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노회찬 학습효과

by 서울시당 posted Jul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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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노회찬 학습효과

[아침햇살] 노회찬 학습효과

편집국장 고하승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논의에 응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당초 그가 시장후보로 거론될 당시만 해도 그의 지지율은 15%에 달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의 득표율은 3.6%로 매우 저조했다.

‘반 MB’ 성향의 유권자들 표가 당선가능성 있는 제 1야당의 민주당 한명숙 후보 쪽으로 급격하게 몰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한명숙 후보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0.6% 차로 분패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노회찬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 응했더라면,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선거인 셈이다.

그러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다.

야권 지지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 노회찬 대표가 집단 이지메를 당한 것이다.

실제 야권 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의 분노는 정확하게 진보신당을 겨냥하고 있었다.

진보신당 측에서 "한때 15%까지 지지율이 나왔던 노회찬의 표를 결국 한명숙이 다 가져간 것 아니냐"라거나 "한명숙 측 스스로 자기가 '범야권 단일후보'라고 선언하고 다니지 않았나. 한명숙 지지자들이 져놓고 나서 진보신당을 비난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등의 항변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사실 당시 민주당과 진보신당 모두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일 알았더라면, 민주당은 노회찬 대표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했을 것이고, 노 대표 역시 후보를 사퇴함으로써 지금처럼 욕먹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지난달 10일 노회찬 대표는 내년 3월 예정인 전당대회를 올 하반기로 앞당기고 그 후 대표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이 바로 ‘노회찬 학습효과’다.

그런데 7.28 재보궐선거에서 그 학습효과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대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은평을 선거구에 출마한 야권 후보들이 ‘제 2의 노회찬’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해 보인다.

물론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3당 대표가 지난 19일 후보단일화 논의기구를 설치키로 하는 등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단일화 방식이다.

'정권심판론'을 공통적으로 내세우면서도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를 상대로 싸울만한 후보를 고르는 방식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의 장상, 국민참여당의 천호선, 민주노동당의 이상규 후보는 이구동성으로 자신이 단일후보가 돼야 ‘승리 한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다 후보단일화 논의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올 정도다.

보다 못해 지역주민들이 나선 일까지 있다.

범야권 후보단일화를 염원하는 은평 주민들은 7일 오전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연신내 물빛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리당략에 의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의 무산을 방지하기 위해 은평 주민 대표들이 (야권연대)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은평 주민들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하며 밀어붙이기 국정운영에 앞장섰던 이재오 후보를 낙선시켜 4대강 사업에 준엄한 심판을 내린 바 있다"며 "뿐만 아니라 이번 6.2 지방선거에서도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라는 표심을 분명하게 드러내 전국적 민심의 표출에 앞장서는 지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단일화가 되면 좋고 아니면 만다'식의 사고로는 결코 은평 재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없다"고 야권후보 단일화를 강력 촉구했다.

사실 재보궐선거는 조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여당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다.

특히 이번 선거는 휴가철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상당히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불리한 싸움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백전백패다.

그렇다면, 누가 ‘제2의 노회찬’이 될까?

민주당의 장상 후보일까?

아니면 참여당의 천호선 후보나 민노당의 이상규 후보일까?

그가 누구든 그는 야권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고, 그로 인해 어쩌면 영원히 정치판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이게 바로 ‘노회찬 학습효과’라는 것이다.


기사 등록 일시 2010-07-20 16: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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