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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주차장 비밀 계약서의 비밀 [2011.05.16 제860호]
[초점] 구의회 동의 없이 퇴임 2주 전 민자사업 계약 서명한 전 마포구청장이 남긴 유산… “건설사와 구청 손잡고 주민 손실 부를 것”
▣ 고나무
    
공짜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건물을 세우고 지방자치단체가 공짜로 소유권을 얻는 마술이 있다. 마술의 대가는 단순하다. 건물을 공짜로 지어준 사기업에 일정 기간 운영권을 보장하는 것뿐이다. 마술을 부리면 다리가 생겼고, 대학 기숙사와 본관 건물이 들어섰다. 서울시내 구청장 가운데 이 마술을 가장 먼저 경험한 사람은 광진구청장이었다. 2005년 475억원 규모의 지하주차장 및 공원 건설 사업을 삼성테스코와 체결했다. 삼성테스코가 주차장을 건설(Build)하고 일정 기간 뒤 소유권을 구청에 이전(Transfer)하는 대신 해당 기간에 주차료 징수 등 건물운영권(Operate)을 갖는다. 정영섭 전 광진구청장은 구의회 의결 없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몰아주기’ 정황도 포착돼

마포구청장은 흔히 ‘BTO’(Build Transfer Operate·수익형 민자사업)라고 불리는 이 마술을 경험한 서울시내 두 번째 구청장이 되었다. 2007년 11월 홍익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 지하 3층 규모의 지하주차장 개발 계획을 세웠다. 2008년 11월 사업계획을 고시했다. 비슷한 시기에 광진구에선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2006년 지방선거로 당선된 후임 구청장이 주민 여론조사를 근거로 사업을 철회했다. 2007년 9월엔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이 구청 질의에 “지방자치법 등에 따라 주차장 사업은 구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회신했다. 삼성테스코는 2007년 서울행정법원에 “BTO 방식은 건물의 소유권 이전이 의무화된 것이므로 구의회 의결이 필요 없으니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며 광진구청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 지난 4월29일 서울 홍익대 앞 지하주차장 건설에 반대하는 상인과 문화예술인들이 두리반과 공동으로 바람직한 홍대 발전 방안을 벼리는 토론회를 열었다.

마포구청장은 이런 잡음을 보면서도 사업에 가속도를 냈다. 2009년 1월12일부터 사업참여 희망 건설업체들로부터 사업제안서를 받았다. 그로부터 9일 뒤인 2009년 1월21일 서울행정법원은 “광진구 주차장 사업은 475억원 규모로 공유재산법이 정한 ‘중요재산’이므로 구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며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법원은 기획예산처의 ‘민간투자사업 업무 매뉴얼’도 판결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이 매뉴얼이 민간투자사업 가운데 BTL 방식의 경우에는 지방의회 의결을 받게 규정한 점으로 미루어 광진구 주차장 사업도 구의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BTL’(Build Transfer Lease·임대형 민자사업)은 민간 건설사가 건물을 짓고 이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마포구청장은 마포구의회에 의견을 묻지 않았다. 부적절한 ‘몰아주기’ 정황도 나왔다. 국가계약법상 업체가 낸 사업제안서 가운데 출자자 구성 현황, 총사업비, 관리운영권 설정 기간 등은 사업계획평가위원 외에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마포구청의 ‘접수업무 담당자들’은 2009년 1월 포스코건설이 다수 지분을 가진 컨소시엄의 출자자 구성, 지분율, 총사업비, 관리운영권 설정 기간 등을 평가위원이 아닌 구청장과 부구청장, 도시계획과장, 도시관리국장에게 보고했다. 감사원은 같은 해 7월 감사결과처분 요구서를 내어 “담당자가 의혹을 사는 요인을 제공해 행정의 신뢰가 떨어지게 되었다.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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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포구청장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2월 마포하이브로드파킹주식회사(포스코 컨소시엄)를 631억원 규모의 지하주차장 건설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했다. 2호선 홍대입구역 8·9번 출구 뒤편 골목에 지하 1층에 상가, 2층에 281대의 주차장, 3층에 319대의 주차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마포구청이 22년 동안 포스코 컨소시엄에 운영권을 보장한 뒤 소유권을 넘겨받는 조건이었다. 구청장은 4개월 뒤 벌어진 6월2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박홍섭 현 구청장이 당선됐다는 뉴스를 지켜봤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삼성테스코가 낸 항소심에서 2010년 5월 1심과 같이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그 무엇도 임기가 2주일밖에 남지 않은 마포구청장을 멈춰 세우지 못했다. 마포구청장은 그해 6월15일 마포하이브로드파킹과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관급공사에선 이례적으로 ‘계약 내용을 5년간 비공개로 한다’는 조항도 삽입했다. 구의회 의결도 받지 않았다. 주민공청회도 열지않았다. 이렇게 한나라당 소속 신영섭(56) 전 마포구청장은 이 서명을 마지막으로 마술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그가 불러들인 마술은 주차장 대신 논란을 낳고있다.

위법 논란, 주민 반대에도 “추진할 것”

» 서울 마포구청 홍익대 앞 주차장 개발 논란 일지
법제처는 지난 3월 법령 해석을 내어 광진구청 주차장 판결 등을 근거로 “홍대 지하주차장 사업은 공유재산법상 구의회 의결 사항”이라고 밝혔다. 구의회 의결 없이 신 전 구청장이 체결한 계약이 ‘위법’이라는 취지다. 앞서 대법원은 광진구 소송에 대해 지난해 9월 삼성테스코에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한나라당 독주가 그치고 여야가 반반으로 갈린(한나라당 9석, 민주당 8석, 진보신당 1석) 마포구의회에서는 과정과 사업내용 모두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마포구의회 행정건설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유동균 의원은 지난 5월3일 <한겨레21>과 전화 통화에서 “구의회 의결 없는 계약이 원천적으로 무효이므로 구의회에 안건으로 올리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구청이 스스로 계약을 철회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구청이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경우 구의회가 사업 취소 권고안을 결의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오진아 진보신당 의원은 사업 자체도 문제라는 의견이다. 오 의원은 홍익대 주변 부설 주차장이 모두 1856대를 수용할 수 있는데, 평소 점유율이 40.6%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주변 주차시설과의 협약을 통해 유휴 주차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식당 주인 등 상인들의 생계 대책이 없는 점도 지적한다. 상인과 문화예술인들은 주차장 건설에 반대하는 1만9038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5월2일 박홍섭 구청장에게 전달했다.

마포구청은 <한겨레21>에 보낸 서면 답변을 통해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퇴임을 2주일 남겨놓고 계약한 것에 대해 신 전 구청장은 전화통화에서 “몇 년간 설계하고 추진한 사업이므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오히려 신의·성실에 맞다”고 말했다. 마포하이브로드파킹은 “구의회 의결 논란은 업체가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주차료와 상가 임대료 인상 우려 높아

건설사가 이런 BTO ‘마술’로 얻는 이익이 뭘까? 김상철 진보신당 서울시당 정책국장은 실제로 홍익대 앞 주차장이 완공되면 주차료와 상가 임대료가 부당하게 인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 컨소시엄이 주차장 완공 뒤 운영권을 거액에 매각해 한 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BTO 방식으로 건설된 경남 거가대교의 경우에도 건설업체가 완공 뒤 운영권을 매각했다. 자동차 통행료는 1만원대에 달한다. ‘건설사의 이익=주민 손실’라는 게 김 국장의 주장이다. 김 국장은 “구청이 불법주차 단속을 강화하고 거주자 우선 주차 규모를 줄일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차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도 주민들이 이를 이용하지 않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이라는 취지다. 논란은 5월 중순 구의회 상임위에서도 계속된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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