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9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마련 촉구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기자회견'
어제 노동당 부산시당은 CJ대한통운 사상터미널 앞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마련 촉구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기자회견'에 참석하였습니다. 인터넷 유통의 규모가 커지고,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시기가 닥쳤지만 택배노동자들은 윤택해지기는 커녕 노동을 착취당하고 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은 노동착취를 당장 중단하고, 노동부는 당장택배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마련 촉구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 발언문>
“아버지, 오늘은 어제보단 조금 늦을 거야”
돌아가신 고 김원종 노동자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남긴 마지막말입니다
아들은 보통 하루 16시간씩 일을 했습니다. 매일 새벽 6시 일어나 아침 7시부터 12시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아니 해서는안되는 분류작업을 겨우 마치고 배송을 출발했습니다 배송을 마무리하고 녹초가 되어 집에 도착하면 밤 10시였습니다.
그런 아들의 마지막말이 “아버지, 오늘은 어제보단 조금 늦을 거야”라는 말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겐 그말도 가슴아픈 말인데, 이제는 그말조차도 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남은건 아들의 휴대폰뿐입니다. 아버지는 그 휴대폰을 보며 슬퍼할 새도 없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아들이 숨을 거둘 때까지 ‘주인 잃은 전화’를대신 받았습니다. ‘왜 택배가 오지 않냐’는 고객들의 문의전화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택배기사인 아들이 운전대 앞에서의식을 잃어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다는 상황을 고객들에게 직접 전해야 했습니다. 아들이 죽던 그 날 아들이 배송해야했던 내역을 알고 싶어도 폰이 잠겨있어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오열했습니다. 아들아~ 아들아~
그런데 정작 그 일을 시키고 고객을 응대의 책임이 있는 CJ대한통운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아들의 그 마지막말도, 아버지의 그 안타까움도 CJ대한통운은 듣지 않고 있었습니다. 국민들 앞에서, 택배노동자들 앞에서 약속한 분류작업에 대한 조치도 꼼수만 부렸습니다. 고 김원종 노동자를 죽인자는 과연 누구입니까? 그 아버지가 그토록 오열하게 만든 자가누구입니까? 바로 CJ대한통운입니다.
고 김원종 노동자는 산재보험 처리도 안될 지경에 놓여있습니다. 노동자가 직접 신청해야 할 산재적용제외 신청서가 대필됐다는 의혹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살려고 일했는데 일하다 죽었습니다. 일하다 죽었는데 업무상사망보상이 되지 않아 일하다 죽은 것도 아니게 될 상황입니다.
아버지의 오열이 멈출 수가 없습니다
김원종 노동자가 죽어서도 눈을 감을 수가 없습니다
CJ대한통운은 고 김원종 노동자를 두 번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특수고용노동자를 법으로 지키지는 못할망정 사지로 내모는 노동부와 국회가 책임져야 합니다.
죽음의 기업 CJ대한통운은 더 이상 뒤에 숨지말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죽음의 노동법, 죽음의 산재법을 뜯어고쳐 노동자가 죽지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CJ대한통운은 국민 앞에, 아버지 앞에 무릎꿇고 사과하고 즉각 책임있는 조치를 시행하라!
노동부와 국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