학교자율화 조치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의 조치에 따라 우열반, 0교시, 사설모의고사, 심야강제야자, 방과후 사교육 등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여기저기에서 점차 실시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이 추세에 10월의 일제고사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쟁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1965년의 무즙파동이나 당시의 '국6병'(중학교 수험생인 국민학교 6학년)을 21세기에 만날 수도 있다. 경쟁의 격화로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점은 별책부록으로 제공된다.

우리나라는 학원에서도, 학교에서도 공부, 공부 끔찍하다. 학원도 10시 넘게 끝났고 저희 학원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매달 시험을 보게 했다고 합니다. 공부에 시달려 죽고 싶어 죽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공부만 해서 나라가 발전을 할 수는 있지만 우리한테는 고통스럽고 괴롭습니다(4․15 학교자율화 조치 이후 한 초등학생 6학년이 대통령에게 쓴 엽서에서)

한 명의 교육감이 일제고사를 무산시킬 수 있어

현 정부의 교육정책이나 시도교육청들의 선례에 비추어보면, 10월의 일제고사는 예정대로 치러진다. 물론 교사가 일제고사 시행을 거부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에 가지 않으면, 일제고사는 무산된다.

하지만 그 이전에라도 가능하다. 오는 7월 30일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일제고사의 향배가 갈릴 수 있다. 서울시교육감의 권한과 상징적인 위치에 비추어볼 때, “원래 교육과정평가원이 하던 대로 하면 충분한데, 왜 경쟁에 기름을 붓느냐”라는 입장이라면 일제고사는 치러지지 않는다. 즉, 7월 30일은 국가 주관 일제고사가 어떻게 역사책에 쓰여질 것인지 판가름나는 길목이기도 하다.

까칠함과 급한 성격으로 무장한 아비는 규정속도를 최저속도로 삼으면서 잦은 끼어들기를 해왔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난 뒤에는 규정속도 준수는 기본이고, 시속 80km 구간에서 60~70km로 달릴 때도 있다. 그 후 신기한 경험을 한다. 천천히 달려도 부산까지 갈 수 있었다. 과속할 때와 큰 시간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어떨 때는 기름을 덜 먹는다는 것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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