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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캐리어 공장 입구에 조양진 캐리어 정치위원장이 미리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 당원들은 거의 비슷한 시각에 도착을 하였다.


김 승 부위원장은 막걸리와 콜라 그리고 음료수와 닭 튀김 등을 사서 자동차에 가득 실고 나타났다. 함께 가져온 짐을 들고 노조 사무실에 들어서니 정투위 동지들과 간부 동지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늦었지만 새해 인사를 나누고 우선 사람 좋게 생기고 착하게만 보이는 수석부지회장과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문 감독을 소개하고 동지들께 작은 힘이 될까 싶어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다는 등의 방문 취지를 전하고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교선실장 병문안을 갔다던 지회장 동지가 들어왔다. 역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문 감독을 소개 하였더니 그렇지 않아도 어제 조양진 동지로부터 보고를 받고 무척 기대를 하고 있었다며 반갑게 맞이한다. 지회장이나 수석부지회장 모두 야구광이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정투위 동지들이 회의실로 속속 모여들었고 시작을 해도 무방하다는 사무국장의 사인을 받고 회의실로 우리 일행이 들어섰다,


약속한 대로 내가 먼저 문 감독을 동지들께 소개를 하였다. 우선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투쟁하는 캐리어 동지들께 작은 힘이라도 될까 싶어 이렇게 귀중한 시간을 내어 모시게 되었다는 말과 함께 88년 한국시리즈 MVP에 빛나는 프로야구 당시 최고 스타이며 지금은 동강대학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야구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문희수 감독을 여러분들의 뜨거운 박수로 모시겠다고 하닌 동지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문 감독은 다소 쑥tm러운 듯 얼굴색이 붉게 상기되며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한다.


나는 문 감독에게 자리에 앉아서 차분하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을 것을 권유 하였으나 문 감독은 평생을 서서하는 운동만을 해왔기에 서서 이야기 하는 것이 더욱 편하다고 하면서 재치 있게 받아 넘긴다. 약간은 홍조를 띤 얼굴색을 하면서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나는 문 감독이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큰 경기를 해 본 경험자이기에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갈 것으로 생각을 하였는데 의외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난생 처음 투쟁하는 해고 노동자들 앞에 서기가 부담스러웠는가 보다.




문 감독은 해고자들의 아픔을 본인의 직접 경험을 담아서 이야기 한다. 본인도 어느날 갑자기 구단측 관계자로부터 전화 한 통화로 다음날 짐을 싸라는 통보를 받고 많이 울기도 하였고 한 동안 방황을 하였다고 한다. 선수로 12년 코치로 8년 합계 20년을 해태와 기아에서 단 한번도 타 구단으로 가본적도 없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어떠한 마음의 준비도 없었던 상황인데 갑자기 전화 한통화로 야구를 그만 둔다는 생각에 서러움이 북받쳐 상당 기간 동안 방황을 하였다는 것이다.

더 서운한 것은 구단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사전에 어떤 언질도 없었고 심지어 차 한잔 하자며 당신이 이러저러하니 이제 우리 구단에서 떠나 줬으면 한다는 상세한 이야기조차 없이 무조건 사물함을 빼주라는 것에 분노를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여기 앉아 있는 여러분들은 조금은 나은 것 아니냐? 어떻든 40명의 해고자들이 똘똘 뭉쳐 싸울 수라도 있지만 나는 달랑 혼자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내가 보기에는 여러분들이 똘똘 뭉쳐서 끝까지 투쟁을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힘내서 열심히 싸워서 꼭 현장으로 복귀하길 바란다는 등의 이야기와 또 진보신당 입당 배경에 대해서는 문 감독 본인은 정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다만 김 승부위원장이 절친한 친구로 진보신당에서 주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고 하면서 입당을 권유하여 진보신당 당원이 되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 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하겠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맺는다. 사실 조합원들은 대부분 질문에 그리 익숙하지 않다. 약 몇 초 간 어색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지회장 동지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가면서 질문을 유도한다.


이 간담회가 끝나면 저녁 식사도 같이 하면서 조합원들과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 라는 발언이 끝나자마자 질문 보따리도 풀린다. 이호성 선수 관련 질문이다. 유명했던 선수가 어찌 그런 불행한 일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문 감독의 답은 단호했다. 이호성이가 살인을 할 사람은 절대 아니다. 개인적으로 초, 중, 고, 2년 후배이고 한 구단에서 같이 야구를 했던 사람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은퇴 후 사업을 확장해 가는 과정에 순천에 스크린 경마장 사업에 진출하던 중에 많은 손실을 입게 되면서 생긴 일이다. 절대 이호성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답변은 단호했다.


또 기아에서 코치직을 떠난 뒤 야구장에 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간적이 없다. 왜냐면 다 아는 선수들이고 코치들인데 마주 하기가 두려웠다. 코치 시절엔 무등경기장 야구장이 바로 보이는 아파트에 살았다. 근데 어느날 갑자기 그 아파트에 입주한지 4개월 만에 해고 통보를 받고 도저히 그대로 살 수가 없어서 집을 이사를 하였다. 창문만 열면 뻔히 보이는 선수들을 볼 수가 없어서 동림동으로 이사를 하였다. 그 정도로 야구장에 나설 용기도 없었던 것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 벌써 정투위 동지들이 퇴근 선전전 준비를 한다. 정문 앞에서 매일 출. 퇴근 선전전을 진행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일상적인 투쟁이다. 사회자는 문희수 감독이 지지 방문을 하였다는 멘트를 날리고 있다. 세찬 바람과 눈발이 날리는 시각 산자들 중 어떤이는 퇴근을 하고 어떤이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다. 문 감독을 비롯한 우리 당원이 함께 지회장 옆에 나란히 서서 퇴근 선전전에 참여를 하였다. 문 감독에게는 생소한 일일 것이다. 노동가에 맞춰 박수를 치기도 하고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나는 김 승 부위원장에게 살짝 다가가 문 감독에게 너무 가혹한 것을 시킨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김 승 부위원장은 약간 가혹한 것 같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에 어색하지만 잘 따라 주었다.


퇴근 선전전을 끝낸 후 잠시 휴식이다. 후복부장은 정투위 동지들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회장은 시원한 매생이국을 끓이고 있으니 저녁 먹고 가라고 한다. 우리는 흔쾌히 함께 저녁식사까지 하면서 조합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맛있게 끓인 매생이국과 김치 그리고 오이무침으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정투위 동지들의 농성장에 들러 잠시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문 감독의 동지들께 힘 내라는 친필 싸인도 하고 노조 간부들께 마무리 인사를 하고 공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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