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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평당원으로 돌아갑니다!  


9월 18일부로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임기가 끝납니다. 지난 10년간 당직 생활 끝에 오랜만에 평당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사회당 중앙위원으로 시작한 당직은 진보신당 부산시당 청년학생위원장, 노동당 부산시당 정책홍보부장, 부위원장 그리고 시당위원장까지 당대표를 제외하고 모든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10년 동안 부산시당의 주요한 당직을 자처했던 제가 왜 이번에는 당직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시당위원장으로 마지막 글을 씁니다. 


2018년 9월 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에 출마하여 당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제외하고 당협위원장, 전국위원 모두 선출하지 못했습니다. 시당 집행부와 운영위원 없이 혼자 시당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시 갓 취업한 사회적 기업을 2018년 12월에 그만두고 시당에 함께할 당원 동지들을 찾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당원 몇 분이 힘을 모아주셔서 부산시당 집행부를 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낮에는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을 하고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집행부 당원 동지들이 헌신해준 덕분에 시당은 2019년에 새 출발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7월 당명 변경 사태로 전국 당원들의 탈당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부산시당 또한 당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당원들의 탈당으로 시당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탈당자의 사무실 보증금을 갚아줘야 했고, 시당 활동에 참여하는 당원 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시당 집행부, 확대운영위원, 시당 빚 청산에 특별당비를 내어준 당원들 덕분에 위기를 수습해나갔습니다. 


그럼에도 재정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작년 10월 박종성 사무처장을 채용했지만, 반쪽짜리 상근직이었습니다. 시당 재정이 부족해 전일 상근을 하지 못하고 주 3일 출근하여 반상근 형태로 근무를 하게 하였습니다. 저는 사무처장님에게 충분한 임금을 제공하지 못 한 체 시당 활동을 강행하라고 등 떠밀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충분치 않은 임금 노동을 하며 생계와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사 활동이 다른 직장보다 자유롭긴 했지만 낮을 뺄 수 없다 보니 시당 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생계 문제도 완벽히 해결할 정도의 수입을 낼 수 있는 직업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생계 문제도 해결이 안 되고 시당 활동도 전념이 안 되는 애매한 상태가 지속하였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저는 사하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며 주민들과 밀착하여 지역정치를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저를 만날 때마다 “당을 바꾸면 잘될 텐데 왜 힘든 일을 자처합니까?”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저는 진보정치를 지역에 일구기 위해서 묵묵히 걸어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진보정치의 분열과 생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 속에 큰 정당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8년 지방선거 출마 당시에 민주당에 영입 제안을 받았던 것도 생각이 났고, 정치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신념을 굽혀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조차 들었습니다. 


이대로 지역 정치인 생활을 강행하다가는 정말 민주당으로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민주당으로 간다는 것은 제가 15년간 살아왔던 삶에 대한 배반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저는 고등학생 시절 홍세화 노동당 고문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사회운동에 뛰어들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당시 순수한 마음에 한국 사회 불평등 문제해결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습니다. 영웅과 같은 뛰어난 개인이 되기보다는 노동자 시민과 함께하는 진보정당을 만드는데 작은 역할을 하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견고했고 그 벽을 넘기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치 여정을 잠시 멈추고 지난 10년간 진보정당 당직 생활에 대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잠시 멈춰 성찰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보수 양당 체제를 넘어서 노동자, 시민과 함께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꼭 대안을 찾아 돌아오겠습니다. 더 낮은 곳으로 들어가 지역 주민, 노동자, 시민을 만나며 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 임기 동안 부산시당을 위해 힘써주신 당원 동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물러나고자 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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