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4일 신라대학교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규탄 기자회견
노동당 부산시당은 오늘 오전 11시 신라대학교 학교본부에서 있었던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하였습니다.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자가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투쟁에 적극 연대하겠습니다.
[기자회견문]
신라대는 청소노동자 집단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직접 고용하라!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이 2014년 이후 7년만에 절박한 심정으로 또다시 전면파업과 농성투쟁에 돌입하였다. 신라대가 청소노동자 51명을 2021년 2월 28일부로 전원 해고(용역업체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테에서 노동자들은 벼랑 끝 절박한 심정으로 투쟁에 나선 것이다.
참 서럽고 참혹한 시기이다. 청소노동자여서 서럽고, 비정규직이어서 참혹하다. 청소노동자로서 십수년을 대학을 위해 성실히 일해왔지만 소외와 차별은 해를 더해 극심해졌고, 급기야 51명 전원을 집단해고 하겠다고 한다. 지난 6년간 모든 요구를 포기해가며 기껏해야 8,720원짜리 최저임금의 삶이라도 살아가기 위한 바람이 이처럼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신라대학교 김충석 총장에게 묻는다. 왜 청소노동자들만이 예산절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왜 청소노동자의 노동만이 업무효율화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왜 책임과 희생은 청소노동자, 비정규직만의 몫인가? 당신의 노동과 우리의 노동은 과연 근본부터 다른 것인가?
대학은 더 이상 등록금 인상의 억제, 학령인구의 감소, 대학재정의 악화라는 핑계를 대지 마라. 2016년 기준 대학회계로부터 161억 원의 이월적립금을 쌓아 온 대학이 돈(예산)이 문제라면 용역의 일반관리비, 기업이윤, 부가세 등을 절감할 수 있는 직접고용이 가장 현명한 답이다.
신라대 전체 재정의 10% 정도만을 차지하는 대학 운영비 예산 중에서 극히 일부분인 청소용역의 예산을 삭감하여 더 이상 청소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청소용역노동자를 대학의 구성원,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일개 소모품으로 보고 있는 대학당국의 천박하고 잔인한 사고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교육기관임을 자처하는 사림대학 운영자들의 노동과 인간에 대한 가치와 철학의 부재가, 지성이라는 가면 뒤에서 자행되는 대학의 야만이 오늘 신라대학교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의 본질이다. 그런 이유로 당신은 이미 교육자가 아니다.
그러나 집단해고 사태의 발단이 어찌 대학만의 탓이겠는가? 국립대학 청소노동자들의 경우 직접고용이 완료되었거나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해 5조원에 달하는 국고가 투입되는 공공재로서의 사립대학은 어떤가?지금 신라대의 모습을 봐라. 도대체 언제까지 이 악순환을 반복할 셈인가? 더이상 사립대학 운영자들의 횡포와 야만을 방치하지 마라
코로나19시기 제일 먼저 길거리에 내쳐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중소영세,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지금 신라대의 모습을 봐라. 저임금으로 부려먹으면서 경영에 대한 책임과 희생은 제일먼저 청소노동자들에게 지운다.
신라대 청소노동자의 투쟁은 부산에서 코로나19 위기 속 비정규직 노동자의 상징적인 투쟁이자 국립이냐 사립이냐에 따라 희망과 절망으로 갈리는 양극단의 현실을 극복하는 투쟁이며 우리 노동의 가치를 바로 잡는 투쟁이다.
신라대 청소노동자의 집단해고 저지 투쟁이 이제 민주노총 부산본부의 투쟁임을 선포한다. 그리고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할 것임을 결의하며 신라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신라대학교는 청소노동자 집단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직접 고용하라.
2021. 2. 24.
민주노총 부산본부 /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