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통합진보당의 '말 뒤집기' 국회등원을 개탄한다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 통합진보당은 임시국회 참여문제와 관련하여 "한미 FTA 발효 중단 절차 없이 어떤 이유로도 임시국회에 등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기 당의 원칙이라고 밝히면서, "민주통합당 내 일부 의원들의 (원내외) 병행투쟁론은 사실상 백기투항론"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이틀 뒤 민주통합당이 국회에 등원할 것을 결정했을 때 자신들이 공언했던 정치적 언사와 약속들을 망각한 '집단 기억상실증'이라 성토했던 사실을 평균적 기억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특히 통합진보당의 강기갑 원내대표는 "민주통합당의 등원 결정은 향후 야권연대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올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목숨 줄을 이어주는 등원은 국회를 야당의 투쟁공간이 아니라 또다시 예산안으로 야당의 발목을 잡은 정부여당의 놀이터가 될 것이고, 한미 FTA의 발효를 중단시키지 못한 국회 등원은 두고두고 우리의 주권을 예속하고 서민들의 미래를 저당 잡히는 데 일조했다는 낙인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규탄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그런데 오늘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당의 등원 결정에 대해 브리핑하는 강 원내대표는 바로 닷새 전에 자신이 민주통합당에 날선 비판을 퍼부었던 사실을 까맣게 잊은 것 같았다. 자신들의 등원 결정조차 모두 한나라당의 책임으로 돌리는 그의 장황한 모두 발언을 들으면서는 차라리 제1야당의 책임론을 들먹이며 등원을 결정하던 민주통합당의 변명이 차라리 담백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강 원내대표와 통합진보당에 묻고 싶다. 한미 FTA라는 중대사안을 두고 민주통합당과 5일이라는 시차로 '소수야당의 한계'를 운운하고 '총선심판론'을 내세우며 등원을 결정해야 한다면 앞으로 다른 어떤 문제라도 자신들의 세운 원칙을 내던지지 않고 의연한 모습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어쩌면 이것은 앞으로 목격하게 될 통합진보당의 행보에 대한 예고편이 아닐지, 이럴 바엔 차라리 두 당이 내친 김에 '원샷통합'이라도 하는 것이 국민들을 덜 헷갈리게 하는 길이 아닐까 신중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우리는 통합진보당이 오늘 보여준 모습을 잊지 않을 것이다.
2011년 12월 29일
진보신당 대변인 문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