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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30년 이상 노후 핵발전소 즉각 폐쇄하라!

- 3/28 고리 4호기 냉각재 누설 사고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3 28일 새벽 5 11분 고리원전 4호기의 냉각재가 과다 누설되어 원자로를 수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오전 11 54분에는 “12 00분부터 외부로 증기가 배출될 예정이오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주민들에게 통보했다.  

 

이날 발생한냉각재 누설은 원자로의 증기발생기 밸브에 이상이 생겨 안전상에 심각한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큰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안전한 상태이며 방사능 유출은 없다고만 발표하고, 자세한 상황을 공유하지 않았다. 306리터의 냉각재가 누설되어 수동 정지될 때까지 약 5시간 동안의 상황은 현재까지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 비정상적인 증기 방출이 있었는데 겨우 6분 전에야 주민들에게 알렸다. 만약의 경우 아주 적은 양이라도 방사능 유출이 있었다면 무방비 상태의 주민들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사고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27일 오후 2 40분에는 경주 월성 4호기 연료 장전을 위해 새 연료봉을 옮기던 중 핵연료 다발 23.7kg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사고가 있었다. 한수원은 사용전 핵연료여서 방사선 영향은 없고 중수로 연료이기에 수작업이 가능할 정도로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월성원자력본부는 8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이 사건을 발표했고, 사고 등급도 가장 가벼운 ‘0등급으로 분류했다.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드러내는 지나치게 안이한 태도다.

 

핵연료봉의 이송 과정은 매우 치밀하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방사능 유출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09년에 월성 1호기 핵연료 교체과정에서 이송장비의 오작동으로 핵연료봉 다발(37개 연료봉 묶음)이 파손되어 2개의 연료봉이 연료방출실 바닥과 수조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 당시에도 한수원은 바로 규제 당국에 보고하지 않아서, 당시 월성 1호기의 사고 고장 발생 현황은 0건으로 기록되었다. 이 사건은 4년 뒤인 2013 8월에야 알려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기술원이라는 감시와 규제 기관은 허울뿐이다. 안전 관리와 대책 마련이라는 말은 그저 책임 회피용 멘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명백해졌다.

 

온 국민을 슬픔과 절망에 빠뜨린 세월호가 1,070여 일이 지나서야 바다 위로 떠올랐다. 이 사고는 우리 사회가 총체적으로 안전과 재난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책임감도, 대응력도 없다는 것을 뼈아프게 드러내 주었다.

 

핵사고는 아주 작은 사고라도 치명적인 방사능 유출과 관련될 수밖에 없다. 또한 사고가 나면 결코 되돌릴 수 없다. 핵사고 인근 최소 30킬로 지역이 죽음의 땅이 될 뿐 아니라 최소한 3대 이상에 걸쳐 유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제 탈핵을 위한 결단과 실행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

 

30년 이상 가동한 노후 핵발전소의 즉각 폐쇄를 주장한다.

신고리 4호기부터 모든 신규 핵발전소를 백지화해야 한다.

지금 당장 탈핵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모든 핵발전소에 대해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폐쇄와 가동 중단과 보수 공사 등을 결정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지금 이곳이 후쿠시마라는 생각으로 결단해야 할 때이다.

 

(2017.3.29.,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부대표 이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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