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의 청년노동정책을 묻는 토론회에 참가했습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에서 주관한 각 정당의 청년노동 정책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여러 정당에서 지금까지 내놓은 청년정책은 인턴제, 청년우선 채용 등이었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청년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청년의 문제만이 아닌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토론회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아래에 적어봤습니다.
얼마전 있었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현재 청년노동의 현실을 보여주었던 사고였습니다, 인천과 부천에서 휴대폰 부품공장에서 일어난 20대 여성의 실명사고도 있었습니다. 또한 뉴스에서 배달알바를 하다가 목숨을 잃는 어이없는 일도 우리 주변에서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청년문제, 청년의 노동, 청년 실업이 사회 문제가 된지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 학자금대출로 대학생들이 사회 진출 이전부터 빚더미에 앉은지도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이미 청년 일자리 문제는 이미 구조적인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과거에는 저임금이고 열악한 노동을 단기간에 경험하고 쉽게 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던 반면 현재는 일자리가 없습니다. 2016년 청년실업율은 역대 최고인 12.5%를 기록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사실상의 실업자, 즉 비자발적 비정규직이나 쉬면서 취업준비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들을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34.2%까지 치솟는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학졸업이나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알바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고 그 기간 역시 길어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 OECD 국가 중 가장 근속연수가 짧은 초단기 근속의 나라입니다. 평균 근속년수가 5.8년, 근속연수 1년 미만 노동자가 임금노동자의 30.6%에 이릅니다.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들고 시간제 노동의 증가와 함께 짧게 일하는 일, 알바노동을 계속 반복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청년노동은 저임금, 장시간노동, 위험노동, 장기화가 일상입니다.
청년은 경제적 기반이 없는 사람들,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한 사람들, 그래서 주어진 자리라고는 6,000원짜리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부를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파견, 도급, 온갖 이름이 붙은 불안정 저임금 노동이 일상인 사람이고 꿈을 준비하고 실현할 여유를 빼앗긴 사람이 바로 청년들입니다. 청년들에게는 꿈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청년이 꿈을 꿀 수 있는 현실적 기반이 부서져버렸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불평등의 상속은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가난한 청년에게 더 가혹합니다. 학자금대출에 생활비대출, 물러설 곳 없이 싼 노동을 이어가는 쳇바퀴 같은 생활이 계속됩니다. 청년의 삶은 그렇게 위축됩니다. 공정한 경쟁과 더 많은 노력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불평등한 세상에서 절망의 자리는 청년의 몫이 되었습니다.
청년이 삶의 가능성을 되찾을 것은 무엇일가?
답에 앞서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하겠습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OECD 국가의 최고수준입니다. 독일의 노동자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노동자들은 1년에 3개월 이상 더 일합니다.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노동자의 건강은 나빠지고 삶의 질은 추락합니다. 말 그대로 ‘일만하는 기계’가 되는 것이죠.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한 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기본급이 올라가고 노후 보장된다면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합니다. 결국 OECD 최고 수준의 노동시간은 부족한 소득으로 인한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OECD 평균의2배, 최악의 수준입니다. 나쁜 일자리가 대부분이고 좋은 일자리는 찾기 어렵습니다. 특히 점점 속도를 높여가는 기계화·자동화로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좋은 일자리를 향한 무한 경쟁이 지금 청년실업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여러 정당들이 지금까지 청년정책이라고 내놓은 인턴제, 공공기관 청년우선 채용, 청년구직자에게 선별적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청년수당 등은 결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청년수당보다는 성남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청년배당이 훨씬 긍정적이다고 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청년노동은 불안정노동자, 비정규직, 알바라고 불리는 사람들 일 수 있습니다. 청년노동의 문제는 지역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구조의 문제입니다. 또한 저성장시대에는 노동시간단축만이 일자리를 늘리는 가장 유력한 방법입니다. 따라서 청년실업 문제의 해결은 노동자의 소득저하 없는 주당 35시간 상한제를 실시하여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노동시간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줄어든 노동시간은 새로운 일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당에서는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말합니다. 장시간 노동과 극심한 청년실업의 대안이 기본소득입니다.
노동당은 기본소득 지급과 최저임금 인상, 그리고 노동시간단축으로 일자리를 공유해 청년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합니다. 비단 청년 실업만의 해결 문제는 아닙니다. 지금과 같은 저성장 경제침체기에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전제가 바탕입니다. 결국 대대적인 일자리 창출은 오직 노동시간단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시간단축을 해도 노동자의 총소득이 줄어들지 않도록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 확충, 기본소득 도입 등을 보완책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꾼다면 청년 일자리 문제는 많은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른 정당들처럼 세대로서 청년을 호명하지는 않습니다. 청년 문제는 아르바이트노동 문제, 비정규직 문제, 부채 문제, 등록금 문제, 곧 불평등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불평등을 해소할 구체적인 방법, 기본소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지급하는 기본소득에 앞서 성남시의 경우처럼 청년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매월 기본소득 30만원 지급과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인상으로 청년소득을 증대하며, 주거비, 교통비, 통신비 절감, 학자금대출 연체자 부채 탕감, 공영형 사립대학으로의 전환과 등록금 무상화로 생계비를 절감하여 대학생과 대학을 다니지 않는 청년 모두에게 월 100만 원 이상의 소득효과를 만들어주며, 다른 한편으로는 아르바이트노동자 편에 설 수 있는 명예근로감독관 제도의 도입으로 청년노동을 보호하자는 제안 등의 정책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