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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몰아쳤던 뉴타운 개발의 광풍은 권력자들과 토건족들의 이익을 위해 서민들의 피와 눈물을 짜냈다. 노동당 당원들은 전국 각처에서 이 터무니없는 사업에 반대하며 서민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위해 앞장서 싸웠다. 그중에서도 의정부 뉴타운 반대투쟁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뉴타운 계획 취소를 이끌어낸 목영대 위원장의 활동이 주목된다.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에서 목영대 위원장의 뉴타운 반대투쟁 일지를 연재한다. 주민들과 함께 고락을 같이 하며 지역사업의 모범을 만들어낸 목영대 위원장의 격렬했던 투쟁의 시간들을 돌아본다.




뉴타운 반대로 선회하다


이런 와중에 큰 일이 터졌다. 11월 초순경 경기도에서 주최한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경기뉴타운 대토론회’가 그 사건이었다. 토론회 장소에는 경기도의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뉴타운 반대투쟁을 하는 400여 명의 경기도민들까지 몰려들었다. 토론회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기도의 뉴타운 대상 지역 주민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현수막을 펼치며 너나없이 확성기에 이야기를 쏟아냈다. 뉴타운 대토론회가 뉴타운 사업 성토대회가 돼버린 것이다. “뉴타운 안 된다! 전면 반대다!” 라며 주민들은 소리쳤다.


그 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구리지역 대책위원회에서 온 전직 재개발 추진위원장의 증언이었다. 그의 양심선언은 참석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내가 추진위원장을 하면서 정비업체로부터 돈을 수천 만원을 받았다!”


의정부에서 함께 참석한 주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은 그동안 속아왔다는 것에 치솟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자리에서 나는 경기도 타 시군의 반대운동 활동가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반대투쟁이 격렬했던 군포 역세권지구 금정지구와 안양 만안지구의 주민들과 김헌위원장이 그들이었다. 군포 금정지구 주민들은 이미 4월에 주민공청회를 막아낸 전력이 있었다. 밀가루와 계란, 오물을 뿌리며 공청회를 무산시킨 경험을 이야기하는 군포주민들을 보면서 의정부 주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인지라 동병상련을 느꼈고 우리는 서로 반가워 명함을 건네며 지속적인 연대를 약속했다.


공청회에 함께 참석했던 의정부 뉴타운 대책위원회 노재경 총무는 그날의 인상이 강렬했다며 “다른 지역에서 이렇게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의정부는 그동안 너무 안일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분위기가 급작스럽게 고양되기 시작했다. 이 날을 계기로 우리의 주장은 뉴타운 ‘재검토’에서 뉴타운 ‘반대’로 전면 선회했다. 드디어 본격적인 반대투쟁이 시작되었다.


거꾸로 가는 의정부 시의회


주민들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는데 반해 의정부 시의회는 꾸준하게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뉴타운법’은 제9조 제3항에 지방의회가 뉴타운 사업에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자치단체장은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려면 그 내용을 14일 이상 주민에게 공람해야 하고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때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장이 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한다고 통지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의정부 시의회는 이 규정에 따라 10월 22일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 회의에서 의견서를 채택했다. 이 날 의견서 채택을 위한 발언 및 토론에서 특히 조남혁의원은 가능지역에서 가장 노후한 주택 사진까지 직접 가져와 보여주며 적극적으로 뉴타운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능지역의 경우 일반주택에 사람이 살지도 않고 방치되어 있어 성범죄 위험도 있으며 화재발생시 소방차도 들어오지 못하는 등 집도 노후하다”며 “뉴타운 빨리 해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지배적인 의견이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정부시 주택과장에게 “이제는 시기가 왔다. 정확히 해달라”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이후 의정부시의회는 10월 28일 본회의에서 의견서를 확정해 경기도 심의위원회에 제출했다. 몇 가지 보완책(지구별 용적율 상향조정, 공람률 저조 대책마련, 상가 및 세입자 대책 보완 등)을 마련해 뉴타운을 추진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11월 22일 강세창의원은 ‘금의·가능지구 재정비촉진계획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건의안’을 제안, 의원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 건의안은 “성공적인 뉴타운 사업이 가능하도록 국회, 국토해양부, 경기도의회, 경기도에 국고지원 등을 건의”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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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시의회의장과 면담하고 있는 뉴타운주민대책위원회


몇 마디의 의례적인 수사를 제외하면,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뉴타운 사업 추진과정의 문제점과 재검토 및 반대측 주민들의 요구는 대부분 묵살되었다. 13명의 의정부 시의원들 중에 그 누구 하나도 뉴타운사업추진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가능, 금의지구 주민들의 주거생존권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치게 될 뉴타운 사업에 대해 전문가들의 위험경고가 점점 커져가고 있었고 전국적으로 부작용이 속출하던 시기였다. 수도권 여기저기 주민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음에도 의정부시의원들은 나몰라라 눈을 감고 귀를 닫아 버렸다.


그리고 가장 손쉬운 방법, 뉴타운 사업으로 야기될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의정부시청과 경기도로 떠넘겼다. 이 근시안적인 의견서 제출은 결국 의정부시 가능지구와 금의지구 주민 수백 명을 2년 반 동안 피눈물 나는 뉴타운 반대투쟁으로 몰아넣게 된다.


“단 한명이라도 주민 편에 서서 제대로 일하는 진보적인 시의원이 있었더라면….” 10여년 진보정당운동을 하면서 의정부에서 진보정당 의원을 단 한 명도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이 때 만큼 속상했던 적은 없었다.


의견서가 제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주민들은 격분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대변해야 할 시 시의원들이 오히려 뉴타운 사업 추진을 청원하고 있는 것을 보며 “시의원들도 이제 더 이상 우리 편이 아니다”라는 배신감과 분노가 들끓었다. 이 분노는 주민들을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게 만들었다. 주민들은 ‘거리로 나가자’는 결심을 굳혔다.


10만 뉴타운 반대 거리서명을 시작하다.


거리에서의 첫 시작은 뉴타운 반대 서명운동이었다. 의정부시는 뉴타운계획안 수립을 위해 2008년 12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이 설문조사는 기껏 전체 주민의 20%도 채 되지 않는 주민을 대상으로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의정부시는 이 설문조사결과를 마치 전수조사를 한 것처럼 꾸미고 찬성의견이 더 많다고 과장해서 홍보를 했었다. 우리는 이에 맞서 10만 명 서명을 받자고 결의했다. 그리고 그 기세로 뉴타운 사업에 종지부를 찍자고 기세를 세웠다. 이러한 의미로 우리는 ‘뉴타운 전면재검토 촉구 10만 명 서명운동’ 발대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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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타운반대서명운동의 시작, 진보신당 의정부당협 유병두위원장과 주민대책위 노재경총무가 보인다.


서명운동은 가능 프라자 앞에서 시작되었다. 여기를 출발점으로 하여 이후 금오동과 가능동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서명을 받았다. 시작할 때에는 당원들 몇몇이 서명을 받으러 다녔지만 점차 지역주민들이 결합했다. 초기 뉴타운 설명회에 참석하셨던 분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해 주기 시작했다. 거리 서명운동을 계속 하면서 우리는 주민들 중에 뉴타운 반대활동에 적극적인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주민들이 서명운동에 결합해 주면서 거리서명은 점차 탄력이 붙었고 활발하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다. 김재환 어르신, 유경아 여사님, 김영환 선생님, 이옥자씨 등이 그 분들이다.


처음 의정부교회 설명회에 참석해서 이후 서명운동부터 뉴타운 반대투쟁 처음부터 끝까지 82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가장 앞장서서 열심히 싸워온 김재환 어르신이 그 때 상황을 이야기 해 주신다.


“김영환씨라고, 그 양반이 ‘노느니 염불한다구 밑져야 본전이라며 의정부교회를 가보자’구 그랬어. 뉴타운 집행부들이 그 교육인가 뭔가 한다고 해서. 가니까 웬걸, 나눠준 팜플렛을 보니까 내용자체가 개인소유로 되어 있는 집을 지들 떡장사 마음대로 한다는 거야. 시민들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놀랠 정도야. 이거 가만있어선 안 되겠다. 3~40년 고생한 거 하루아침에 엎어지겠다. 정말 이거 일찍이 내가 잘 왔다. 이래가지구 화요일마다 갔어. 그 때부터 나는 전도사 역할을 하자고 작정했어. 경로당에서 설명회 할 때랑 사거리, 약국 앞, 가능동 서명하는데 쫒아 댕겼지. 처음엔 유경아씨 그 여자분이 웬만한 남자들 댈 것두 아니야. 말도 없구 실천적으로 일허는 사람이지. 커피도 매일 끓여 오구. 이옥자씨 그 분도 열심히 했어. 처음엔 몇 명밖에 안됐어. 그게 처음 서명운동 한 거야. 정말 그 생각 하면 눈물이 절루 나요, 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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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순의 김재환 어르신은 본인이 직접 만든 피켓을 늘 문패처럼 여기며 뉴타운 반대 집회서명 때마다 갖고 다니셨다.


“주민들도 마찬가지야. 나이 많은 사람들이라 먹을 때 먹지 못하고 입을 때 입지 못하고, 근근이 아이들 교육시키면서 평생 뒷수발 다 하고, 나머지 갖고선 노후대책으로 달랑 집 밖에 없는데. 나두 12남매 막둥이였는데 군기피자라 젊었을 때 취직도 못해서 전방에 가서 겨우 영어 몇 마디 배워 갖구 이곳 의정부로 와서 미군들 상대로 27년 동안 음식장사를 한 거야. ’찹 하우스(chophouse)‘라고 간판달고. 그게 지금 살고 있는 집이야. 그래서 노후대책으로 집하나 겨우 갖고 있었어. 지은 지 14년 됐지. 법 아닌 법을 맨들어 가지구 소위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여당 야당 21명이 같이 뉴타운이라는 이상한 법을 맨들어 가지구 사유재산을 몰수한다는 거 아냐? 내용을 들은즉슨 놀랠만한 일이기 때문에 내가 밥만 먹구 집에만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가지구 뛰쳐나온 거야. 그 피켓도 내가 직접 만든 거야. 핵교 다닐 때 내가 재간이 많았어. 미술도 잘했구. 그래서 문패다 생각하고 만들어 집회 때마다 열심히 들고 다녔지.”


동네 주민들이 하나 둘씩 결합하고 열성적인 어르신들의 노력으로 서명운동도 점점 활기를 띠게 되었다. 상가주민들이 음료수도 건네주는 등 호응이 생기면서 서명운동은 확대되었다. 이 와중에 주민들 사이에서 운동을 계속하려면 사무실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급기야 가능8구역 주민 김정식씨가 무상으로 사무실을 내어주기도 했다.

구역별로 설명회도 꾸준히 진행했다. 설명회는 이의환 국장이 도맡았다. 의정부 금의 5구역 설명회를 할 때였다. 처음 노인정 분위기는 별로 좋지 않은 편이었는데 이의환 국장이 꽃동네 노인정에서 뉴타운 설명회를 하자 그 전까지 호의적이지 않았던 분들이 설명회 이후 뉴타운 반대 입장으로 급격히 돌아섰다. 처음에는 의아해하던 주민들이 뉴타운 설명을 들어가면서 점점 얼굴빛이 달라졌다. 동네 유지이자 자금동의 주민자치위원장이었던 이순섭 어르신과 과거 금신로 지하차도 비리문제로 의정부시 김문원 시장에 대항해 나와 함께 싸운 경험이 있었던 공주한약방 박봉식 원장님이 뉴타운 반대로 돌아선 것이 이 때였다. 두 분 어르신이 뉴타운 반대운동에 결합하게 되면서 ‘뉴타운 하면 집 날아간다’면서 홍보해 주신 덕분에 내가 살고 있는 꽃동네 주민들 중 상당수가 적극적으로 함께 나서주었다.


서명운동과 설명회를 병행하면서 가능지구 주민들도 활동에 대거 합류했다. 조직체계를 정비해야 할 때였다. ‘의정부뉴타운주민대책위’를 가능지구, 금의지구를 포괄하는 ‘의정부시 뉴타운반대 주민대책위원회’로 전면 전환하였다. 그동안 부위원장 역할을 했던 내가 상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금의지구 이진형 위원장이 생업과 활동여건상 앞장서서 법적 책임 등을 감수하며 전면에 나서기엔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고 본격적인 투쟁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책위원장을 맡아서 애써온 이진형 위원장은 금의지구위원장을 정책국장으로는 이의환, 총무로는 노재경씨를 선임했다. 온라인을 통한 공유와 소통 및 홍보도 본격화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의정부 뉴타운 반대대책위원회 까페도 활기를 띠어갔다.


당협에서는 지역의 진보 야3당 합동 기자회견도 했다.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3개 당이 함께 뉴타운 사업의 일방적 강행을 중단하라고 기자회견을 하며 지역에서 여론을 만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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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7일 시청기자실에서 열린 의정부지역 당시 진보야3당(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뉴타운 일방강행 규탄 기자회견


“70 평생 의정부시에서 하는 거 한 번도 반대한 적 없었어. 근데 이건 아냐!”


주민들을 직접 만나 뉴타운의 문제점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의정부시와의 대화도 계속 되었다. 비서실을 통해 의정부 시장에게 몇 차례 간담회를 요구했는데 일정이 잘 잡히지 않았다. 원만한 절차를 통해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주민대책위원회에서는 일단 시장실로 찾아갔다. 뉴타운에 대해 시장과 논의를 해야겠다고 요구했고 겨우 잠깐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일정상 시간을 내기 힘들다며 면담을 빨리 끝내자는 안병용 시장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안병용 시장은 “도시를 개발하다보면 좋은 쪽도 있지만 피해보는 쪽도 있다. 경전철도 처음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건설되지 않았는가? 가능동만 보면 답답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에 대해 이의환 국장이 “시장님, 도시개발해서 피해를 보고 불편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뉴타운은 집이 날아가는 겁니다”라고 반박했다. “피눈물 나는 사람들에게 피해보는 쪽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건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이의환 국장의 항의는 안병용 시장을 불편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면담 덕분인지 이후 의정부시는 주민과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11월 23일 의정부시의회 중회의실에서 정식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안병용 시장이 나왔고 유관 공무원들이 배석했다. 주민들은 뉴타운찬성 주민들도 참석하려고 하자 ‘이 자리는 반대하는 주민들이 마련한 자리이다. 너희들은 따로 면담일정을 잡아서 하라’며 면담장에서 쫓아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언론사에서도 기자가 취재를 나와 주었다.


안병용 시장은 “시의 발전이나 주민을 위해서 그래도 이로운 확률이 높다는 면에서 뉴타운 사업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법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화살이 상당히 많이 나갔다”며 뉴타운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시장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몇 몇 주민들이 흥분했고 간담회 분위기가 다소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이 때 어르신 한 분이 시장의 말을 중간에 끊고 뭐라고 하시며 시장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그러자 안병용 시장이 울그락불그락한 얼굴로 “내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뽑힌 민주당 시장인데 어디서 삿대질입니까? 지금 이 자리가 어떤 자립니까?”라고 버럭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배석한 공무원들이 만류를 해도 안병용 시장의 화는 누그러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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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3일 의정부시청 중회의실에서 안병용 시장과의 면담을 위해 대기 중인 주민들


이 장면을 보던 주민들은 기가 막혔다.


“시장이라는 사람이 아무리 화가 났기로 중간에 주민들에게 화를 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게 말이 되나?”

“도대체 시장은 시민들을 뭘로 보는 건가?”

“민주당 시장은 또 뭔가? 시장이면 시장이지 민주당 시장, 한나라당 시장이 있나? 의정부 시민들의 시장이 아닌가?”


주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주민들이 느낀 황당함이란 이루 설명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주민들은 안병용 시장에게 실망하였고 민관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접어야 했다. 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던 한 주민은 “내가 70 평생 의정부시에서 시키는 건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는데 이젠 아니다. 뉴타운은 반대할 거다. 앞으론 가만있지 않겠다”며 분노하셨다.


거리에서 주민들과 함께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의정부 시장도 시의원들도 어느 누구도 믿을 사람이 없었다. 주민들은 “이제 믿을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 길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뉴타운 반대 서명운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주민들과 간담회 당시 안병용 시장이 “몇 몇 사람들만 반대하고 대부분 주민들은 찬성여론인 것 같다”고 했던 것이 도화선이 되었다. 주민들은 “반대여론이 얼마나 많은지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을 했고 그것이 반대서명운동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었다. 안양 만안의 김헌 위원장은 수시로 의정부를 찾아 주민들에게 교육과 투쟁사례를 소개해 주었다. “뉴타운, 열심히 싸우면 확실히 막을 수 있다”는 김헌 위원장의 이야기는 주민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에 충분했다.


당시 의정부시는 12월 초에 공청회를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 공청회는 뉴타운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뉴타운 반대 입장의 주민들은 공청회 개최를 중단하고 절차를 다시 밟자고 요구해왔다.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높으니 사업성 재검토, 주민 설명회를 하고 주민의견수렴을 다시 해야 한다.”는 대책위원회의 요구는 묵살되었다.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도 문제지만, 공청회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요식행위라고는 하지만 공청회는 사실상 사업추진을 확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이었다. 뉴타운법의 구조에서 공청회는 사업진행의 최대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최초 뉴타운 도시계획이 공람되고 지방의회의 의견이 제시되면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공청회 이후 재정비촉진계획인 결정되는데 이 결정을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 고시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하지 않으면 사업이 무산된다. 사정에 따라 1년을 연기할 수 있는데, 의정부시의 입장에서는 사업진행을 위해 신속하게 공청회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공청회 전에 뉴타운 반대여론을 충분히 확산시켜야만 했다. 대책위원회는 가능2동 노인정에서 수차례 전체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리고 11월 29일 의정부시 행복로에서 ‘의정부시 뉴타운 반대 및 뉴타운 강행 의정부시장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이 규탄대회는 뉴타운 반대를 위해 의정부에서 최초로 개최된 대규모 집회였다. 각 구역의 열성주민들은 호된 추위에 언 손을 호호 불며 한명이라도 더 참석해야 한다며 집회 홍보 전단을 골목골목 열심히 붙이고 다녔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경비로 70만원씩이나 하는 방송차량도 불렀다. 금의지구, 가능지구 뉴타운 반대 주민들, 당원들과 지역 단체 회원 100여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의정부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도 한겨울 추위를 무릅쓰고 휠체어에 담요를 덮은 채 집회 맨 앞자리를 지키면서 뉴타운 반대투쟁에 나섰다. 경기도 타 지역의 뉴타운 반대대책위원회의 활동가들도 연대를 위해 달려왔다. 부천의 이옥경 위원장, 안양 김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홍희덕 국회의원과 각 지역의 대표자들이 연대사를 하면서 투쟁 분위기가 점점 고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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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2010년 겨울, 의정부 행복로 뉴타운 반대 집회사진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의정부 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 회원들의 눈물겨운 연대투쟁이 그것이다. 의정부 장차연 회원들은 의정부지역 뉴타운 반대투쟁의 전 과정에서 가장 열심히 결합하고 연대했던 분들이다. 의정부지역은 노동조합이나 시민사회단체들이 그리 많지 않았고 지역연대가 활발하다고 보기 어려운 곳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단체들은 당시만 해도 뉴타운 문제에 대해 별로 관심이 높지 않았다.


의정부장애인 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용란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뭐든지 연대를 열심히 해요. 조직기풍인 것 같아요. 오지랖이 넓은 거죠. 계산을 잘 하지 않아요. 제 생각으론 조직을 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연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봐요. 뉴타운도 그래서 한 거죠. 목 감사님도 있고요(나는 의정부 장차연 회계감사를 맡고 있어서 장차연 회원들이 목 감사라고 부른다). 그래서 뉴타운 반대투쟁도 열심히 연대했어요. 이경호 회장님과 저희들이 늘 집회랑 서명도 참여하고 시청에서 농성할 때 지원방문도 갔죠. 공청회에도 참석했어요. 그래서 뉴타운 어르신들이 항상 고마워하며 끌어안고 반가워해줬어요. 지금도 만나면 서로 무척 반가워해요.”


“무엇보다도 의정부장차연이 태동한 것은 박일수 대표님과 목 감사님 역할이 컸어요. 2008년 겨울이었죠. 11월 20일부터 의정부시청 앞에서 장애인콜택시와 활동보조인 제도 쟁취를 위해 열흘간 천막농성을 했어요. 그 때 의정부에서 처음으로 장애인들이 뭉쳤어요. 목 감사님과 박일수 열사도 만났구요. 그 투쟁을 승리한덴 두 분 역할이 컸죠. 저는 그 전에 여성장애인 모임에 참여했고 서울로 다니며 교육도 받고 차별을 없애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막연히 생각했었죠. 다가오는 12월 2일이 벌써 박일수 열사 4주기 추모식인데…. 박일수 열사는 의정부장차연이 만들어 진 것을 너무나 좋아하셨어요. 조용히 와서 컴퓨터도 사주고 활동가들 고생한다며 밥도 사주시곤 했죠. 대장암으로 암투병 끝에 시청 천막농성 다음해 돌아가셨지만 의정부에서 사시다가 재건축으로 잠시 동두천으로 이사 가서 사실 때도, 다시 의정부로 이사 와서도 늘 휠체어로 지역 곳곳을 누비며 일일이 이동권 조사를 했어요. 모니터 자료를 만들어 행정관청에 민원을 넣고 수 년 동안 홀로 외로이 싸워 오신 분이예요. 장애인들이 투쟁할 수 있는 조직이 만들어진 걸 너무나 좋아하셨는데….”


암투병 와중에서도 사과상자로 4상자나 되는 장애인 이동권 모니터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투쟁했던 박일수 열사의 삶은 나와 의정부 장차연 회원들의 가슴 속 깊이 지금까지 살아 있다. 그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장차연 활동가들은 연대활동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활동가들이 뉴타운 투쟁의 고비 고비마다 큰 힘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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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타운 반대 집회에 늘 휠체어를 타고와서 연대해준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


뉴타운 사업 철회를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우리들은 의정부 시내를 행진했다. 전날 당원들이 밤을 새워 만들어 준 피켓을 들고 시위대는 의정부 시청 앞까지 걸어갔다. 시청 앞에서는 뉴타운 재정비 촉진 계획안 찢기, 의정부 시장에게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런데 일이 어떻게 되려고 했는지 이때 마침 시청 정문이 열려 있었다. 주민들은 정문을 지나 시청으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과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주민들은 이를 물리쳤다. 그리고 주민들은 민원실로 들어갔다.


주민이 참여하는 민원투쟁


나는 시청으로 들어가면서 주민들에게 우리 모두 민원인이 되자고 했다. 바로 민원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민원투쟁이란 주민들이 직접 민원서류를 집단으로 들고 들어가 시청직원들에게 민원을 접수하는 것이다. 자신의 요구를 당당하게 적어 민원실에 접수하거나 요구하여 결국 행정관청을 귀찮게 하고 끊임없이 요구해 결국 들어 줄 수밖에 없게 만드는 투쟁방식이다.


민원실로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주민들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을 알려드렸다.


“우리는 의정부 시민이죠? 시민들은 누구나 시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요구하는 것을 한 장씩 써서 민원실에 접수해 볼까요? 한 줄로 서서 질서정연하게 해 봅시다.”


사실 이 민원투쟁은 과거 임대아파트 투쟁경험에서 가져온 것이다. 통상 우리는 ‘투쟁’ 하면1인 시위나 집회, 천막농성, 삭발, 단식 등 일련의 정해진 투쟁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편이다. 하지만 투쟁경험도 전무하고 연세가 많은 주민들을 그런 방식으로 투쟁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또 시청 문 앞에서 주민들을 가로막은 경찰이나 직원들을 몸싸움으로 헤쳐 나가기는 더더욱 불가능했다. 하지만 “민원실에 민원 접수하러 갑니다”라고 하면 웬만해선 누가 막아서질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 방식을 쓰게 된 것이었다.


평생 ‘관(官)’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며 살아온 주민들, 행정관청에서 하는 일은 결코 반대해 본 적이 없는 선량한 주민들, 그랬던 사람들이 행정관청을 상대로 민원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 보면 대단히 큰일이었다. 주민들은 민원서류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뉴타운 반대합니다. 하지 말아 주세요” 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불법 주차가 있어요”, “쓰레기가 쌓여 있어요” 등등 동네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내용을 민원양식에 천천히 채워 넣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민들이 정식으로 관공서에 민원을 제기하는 법, 그것이 접수되고, 관공서로부터 답변이 오고, 때로는 자신이 이야기했던 민원이 해결되는 것을 직접 겪는다. 이것은 주민들에게는 그동안 경험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성취감을 주었고 권리의식을 갖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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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시청 정문 앞에 모여앉아 민원투쟁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주민들


뉴타운 반대투쟁을 승리로 이끈 여러 요인이 있지만, 주민이 직접 민원을 제시하고 해결하는 주체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그 중에서도 커다란 힘이 되었다. 이 민원투쟁의 경험은 이후 뉴타운 반대투쟁에서 크고 작은 실천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면 뉴타운 찬성대책위원회의 불법 현수막을 철거해달라는 민원, 반대운동을 하는 주민들에 대한 협박을 민원으로 제기하게 되는 것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의정부시에 전화하고 혹은 자녀들을 통해 인터넷에 민원을 접수하고 시정요구를 하면서 때로는 항의도 하며 서슴없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다. 민원투쟁은 이렇듯 자발적인 투쟁의 열기를 이어가게 만드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이날의 대규모 집회 이후 의정부시는 뉴타운 반대운동 주민들과 집회 참가자들을 매도했다. 29일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의정부시는 “일부 단체의 조직적인 반대운동으로 주택소유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근거 없는 말이 뉴타운에 대한 올바른 정보접근이 다소 어려운 일부 주민과 노인층 사이에 떠돌고 있다”면서 반대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헛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로 몰아갔다. 게다가 “지구지정이 자동 실효되어 난개발, 투기세력에 의한 지분 쪼개기로 사업성이 저하되며 부동산 가격이 지구지정 이전으로 하락한다”는 허무맹랑한 자료를 내보냈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주민들의 갈등을 해소하고 올바른 사업방향을 설정해야 할 의정부시가 오히려 주민들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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