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첫 진보구청장 2명 나왔다
인천 민노 조택상·배진교 당선 ‘야권단일화의 힘’
민노 윤종오 ‘진보1번지’ 울산북구 탈환
■ 인천 동구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진보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됐다. 인천 동구청장에 범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한 민주노동당 조택상(51) 당선자는 한나라당 이흥수(50) 후보와 무소속 이환섭(60)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지역에 있는 현대제철 노조위원장 출신인 조 후보는 “민주노동당만의 승리가 아니라 범야권 단일화를 이룬 민주당의 승리이자 국민참여당의 승리이며 26개 시민단체의 승리”라며 “범야권의 힘으로 새로운 동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13만명이 살던 동구가 지금은 7만7천명으로 줄고 인천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바뀌어 떠나고 싶은 곳이 되었다”며 “살고 싶은 동구, 살기 좋은 동구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 인천 남동구 인천 남동구에서도 민주노동당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됐다. 남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한 민주노동당 배진교(41) 후보는 한나라당 최병덕(53) 후보를 여유있게 앞섰다. 남동구는 한나라당 출신이 구청장에 내리 3번 당선될 정도로 인천에서도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어서 배 후보의 당선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민주당, 민노당, 국민참여당 등 이 지역 야 3당은 지방선거에서 정책을 연합하고 범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우기로 합의하고 배 후보를 범야권 단일후보로 결정했다.
배 후보는 “엠비 정권에 대한 심판과 함께 한나라당 출신 구청장 10년 동안 발전되지 않은 데 대한 구민들의 준엄한 심판인 것 같다”며 “오르지 주민만을 두려워하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 울산 북구 민주노동당 윤종오(47) 북구청장 당선자는 한나라당 류재건(49) 후보를 누르고 4년 만에 진보 1번지 울산 북구에 다시 깃발을 꽂았다. 앞서 울산의 광역시 승격으로 1997년 북구가 신설된 뒤 치러진 두 차례 선거에서 진보후보와 민주노동당 후보가 연거푸 당선됐으나 2006년엔 한나라당 강석구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윤 당선자는 “북구에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도록 문화와 복지가 넘쳐나는 북구로 디자인하겠다”며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를 대접하고 고용안정과 일자리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본선보다 더 어렵다는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잇따라 이겼다. 1차 여론조사 경선에서 무소속 이상범 전 북구청장을 이긴 데 이어, 2차 경선에서 진보신당의 김광식 후보를 꺾으며 인지도와 지지도를 높였다. 여기에 한나라당 류 후보가 지역 언론사가 벌인 여론조사와 관련해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벌금 500만원)을 받자, 류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재선거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부각시킨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한겨레 2010-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