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강원도에서도 관철된 기득권 정치의 탐욕
- 4인 선거구 쪼개기로 소수정당 씨 말리고 정치적 다양성 해쳐
강원도에서도 4인 선거구 쪼개기가 여지없이 관철되었다. 강원도의회는 어제(3/20) 제271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4인 선거구였던 춘천시 라 선거구를 2인 선거구 2개로 쪼개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지방선거는 사실상 여야 거대 양당인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놀이터였다. 광역의원 선거는 1인만 선출하다 보니 거대 양당이 독차지해왔고, 비례대표는 10%에 불과한 소수만 선출하기 때문에 역시 거대 양당의 독무대였다. 유일하게 기초의원선거구만 중대선거구를 채택하여 3~4인을 선출하는 선거구가 드물게 있었는데, 이번에 전국적으로 각 시도의회가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데 대동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강원도의회만 이런 게 아니다. 대전·경북·경기·부산·경남·대구·인천 시·도의회에 이어 서울도 어제 3·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갰다. 양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이 정치적 다양성 확보란 중대선거구제의 의미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득표보다 많은 의석을 가져가기 위한 기득권 정치의 탐욕을 전 국민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자유한국당의 후안무치와 더불어민주당의 표리부동에 대해서 개탄을 넘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한국당이야 원래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행태는 더 큰 분노를 사고 있다. 최근 공개된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에서는 비례성이 강화된 선거제도를 제안하고 있다. 민주당의 당론도 선거제도의 비례성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민주당 강원도당은 강원도의회의 4인 선거구 쪼개기가 자유한국당 주도로 이루어졌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인 곳에서는 여지없이 4인 선거구 쪼개기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이 다수당인 서울·대전·경기에서조차 4인 선거구 쪼개기에 앞장섰다. 경기도나 대전의 경우 민주당 광역의원이 절반을 넘는데도, 이들은 선거구획정위가 획정한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으로 쪼갰다. 경기도와 서울은 그나마 있던 것조차 없앴다. 서울은 가장 압권이다. 지난 11월의 서울시 선거구획정위의 제안은 4인 선거구가 33곳이었는데 7곳으로 축소되더니, 결국 서울시의회에서는 7곳으로 축소된 안마저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서 서울에는 4인 선거구를 하나도 없이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더욱이 서울시의회 해당 상임위는 문을 걸어 잠그고 안건을 통과시키는가 하면, 본회의에서는 항의하는 소수정당 의원들을 힘으로 끌어내리고 압도적 찬성으로 수정안을 가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기만적 행태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여성들의 폭로로 이슈가 된 #미투가 사회적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진보적인 인사라고 믿었던 사람들의 위선적 행태 때문이다. 거짓보다 위선이 더 가증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은 #미투에서 제대로 배워야 할 것이다.
2018년 3월 21일
노동당 강원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