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께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어느 선거보다 뜨거웠던 6월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세상은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우리로선 소중한 성과들을 이번 선거과정에서 얻었습니다.
부산과 서울, 경산, 고양과 대구등지에서 우리는 과거 진보정당운동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롭고 힘찬 전진을 이뤄내었습니다. 한편으론 진보신당의 소중한 성과이고 다른 한편으론 20여년에 걸친 진보정당운동의 축적된 힘이 만들어낸 결과라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어려운 조건에서 이처럼 빛난 성과를 낸 것은 당원 여러분의 열정과 일선에서 고생한 후보들의 노력의 산물입니다. 당 대표로서 머리숙여 고마움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선거결과를 승리로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생존조건인 정당득표율을 간신히 3%이상 올리긴 했지만 애초에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달성하려 했던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는데 실패했습니다. 동시에 선거방침과 관련하여 빚어진 당내 혼선과 일부후보들의 파행은 당조직과 당원들에게 심대한 충격과 혼란을 야기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과 정치적 책임은 그간 당을 이끌었던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있으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운동이고 정치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엄정한 선거평가와 당 정체성의 재확립 및 중장기적 발전전략의 수립이라는 중차대한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당내 통합성을 제고하고 당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키는 과정이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동시에 진보신당이 출발했던 정신과 초심을 더욱 구체화하고 현실적인 힘을 갖는 노선으로 벼려내야 할 것입니다.
당장 정치적 책임을 지고 용퇴해야 마땅하지만 저와 대표단은 당원 여러분의 총의를 모아 당이 직면한 중요한 과제들을 책임있게 매듭짓는 일이 현 대표단의 마지막 임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6월 전국위원회에서부터 선거평가와 발전전략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이후 전 당원들이 참여하는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당대회에서 당면 과제들이 해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진보신당은 아직 역사가 짧고 화학적 통합성도 부족하고 갖추지 못한 분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진보신당은 한국진보정치의 소중한 희망이고 자산입니다. 저는 지치지 않았고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여리고 푸른 떡잎처럼 진보신당은 자신이 갖추어야 할 모습을 아직 다 갖추지 못한 상태이지만 애정으로 키워내야 할 진보정치의 소중한 싹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의 어려움은 전화위복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당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당대표로서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2010년 6월 10일
진보신당 대표 노 회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