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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4일 논평.jpg


미얀마 민중들의 민주화 투쟁에 연대와 찬사의 마음을 전한다.

- 민중의 투쟁으로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길


어제(3일)는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미얀마 민중들이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다. 유엔(UN)은 3일(현지 시각) 군부가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가해 3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는 군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으로 지난달 28일 최소 18명의 시민이 숨졌고, 그 이전에도 3명이 시위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쿠데타 발생 이후 이날까지 사망자 수를 합치면 최소 59명이라고 한다.

유엔을 비롯해서 미국과 유럽의 서방국가들 역시 미얀마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들도 지난 2일 미얀마 사태 해법을 찾기 위한 화상회의를 열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치 지도자 석방을 촉구했다.

내정 불간섭을 기본 원칙으로 삼는 아세안이기 때문에 군부에 대한 이례적인 압박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데 실패했으며 실질적인 해법은 없었다.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후 발표된 성명은 모든 회원국이 동의한 '공동' 성명보다 격이 낮은 '의장' 성명이었으며, 최종 성명에서 일부 국가는 미얀마 군부를 향해 강한 어조를 구사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성명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를 비롯한 모든 당사자가 건설적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법을 찾을 것을 촉구하는 정도에 그쳤다.

아세안 각국 스스로 군주제, 일당독재 등 비민주적인 통치체제가 견고한 나라가 많고, 태국 등 민주화의 진통을 겪는 나라가 많아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미얀마 군부가 국영방송을 통해 "전날 회의 덕에 (미얀마에 대한) 아세안의 견해가 달라졌다"며, 쿠데타를 미화하는데 역이용 당하기만 했다.

미얀마 민중들은 쿠데타에 대한 투쟁의 초기부터 SNS 등을 이용하여 세계 각국의 지지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세계 각국에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요청하고, 미국 등 서방 국가는 군부와 관련 있는 기업 등에 대한 추가제재를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와 최대의 교역상대국인 아세안과 중국 등이 실질적 제재에 소극적이어서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방 국가의 미얀마에 대한 개입 역시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이 다분해서 미얀마 민중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민주화 지지에 따른 응분의 댓가를 요구하는 등 외세에 대한 의존은 결국 제국주의적 간섭을 불러올 것이 확실하다.

오히려 ‘밀크티 동맹’이라 불리는 홍콩, 대만, 태국 등 아시아의 젊은 민주화 지지층이 미얀마 시민들의 가장 강력한 우군이라는 평가가 있다. 한국에서도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업을 아시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화투쟁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등 연대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제적인 연대가 소중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한계는 뚜렷하다. 어디까지나 미얀마 민중들의 주체적인 힘으로 이 역경을 극복하는 중심을 제대로 세울 때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다. 민주화 투쟁 과정은 미얀마 민중들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살아있는 학교이며, 역사의 물길을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만들어가는 거대한 동력이다.

한국 역시 형식적인 절차적 민주주의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지만 재벌 등 기득권의 지배력이 강고하고,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 등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실종되는 등 실질적 민주주의를 진척시키는데 애를 먹고 있다. 과거의 민주화 세력이 이제와서는 오히려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하는 등 80년대 민주화 투쟁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동당 역시 미얀마 민중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사회에서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는 미얀마 민중들의 헌신적인 투쟁에 연대와 찬사의 마음을 전한다. 더 넓고 깊은 민주주의의 물길을 내기를 기원한다.

2021.03.04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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