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 나도원] 다른 정치는 우리 삶에서, 새로운 정치는 우리 이야기로
다른 정치는 우리 삶에서, 새로운 정치는 우리 이야기로
- 생기 있는 좌파정치, 하나 되는 경기도당 -
오남리, 20년째 살고 있는 마을의 이름입니다. 몇 되지 않던 아파트 단지가 점점 많아지는 모습, 좁은 도로가 넓어지고 많은 자동차로 붐벼가는 모습, 아름다운 산을 깎고 기괴한 골프장이 들어서는 모습, 한적하던 저수지에 산책로와 사람들의 행렬이 길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왔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도로 하나 사이로 옛 마을 풍경이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아침마다 동고비, 박새, 직박구리처럼 온갖 새들의 소리가 늦잠을 훼방부리고 있습니다. 천마산과 철마산을 오가며 많은 생명체들과도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당 활동을 시작한 곳, 처음 당원동지들을 만나기 시작한 곳도 여기입니다. 오늘도 새소리에 눈을 뜨고 매미 소리와 예초기 소리를 함께 들으며 이 글을 씁니다.
천마산에서 만난 나비
우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어디에서 출발해야 합니까
노동당으로 재창당한 이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겨울 당직선거와 여름 당대회가 이어졌습니다. 당직선거 직후에 이미 안타까운 상황이 올해 안에 벌어질 것으로 생각했기에 지난겨울에도 장기 비전을 위해 당을 혁신하자고 호소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예상대로였습니다. 경향성을 파악하면 결과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미래 역시 경향성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경향은 어떻습니까? 지금 고민하고 점검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러니까 당대회 이후 대표단이 사퇴하고 다시 당직선거를 앞두게 되자 어떤 분들이 제 생각을 궁금해 하셨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다시 기수가 되라고 권하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표 선거에 다시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당원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의 얼굴에 걸맞은, 새로운 영역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는, 노동당의 미래를 새로이 열어갈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노동당에는 더 훌륭한 동지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나라도…’라는 생각을 할지언정 ‘나만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모든 당직에서도 물러나 한숨 돌리면서 밀린 숙제들을 마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지역의 책임자들도 사퇴와 탈당을 감행하여 일부 임원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제가 운영위원을 맡고 있던 당협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하여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선거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고민에 빠졌습니다. 반평생 가까이 살아온 동네, 처음으로 당원들을 만난 곳, 이곳에 가져왔던 부채감과 책임감이 송구하게도 ‘그렇다면 나라도…’라는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
20년을 살아보니 경기도는 구심이 없는, 어쩌면 구심을 빼앗긴 방사형 광역지역입니다. 모이기도 힘들고 힘과 자원을 집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역발상입니다. 바로 그렇기에 가능성도 크지 않을까요? 나아가 구심의 부재, 조직의 난점, 흩어진 세대와 다양한 관심사가 한국사회 좌파정당의 숙제라고 한다면, 경기도야말로 시험대입니다.
그동안 많은 당직을 맡았습니다. 당 바깥에서는 문화산업과 예술정책의 비판자로, 그리고 ‘예술인도 노동자다’라는 의제를 던진 예술인소셜유니온의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험과 성과 그리고 네트워크를 지역에 결합시키는 것이 소임이 아닐까 하는 고민이 곧 찾아왔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규모에 걸맞은 위상과 활동, 정치적 발언권과 실력을 갖춘 경기도당에 일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고자 합니다. 착실히 일할 생각입니다.
오남저수지 오리식구
생기 있는 좌파정치, 하나 되는 경기도당
한적한 시골 저수지였다가 지금은 널찍한 공원으로 변한 오남저수지에는 커다란 둑이 있습니다.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거나 하는 날이면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물론 둑이 무너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요. 자주 오가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견고한 둑을 갖지 못한 정당은 어떻게 보수해야 할까? 어릴 적에 물과 흙장난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안쪽에 진흙을 가져다 바르는 임시방편으로는 둑을 지킬 수 없습니다. 먼저 바깥쪽을 큰 돌 하나로 막아놓고 안팎에 흙을 보태며 키워가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정치하는 노동당과 경기도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의제를 통하여 새로운 주체를 세우는 정치, 대담한 정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체계와 제도를 정비하여 ‘혁신하는 노동당과 경기도당’이 되어야 합니다. 이 모든 작업은 당원들이 함께 해나가는 ‘소통하는 노동당과 경기도당’일 때에 가능합니다.
바라는 바는 조직을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제대로 정치하는 노동당과 경기도당입니다. ‘우리가 다수다, 세상을 바꾸자!’라고 말할 것입니다. 또한 추진해본 적 없는 작은 실험들을 위한 실험실이 아니라, 충분한 경험과 분명한 확신 그리고 결과에 따르는 책임을 전제로 한 실현을 말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전제들이 없는 실험은 모험이며, 실현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명확한 지향이 있어야 비로소 실험이 가능합니다. 노동당과 경기도당은 실험실이 아니라 실현의 장이 될 것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어도 얼굴을, 눈을 가릴 수는 있습니다. 전자는 자본권력이, 후자는 정치권력이 주로 쓰는 방식입니다. 거미줄처럼 촘촘하여 하루살이들은 다 잡아채면서도 멧돼지는 그냥 통과시켜버리고 있습니다. 그것이 한국의 법망입니다. 우리의 구상은 이 나쁜 틀을 깨기 위한 준비입니다. 2016년 총선은 선도적인 의제를 세상에 던지고, 새로운 주체와 인재를 발굴함으로써 정치적 가능성을 얻기 위한 준비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토대를 착실히 구축할 것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의미 있게 돌파할 수 있다면, 2020년 총선을 결정적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합니다.
다른 정치는 우리 삶에서, 새로운 정치는 우리 이야기로
세상에는 여전히 말해지지 못한 채 불러내주길 기다리는 소망들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 안 해본 일이 거의 없습니다. 10년 가까이 가난한 음악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편의점, 주점, 식당, 공사장, 방송국, 음악카페 등지에서 온갖 일들을 해봤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하여 밤마다 악보와 씨름했고, 어두운 지하공연장에서 연주했습니다. 세상은 쉽지 않았고, 음악의 길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의 활동은 어쩌면 또 다른 ‘나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헤어짐이 아니라 ‘나들’의 만남을 노래해야 합니다. 노동과 녹색의 만남, 생활과 정치의 만남, 지역과 예술의 만남입니다. 하나를 강화하고 중심을 세운 이후에 다른 하나를 더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가 이미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늦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이 글을 읽고 있는 동안, 그만큼 더 늦어지고 있습니다.
동지들, 다시 시동을 걸어봅시다.
시대가 원하는 당에게 절실한, 생기 있는 좌파정치를
우리가 손잡고 발걸음 맞추어, 하나 되는 경기도당에서부터 만들어냅시다.
동지들, 다시 노래를 불러봅시다.
다른 정치는 우리 삶에서
새로운 정치는 우리 이야기로!
2015년 8월 20일
오남리에서
함께 가실래요?
나도원
현) 예술인소셜유니온 공동위원장
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위원
전) 노동당 제6기 당대표 후보
전)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중앙집행위원
전) 노동당 부문위원회 합동운영위원회 의장
전) 노동당 장기성장전략위원회 위원
전) 노동당 경기 구리남양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 비상대책위원장
전) 진보신당․노동당 제3기 전국위원
전) 진보신당 제2기 대의원
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예술인복지재단 사업평가․자문․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