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만남, 투쟁하는 노동자들.
- 노동당이 힘 내야 우리도 힘 낸다.
어제는 오랜만에 투쟁현장을 찾았습니다. 콜트콜텍, 유성기업, 티브로드 노동자들과 만나 노동당 소식도 전하고 그동안 변화된 상황도 확인하고 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정치에 대한 요구와 바람을 들었습니다.
노동당은 열심히 선거운동을 벌였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여타 진보정당들과 다른 점도 분명치 않고, 주변사람들에게 꼭 노동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할 동기도 부족했다고 했습니다. 뭔가 도움을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도 했고요. 진보정당들이 서로 힘을 모을 방법을 고민하고, 투쟁사업장 문제도 지혜를 모아 국회 안팎에서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민 선전활동도 활발히 하고, 여러 수단을 강구해 기업을 직접 압박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노동당이 더 힘을 내야 우리 투쟁하는 노동자들도 더 힘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진보정당 활동가들이 서로 자기주장만 옳다고 하며 같은 당 안에서도 서로 협력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조직이라면 의견이 달라도 뭔가 하나를 결정하면 다 같이 합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민주노조 운동 안에서도 그런 모습 종종 보게 되는데, 뭘 해보려는 사람들 제대로 힘 빠지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내가 회사 다닐 때랑 비교해 봐도 진보정당은 조직이 너무 허약한 것 같아요.”
뼈아픈 지적도 있었습니다. 지난 4월 중순, 성폭력 사건 관련한 탈당 사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내부의 긴장감 있는 성찰이 있길 바란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내부가 튼튼해야 밖으로도 자신 있게 뻗어갈 수 있지 않겠어요?”
비정규직·간접고용 문제와 관련해 궁극적으로는 비정규직·간접고용 철폐도 중요하지만 일단 이 상태에서 먹고 사는데 문제없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임금이 높아야 한다, 사회안전망 더 필요하다 이런 주장도 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용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만큼 법을 바꿔 ‘진짜사장’을 분명히 규정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유성기업 분향소에서는 반가운 분도 만났습니다. 멀리 노르웨이의 박노자 교수가 대학 강의 차 한국에 방문했다가 유성기업 분향소를 찾은 것입니다. 저도 SNS로만 소통하다 직접 인사 나눈 건 처음이었죠. 한국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 외국에서도 관심 많은 만큼 꾸준히 소통하자고 했습니다. 6월 말경에는 좀 길게 한국에 방문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그 때는 당원들과도 만나는 자리를 열면 좋겠습니다.
노동자들은 여소야대 국회 기대할 것 없다는 것이 분명한 태도였습니다. 오히려 야당들의 우 편향이 걱정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노동당, 기운내시라는 격려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투쟁현장의 소식들, 꾸준히 관심가지고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