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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택시 타려면 2시간 기다리라고?"
요금 내린 장애인콜택시, 이용 더 불편해진 까닭 등록일자 : 2008년 09 월 25 일 (목) 15 : 21     

  "전남 광주를 다녀왔다. 광주역에서 용산역까지 KTX로 3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용산역에서 서울에 있는 집으로 올 때에도 3시간이 걸렸다."
  
  김주영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휠체어로 이동해야 하는 장애인이다. 그는 최근 용산역에서 3시간 동안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린 후에야 집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서울 시내에 있는 집까지 3시간이 걸린 건 집이 용산역과 광주만큼 떨어져 있어서였나 보다"고 비꼬았다.
  
  요즘 서울시 장애인들이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려 콜센터에 신청을 하면 평균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4시간까지 기다린 이들도 있다. 장애인콜택시 이용 요금이 저렴해져 이용 장애인들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 에 장애인들이 장애인콜택시 대수를 늘려줄 것을 서울시에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이동권연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장애인 30여 명은 지난 24일 서울특별시청 서소문 별관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장애인의 현실적 교통 수단은 '장애인콜택시'뿐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 교통 수단은 크게 3가지다. 저상 버스, 지하철, 장애인콜택시. 하지만, 그 중에서 장애인들이 편의와 이동성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수단은 장애인콜택시 뿐이다. 이들이 긴 시간을 기다려 장애인콜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강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동권위원회(준) 활동가는 "저상 버스가 도입됐다고는 하지만, 일단 버스 대수가 너무 적어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또 좁은 인도에 있는 나무 때문에 휠체어의 이동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장애인을 발견하지 못하게 해 운전 기사들이 우리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현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도 "지하철을 타고 환승할 때마다 엘리베이터가 어딨는지 몰라 헤메기 일쑤고, 엘리베이터까지 가기도 힘들다"며 "목적지까지 가는데 드는 시간은 거의 다 환승에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전히 대부분 역사에 리프트가 많아 엘리베이터 이용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은 장애인들의 발을 여전히 묶고 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해 한 번 이동할 때마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고, 심지어 가지 못하는 여건에서 목적지 바로 앞까지 이동할 수 있는 장애인콜택시는 실질적으로 유일한 '발'인 셈이다.
  
  

▲ 24일 오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이동권연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장애인 30여 명은 서울특별시청 서소문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특별시는 2009년에 장애인콜택시 80대를 우선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프레시안

  "한 번 타려면 4시간 기다리기도"
  
  
지 난 2007년 5월 제정된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에 관한 조례'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환영을 받았다. 이 조례에는 "장애인콜택시 이용 요금은 도시철도요금의 3배를 초과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예 를 들어 시내에서 가장 거리가 먼 잠실-김포공항의 경우 지하철로 이동하면 1600원이 든다. 그러나 같은 거리를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해서 간다면 1600원의 3배를 넘지 않는 요금만 내면 된다. 즉, 장애인들이 서울 시내 어디든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면 5000원 안에 갈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조례가 시행되면서 예상치 못한 현상이 이어졌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은 "장애인들은 장애인콜택시 이용 요금이 내려가 서울시를 편리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됐지만, 이용자가 폭증해 평소 1시간 정도 기다리면 이용할 수 있던 사람도 이젠 2~3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현 활동가는 "나는 예전에 1주일에 평균 5번 콜택시를 탔지만, 지금은 2번도 타기 힘들다"며 "서울시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런 사정은 밤 시간대에 더하다. 심야 시간에 장애인콜택시는 10대만 운행하기 때문에 택시를 4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 됐다.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요금을 내렸지만, 정작 장애인들이 이전보다 더 큰 불편을 겪게 된 것이다.
  
  "요금의 문제가 아니라 증차의 문제"
  
  박 경석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왜 콜택시 요금을 내렸을까'하며 후회만 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장애인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조례 목적이 무색하게 그 취지를 외면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는 이용 취지를 호도하지 말라"며 "장애인콜택시 수를 늘려서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워야 하지 이용 요금을 내린 것을 후회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지적했다.
  
  박현 활동가도 "장애인콜택시는 저상 버스와 지하철 엘리베이터의 불편함을 보완하면서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진일보시켰다"며 "요금이 내렸다고 증차를 하지 않는 것은 현실을 무시하는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들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콜택시 문제는 요금 인하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며 "기본적으로 서울시에 장애인 등 중증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 도입이 미미한 데다가 결정적으로 특별교통수단 즉, 장애인콜택시 운행 대수가 절대적으로 부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이 아닌 2009년까지 300대 마련해야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콜택시의 수는 220대로 서울시는 2010년에 80대를 늘려 300대로 증차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2010년은 너무 늦다. 그러나 서울시는 계속 원칙을 고수하고 있을 뿐이다.
  
  진보신당 박창완 서울시당 대표는 "서울시는 법률과 조례의 취지가 무색하게 법의 사문화(死文化)를 조장하고 있다"며 "이미 계획한 일정을 조금만 앞당겨 달라는 장애인들의 소박한 요구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 들은 "장애인의 이동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2009년에 장애인콜택시 80대를 우선 도입해야 한다"며 "서울시가 계획한 '2010년까지 특별교통수단 300대 도입' 계획을 보다 빠르게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지난 7월 '장애인 행복 도시 프로젝트' 공청회를 열고,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 이동 및 직업지원, 자립생활 및 맞춤 복지서비스 욕구 등에 대한 계획과 토론이 진행됐지만, 이런 현실 속에서 장애인에게 행복 도시는 아직 멀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요금 인하로 발생한 손실은 운전 기사 부담?"
  
  
▲장애인콜택시 운전 기사들은 인하된 요금으로 운송수익금을 이전의 3분의 1 수준만 받게 됐다.ⓒ프레시안

  
장애인들의 교통 이용 편의를 높이려고 마련한 장애인콜택시 요금 인하 정책이 엉뚱한 결과를 낳고 있다. 앞서 말한 대기 시간 문제는 물론 장애인콜택시 운전 기사의 월급도 삭감된 것이다.
  
  그동안 장애인콜택시 운전 기사들은 서울시시설관리공단에서 주는 기본급에 장애인들이 내는 이용 요금을 운송수익금 명분으로 가져가 생활을 꾸려나갔다. 그러나 요금이 인하되면서 운송수익금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장애인콜택시를 운전하다 부당 해고를 당한 박병래(50)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해까지 95만 원이었던 기본급이 올 3월부터 83만 원으로 내려간데다가 운송수익금도 줄었다"며 "요금 인하 전 70~100만 원을 받던 수익금이 이제는 20~30만 원 정도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수령액이 110만 원대인 셈. 그는 이 돈으로 가정을 꾸려가기 힘들다고 했다.
  
  편의를 위해 콜택시 이용 요금을 낮추면서도 다른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의 결과인 것이다. 박경석 위원장은 "장애인콜택시를 운전하는 노동자의 인건비와 노동권 문제를 서울시가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병래 씨를 비롯해 콜택시 운전 기사였던 채방석(53) 씨는 서울시 시설공단 장애인콜택시 노동조합을 세우려다 공단 측에 의해 부당 해고를 당해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관련 기사: 서울시, 소외계층 돕자면서 소외계층 양산?)

김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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