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노동운동 탄압하는 손배가압류 폐지하라!
- 노동자와 가족의 삶까지 빼앗는 악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3조(손해배상청구의 제한)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는 노동쟁의가 벌어질 때마다 손배가압류로 협박하거나 실제로 엄청난 금액을 청구하여 투쟁을 못하게 만들고 있다.
2016년 8월 현재 국가와 사용자가 민주노총 소속 20개 노조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규모는 57건에 1,521억 원에 달한다. 가압류한 금액은 145억 원이다. 실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2009년 쌍용자동차가 3천여 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했을 당시 사망한 28명 중 상당수가 손배가압류 압박에 따른 것이었다. 손배가압류는 이렇게 노동자와 그 가족의 목숨을 빼앗는다.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또는 노동조합의 쟁의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권과 자본은 노동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를 남발하고 있다. IMF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 당시 손배가압류가 시작됐고 이에 항의해 2003년 1월 9일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가 분신하면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그 이후 20여 년간 자본과 정권은 손배가압류를 노동운동탄압의 주요수단으로 활용해 오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4조(정당행위)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정당한 행위에 적용된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해석되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두어 ‘정당한 행위’를 통한 쟁의행위만 손해배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형법 제20조(정당행위)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당한 쟁의행위조차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정당한 행위를 정당하지 않은 행위로 만들어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법원을 자본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작년에 야당에 의해 발의된 소위 ‘노란봉투법’은 손해배상을 청구를 금지하되 부득이한 경우로 한정하고 청구액에 상한제를 두자는 것인데 이 역시 법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이 할 일이 없어 단체교섭을 신청하고 쟁의행위를 하겠는가? 이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빼앗긴 권리를 찾기 위해서다. 장시간 노동과 산업재해, 임금삭감과 노동조건 개악 그리고 정리해고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이 정당하지 않다면 결국 자본에 종속된 임금노예노동자로 살아가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 국가와 자본의 손배가압류 청구가 노동자는 물론 그 가족의 삶까지 파괴한다.
(2017.1.12.목, 평등생태평화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