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전체의 승패를 가를 승부처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밀집돼 있고 선거 때마다 민심의 향배를 결정해 온 방향타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 매김되는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의 성적표도 결국 이곳 선거 결과에 따라 판가름난다. 당연히 여야는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칠 판이다. 여당은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한 ‘수성’에 나섰고, 야권은 단일화를 통해 이를 돌파하려는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여권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의 당선을 도왔던 원희룡 의원이 오 시장을 몰아붙이며 동지에서 경쟁자로 나섰다. 친이직계인 정두언 의원은 외고개혁론, 나경원 의원은 최초 여성시장론을 통해 분위기를 띄우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소장개혁파 모임인 ‘통합과 실용’ 소속으로 반(反)오세훈 단일화 여부가 경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일 영등포 당사에서 경기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한명숙 전 총리(왼쪽에서 두번째) 등과 손을 맞잡아 올리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우철훈 기자

야권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 시장을 꺾기 위해 단일화가 필수적이지만 아직은 안갯속이다. 일차적으로 민주당 소속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국민참여당 소속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이의 교통정리가 관건이다. 친노 세력의 대표적 인물들인 만큼 종국에는 단일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의 경우 본격적인 법정 공방을 앞두고 있어 향후 재판진행 상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역시 또다른 변수로 남아 있어 야권 단일화는 첩첩산중의 길을 가야 할 상황이다.

경기지사의 경우 여당은 김문수 현 지사가 재선에 도전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정리됐다. 김 지사는 차기 대권을 겨냥한 당권 도전을 검토한 바 있지만 최근 마음을 접고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김진표 의원과 이종걸 의원이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김 의원은 당내 주류와 수도권 386, 이 의원은 복당이 임박한 정동영 의원 등 비주류의 지지를 받고 있어 당내 경선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세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가 확정되더라도 이미 출마를 공식선언한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와의 단일화 문제는 별도로 남아 있어, 범야권후보 단일화가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강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