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공장 그리고 전교조 김동근 동지 해임
지난주부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말리는 점거투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울산이나 전주에 비해 조용한 아산공장 상황에 대해 궁금해 하실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일단, 울산 전주와 함께 점거농성을 시작하긴 했지만, 숫적으로 너무 열세라 첫날 16분 라인을 세운뒤부터
계속해서 경비용역에게 두들겨 맞으며 끌려나오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20여명이 넘는 동지들이 이빨이 깨지고 갈비뼈가 부러지고 중상을 입었습니다.
지난번 집회에서는 안병일 위원장님도 경비들에게 좀 당했습니다.
지역에서는 진보신당 포함 '비정규직없는 충남만들기 운동본부'를 구성해서 연대투쟁을 진행하고 있구요.
지난주부터 성희롱피해자를 징계해고한 사건과 맞물려 공장정문앞에서 출근 선전, 주간 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정규 조합원의 수가 워낙 밀리다 보니 울산이나 전주처럼 라인을 세우고 점거하진 못하고 있지만,
계속적인 투쟁이 비조합원과 정규직에게도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데, 천막농성 돌입 안건이 올라와 있어서 이번주중 본격적인 천막생활이 예상됩니다.
당원동지들 시간 나실때 전화주시고 들러주세요.
그리고 어제 22(월) 밤 7시에는 성환고 김동근 선생님을 해임한 교육청 교과부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천안역에서 열렸습니다. 상황은 오늘자 경향신문 1면 기사로 대신합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 잊을 수 없어 무상교육 내건 정당 기꺼이 후원”
22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송덕리 성환고교 강당.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이 날짜로 해임된 김동근 교사(49·영어)가 ‘마지막 조회’를 하고 있었다.
“30여년이 흘렀어도 어릴 적 그 아픈 기억을 절대 잊을 수 없었습니다. 때마침 무상교육을 정책으로 내건 정당이 있었습니다. 기꺼이 그 정당에 후원하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저처럼 수업료, 급식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는 ‘해임’이란 말을 할 때 목이 멘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민주노동당뿐만 아니라 음성꽃동네, 기아구호단체, 교육관련 학부모회, 장애인단체 등에도 후원을 했습니다. 만약 이런 후원이 부끄러운 일이었다면…. 혹여 누구를 해치는 일이었다면…. 전 여러분 몰래 도망치듯 학교를 떠나갔을 겁니다.”
그러나 의연함을 잃지 않고 제자들을 위해 달디단 한마디를 남겼다.
“힘들더라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외면하지 마세요. 돕고 싶은 마음을 꼭 실천하는 여러분이 되세요.”
30분간의 ‘마지막 조회’가 마무리되고, 연단에서 내려오는 선생님을 보며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이 흐느꼈다.
선생님이 담임을 맡고 있던 1학년6반 교실로 돌아왔다. 교실 게시판엔 ‘최강 꽃미남 동근쌤과 아이들 6반’이라는 글이 있었다.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해서 별명이 ‘정보석’인 선생님은 제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자. 마지막이다. 재연이, 혜란이, 다혜, 소희, 은혜, 수연, 미혜…. (학기도) 다 마치지 못하고…. 여러분 더 많이 이해하고 사랑했어야 하는데…. 너무 가슴 아프네.”
그리곤 제자들에게 장미 한 송이씩을 건넸다.
“엊그제 너희들이 나에게 종이 장미꽃 262송이를 접어 주었지. 함께한 262일을 꼭 기억하겠다고…. 나도 너희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장미꽃을 준비했어.”
제자들은 선생님과의 이별을 믿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했다.
“영어수업 정말 재미있었는데… 나쁜 일을 하신 것도 아닌데 왜 떠나야만 하는지….”(이슬비양)
“그동안 선생님한테 받기만 하고 해 드린 게 없어 너무 서운해요. 꼭 돌아오세요.”(정희남군)
“아무 잘못도 없는 선생님이 학교를 떠나야 하나요.”(박경현군)
떠나야 할 시간이 되자 반장(박경현군)이 일어났다.
“자, 우리 마지막으로 ‘차렷, 경례’ 하는 인사 말고, ‘우리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대신하자.”
제자들이 외쳤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나도 너희들 사랑한다.”
제자들은 2층 창문에서 선생님이 교문 밖으로 사라질 때까지 “사랑합니다”를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