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8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노동당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마감하고 지난 전국위원회에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간 당대회 의장과 고문단을 중심으로 한 여러 혁신위원들의 노고에 재차 감사를 표합니다. 저 역시 그 일원으로 고민을 보태왔고, 지역 차원에서는 가장 많았던 세 차례의 경기도당 당원간담회를 통하여 많은 의견을 듣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혁신위원회의 활동보고와 제안은 전국위원회 결과 보고를 통하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만, 그간 내부에서 생산한 발제문과 보고서 그리고 설문조사결과 등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이 글은 마지막 워크샵에서 발표한 제 글입니다. 같은 날 김상철 채훈병 혁신위원은 문서 발제로, 다른 혁신위원들은 구두 의견으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고, 이 자리의 '합의'를 통하여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 과정 중 하나였던 저의 생각을 당원동지들과 나눈다는 취지에서 공개합니다. 

 

 

 

기본(基本)


나도원 | 혁신위원(경기도당 위원장)
2016년 11월 27일

 
1. 당의 현실 - 중단기 원인과 과정

 

노동당은 재차 시작된 진보재편 논쟁을 2015년 초에 마무리해야 했다. 그러나 나경채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2015년 상반기 내내 당내 논쟁과 보궐선거 파동 등으로 불안정 상황에 처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설치한 총선준비위원회도 힘을 모아 선거 준비를 위한 논의와 집행을 주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당대회에서 진보결집을 위한 당원총투표안이 부결된 후 나경채 대표와 일부 부대표, 중앙당 당직자들, 시도당과 당협 집행부 일부의 탈당이 이루어지면서 적지 않은 역량이 유실되었다.

 

당은 당직 보궐선거를 통하여 그해 9월 중순에야 조직을 정비하였다. 사회운동에 방점을 찍고 열성적인 캠페인, 시기별 의제 대응, 민중총궐기 적극 참여에 나섰다. 그러나 한편, 당내 핵심기구 내에선 이견의 표출과 절충에 에너지를 쏟았고, 핵심 집행단위들이 모인 기구(중앙집행위원회)는 정보공유와 의견청취 이상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었다. 이러한 파열음은 전국위원회를 통하여 극적으로 표출되곤 하였다(생산적인 토론과 합의에 다다르지 못하고 앙금을 남긴 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으며, 이를 정파갈등만으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노동당은 정상적인 중장기 기획 하에서 2016년 20대 총선을 맞이하는 대신, 새로운 기획을 ‘각자 염두에 둔 채로’ 총선에 대응해야 했다.

 

당시 전반적인 외부 정세는 ‘사회위기 속 정치위기’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 보수야당은 분열하여 복수의 야당이 등장하였고, 좌파진영에서도 ‘통합’ 이슈와는 정반대로 정당과 정치조직의 수가 감소하기는커녕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이상을 종합할 때에 선거가 있었던 2014년에 비하여 2016년의 정치조건과 당내여건은 더욱 악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과 상황은 진보정치세력 전반에 대한 기대심리, 노동당의 변별력을 함께 낮추어놓고 있었다.

 

노동당처럼 규모가 크지 않고 단기간에 입지를 회복하기 어려운 정당에게 필수적인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능력이 부실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정책의제에 대한 합의에도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여했다. 그간 당원들이 다양한 활동으로 선도적으로 제시하고 운동화한 ‘최저임금 1만원’, ‘기본소득’에 대하여 정작 당내 논의가 지지부진한 동안 ‘최저임금 1만원’은 민주노총과 정의당, 나아가 보수야당의 후보들도 주장하는 의제가 되었고, ‘기본소득’은 녹색당이 먼저 당론으로 채택하여 자기 콘텐츠로 삼았다. 선거 핵심정책공약들인 ‘기본소득’ ‘최저임금 1만원’ ‘5시 퇴근법’ 중 대부분이 선거 당해에 결정되었고, 독점화는 물론 차별화에도 실패했다.

 

‘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남북관계 악화’ 등의 주요사안들이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확장되었으나, 이러한 흐름은 ‘반-박근혜, 반-새누리당’ 기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보수야당들로의 표 집결이라는 결과로 귀결되었다. 진보좌파 정치세력의 답보 속에 위기감과 분노가 보수정치 강화 구조로 흡수된 것이다. 노동개악저지투쟁과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동력의 지지가 민중연합당 등으로 분산되어 기대한 지지표를 얻지 못했다. 또한 과거 진보신당의 참신함․다양성․젊음의 이미지는 수도권에서 다른 정당에게 일정 부분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보궐선거로 들어선 구교현 대표단이 임기 시작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선 등의 결과에 책임진다는 명목으로 총사퇴하면서 당원들의 실망감은 증폭되었다.

 

노동당에게 조직노동의 지지는 사실상 없거나 무의미한 수치이고, 불안정노동 의제를 통한 조직화도 의미 있는 득표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노동자 조직의 지지도, 청년들의 적극 지지도 얻어내지 못했다. 이처럼 당은 한국사회와 정치구도 안에서 중대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 내부의 조직과 제도 개선 혹은 일부 당파 간의 심리적 상호거부감은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다. 흙이 쓸려나가니 돌이 도드라져 보이는 모습과 비슷하다. 당원들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것에도 한계가 명확하다. 정당원 대부분은 소속정당의 정치력에 대한 기대와 요구로 구성원이 되는 사람들이며, 소속정당의 현실정치능력과 가치선도능력이 최소한 증명되는 기점에 이르러서야 적극성을 발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지금은, 기본과 함께 당 운동의 근본에 대한 재검토와 방향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2. 당의 쇄신 - 기본의 구성

 

노동당은 선거제도 개혁(비례대표 확대, 결선투표 도입), 경쟁정당과 차별화할 수 있는 선도적이고 급진적인 정책의제에 집중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전당적인 논의를 일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정치적 대응을 위하여 현재의 중앙당 논의 체계의 체질과 중앙집행위원회의 역할을 개선해야 한다. 이견을 확인하고 장시간 평행선을 긋는 회의 문화, 당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당직자들이 집결한 회의체이지만 권한이 명시되지 않은 중앙집행위원회에 대한 규정 개선이 필요하다. 즉, 효율성과 민주성의 조화가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기본’이다.

 

당은 각 지역별로 해당 지역 및 단체와의 네트워크가 상당 부분 유실된 것이 선거결과와 유관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대중운동조직, 노동조합, 지역단체 등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가급적 고유한 의제로 지역운동을 선도하는 것을 일차과제로 삼아야 한다. 선거 출마자를 조기 내정하여 꾸준한 지역 활동, 그리고 선거 전 적극적인 예비후보 활동을 통하여 여론조사에 존재감 있는 수치로 등장시켜야 한다. 노동당이 여론조사에서 ‘기타정당’으로 편입되고, 비례투표조차 사표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맞이한 선거에서 좋을 결과를 낼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 이유이다. 더 이상 단절이 아닌 연속성을 부여해야 가능한 일이다. 역시 ‘기본’이다.

 

그렇다면 현재 당내 갈등을 짚어보자. 그에 대한 피로도와 우려는 상기한 원인과 과정을 거치면서 생겨난 거칠고 국소적인 표출이며, 실제로는 창당 이후 누적된 결과들 중 하나이다. 당내 일부의 불신과 갈등의 피해는 당 역량에 실질적이라기보다는 정서적인 면으로 해를 끼치는 양상이고, 전염되어 증폭되어온 측면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당 역량에 어떤 면에선 실질적인, 어떤 면에선 잠재적인 위해요소로 잠복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혁신위원회가 실시한 활동가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당원들은 외적으로는 당의 정치적 존재감 약화에 대한 실망, 내적으로는 갈등에 대한 피로를 느끼고 있다. 즉, ‘한국사회와 노동당의 상태는 이러한데 안에선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나’ 하는 인상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좌파정당으로서의 정체성과 적극적인 투쟁(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기보다는 다른 활동이 두드러지기 어려운 상황에 기인한 면이 크며, ‘현장투쟁 Vs 제도정치’의 이분법이라 보지 않는다), 그리고 자타가 공인하는 당원들의 헌신성에 대한 인정으로 노동당 지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가 지치거나 이탈할 때에 적극적으로 당 활동에 결합하고 당직을 맡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 상당수는 당의 청년화-여성화-생태화-예술화, 말 그대로 진정한 전환과 혁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프레임에 갇히면 당의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 아직도 ‘사회당계 대 진보신당계’라는 잘못되고 낡은 프레임으로 단순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당원들의 관심과 활동, 실제 세력의 구도 역시 그와는 상당히 달라져 있다. 프레임을 바꿔야 해법이 있다. 일례로 잘못된 프레임에 갇히면 ‘안배’를 중시하게 되며, 이른바 정책명부비례대표제와 같은 대의기구 선출 및 구성에 대한 제도 손보기에 매몰될 소지가 있다. ① ‘조직의 역사와 규모’라는 전제조건, ② 국가와 당 조직의 성격과 목적에 대한 이해(국회의원 전면비례대표라는 명분의 잘못된 적용), ③ ‘지역정치부터’라는 지향과 대의기구(핵심활동가) 역할 간의 상관관계 몰이해 등의 심각한 문제를 지분보장이라는 욕구로 정당화해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문에서도 여러 당원들이 제도와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와 의욕, 추동과 창출의 부재를 지적하였다.

 

결론은 분명하다. 갈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당 차원의 공식적인 의견수렴과 토론, 합의구조의 체계화를 위하여 기본부터 다시 세우는 것이다. 균열점에서 시작한 혁신위원회가 제출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제안 역시 ‘기본’을 강조하며 권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현실적인 안은, ① 2017 정기당대회 준비위원회를 통한 당헌 당규 검토 ② 당원여론조사의 일상화 ③ 중장기정치전략의 재구성 ④ 핵심의제 합의를 위한 정책당대회 정례화이며, ‘②-③-④’의 연계활동을 제안하는 것이다. 또한 “잠자는 당원들의 결속력을 위한 당원교육의 체계화”(김혜경)도 추가하고자 한다.

 

 

제대로 놓인 길-노선을 위해 방향등을 켜는 것이 절실한 때이다. 당연히 당 질서에 대한 존중과 민주적 의사결정 결과의 준수에 대한 원칙 확인은 기본 중 기본이다. 나아가 기초의 혁신, 기존 체계와 경험의 활용을 위한 기본의 정상화, 그리고 원칙의 준수, 이것이 미래를 위한 기본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안내] 홈페이지 이전과 경기도당 정보 경기도당 2022.12.15 16923
공지 경기도당이 만드는 정치문화웹진 <이-음> 경기도당 2016.10.11 35781
825 [노동당경기도당 선거관리위원회] 대의원6선거구 (수원,오산,화성,평택,안성) 일반명부 대의원 후보 소개 file 경기도당 2017.02.22 2442
824 [노동당경기도당 선거관리위원회] 의정부 당원협의회 위원장 후보 소개 경기도당 2017.02.22 2390
823 [노동당경기도당 선거관리위원회] 안산 당원협의회 위워장 후보 소개 경기도당 2017.02.22 2524
822 <노동당의정부> 최인영 장학금 행사 안내 느림나무 2017.02.21 2394
821 전국위원 후보로서 대선에 대한 당원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양부현 2017.01.09 2728
820 [공약] 함께 - 넓고 다양하며 아름답게 나도원 2017.01.02 2728
819 노래 두 곡 소개합니다 : '위험한 세계'에서 '선언'을 나도원 2017.01.02 2889
818 경기도당 유세 일정 - 6기 도당 임원, 5기 전국위원, 대의원, 당협 임원- 경기도당 2016.12.27 2603
817 [출마합니다 : 경기도당 위원장] 단절에서 '이음'으로 나도원 2016.12.22 2485
816 당원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 두 달 일곱 번 나도원 2016.12.22 2957
815 2016 노동당 경기도당 집중토론 경기“道”를 아십니까? - 참여와 소통, 지역활동과 정책을 주제로 한 토론회 후기 file 양부현 2016.12.20 2521
814 12월의 <이-음>을 전합니다 경기도당 2016.12.08 2308
813 [위원장 편지] 귀한 시간, 새로운 흐름 나도원 2016.12.08 2456
» 혁신위원회에 제출한 저의 의견문입니다 : 기본(基本) 나도원 2016.12.07 2789
811 전국위원님들께 안건 공동발의를 요청드립니다. file 정상천 2016.11.29 3140
810 박근혜 퇴진 정국에 역사와 본질을 살피다 : <이-음> 창간 한 달 나도원 2016.11.09 2344
809 [위원장 편지] 박근혜 퇴진, 내각 총사퇴! 이것이 옳고, 빠르다 나도원 2016.11.04 2106
808 [노동당의 길 #1] 대의민주주의 vs 연대와 협동의 대안 공동체 - 경기도 문화웹진 2-um 경기도당 2016.10.27 2413
807 전국위원님들의 의견을 구합니다. 정상천 2016.10.24 2595
806 [당선인사] ‘쌓아가는 애씀’만이 해법입니다. 정상천 2016.10.17 2463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45 Next
/ 4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나눔고딕 사이트로 가기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