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이 16개 광역시도 단체장 후보를 내기로 '결의'했다. 진보신당은 지난 12일 대표단과 광역시도당 위원잗들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이같이 결정했으며, 곧바로 김석준 부산시당 위원장이 14일 <레디앙>을 통해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진보신당의 주요 지도부가 이 같이 결의한 것은 창당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당의 인지도와 지지도가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에서도 도약의 계기를 얻지 못하면 현재보다 더 심각한 위기상황이 닥쳐올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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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진보신당 |
이날 워크숍 참석자들은 2010년 선거가 '사활적' 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정면 돌파함으로써 진보신당의 발전에 탄력을 주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활적 계기... 정면 돌파'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윤난실 진보신당 2010위원장은 “12일 광역시도당 위원장 워크숍에서는 진보신당의 지지율 제고를 위해서는 수동적-소극적인 대응으로는 어렵다는 공통적인 인식이 있었다”며 “때문에 16개 전 지역 출마로 지방선거를 돌파하자는 제안에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결의가 온전하게 실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세가 미약한데다 이를 극복할 만한 후보를 구하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진보신당 내에서는 워크숍의 결의가 당내 활력을 불어넣어줄 좋은 출발점이며, 실제로 10개 지역 이상에서 후보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후보 출마를 선언한 부산과 ‘파괴력 있는’후보가 거론되고 있는 서울, 경기, 울산 등은 출마 선언의 시기만 남은 상태이며, 광주, 대전, 충남, 경남, 경북 등에서도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워크숍에 참석한 광역시도당 위원장들 사이에서는 “(광역시도당 위원장)본인이 어려울 경우 다른 후보를 세우고, 이도 여의치 않을 경우 위원장직을 사퇴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들의 비장함과 함께 진보신당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전의 선창규 위원장은 “분명히 쉬운 상황은 아니”라며 “여러 좋지 않은 조건들이 있지만 당이 돌파해야 할 지점이 있기 때문에 노력을 해서 ‘상황’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보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 된 상황은 아니”라며 “9~10월 동안 논의를 거쳐 11월 경에는 가시화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울산, 경기 등은 이미 거론되고 있는 후보가 있는 만큼 ‘출마 시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에는 노회찬 대표가 출마의사를 내비쳐왔고, 울산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경쟁력을 보인 노옥희 울산시당 위원장이 유력하다.
다만 경기도의 경우에는 심상정 전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가 거론되고 있고, 실제로 경기도당에서도 심 전 대표를 출마시킨다는 계획을 잡고 있지만, 심 전 대표가 10월 은평을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경우에도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노회찬, 울산 노옥희 유력, 경기 심상정 가능성
이홍우 경기도당 위원장은 “당원들이 심 전 대표를 출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경기도당에서도 심 전 대표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선거에)대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평 선거에 대해 이 위원장은 “10월 재보궐선거 경우는 투표율이 낮아 조직선거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필승전략으로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말했다.
출마 후보 선정과 관련 윤난실 진보신당 2010위원장은 “기본 방침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가시화한다는 것이지만 각 시도당 별로 당원들의 힘을 조직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서울-경기-울산-부산 등은 힘 있고, 득표율 있는 후보들이 있어 이 부분부터 정리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당내 관계자에 따르면 노회찬 대표의 경우 9월 중순 이전까지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언직 서울시당 위원장은 “추석을 전후한 시점에 출마를 공식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한편 진보신당은 주요 광역시도당부터 출마선언을 이어가면서 연말까지 ‘생활진보’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윤난실 위원장은 “정당활동과 국민의 실생활이 괴리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9월부터 일자리, 교육, 의료, 주거, 노후,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국민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2010년 선거에서 당을 대표하게 될 슬로건에 대해서 “공약을 더 다듬고, 다른 정당의 전술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2010년 슬로건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는 지방선거 연대-연합 전술과 관련된 논란이 있었으나, 진보신당의 강화가 당면 과제라는 점에 다수가 합의해, 선거연합 전술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