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0 02:51
이설이 먼저냐, 지중화가 먼저냐? 십정동 고압송전선로, 주민 간 의견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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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이 먼저냐, 지중화가 먼저냐? | ||||||||||||
십정동 고압송전선로, 주민 간 의견 ‘평행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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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는 송전선로 이설을 바라는 목화연립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조합장 고지상)ㆍ백운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조합장 강흠용) 측 주민 6명과 이설을 반대하는 주공 뜨란채ㆍ한국ㆍ동부아파트 주민 6명이 참석했다. 구에서는 홍미영 구청장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 이재병 시의원과 박창재ㆍ이후종 구의원이 참석했다. 논의에 앞서 홍미영 구청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 뒤 “참석한 주민들(=이설 반대 측)의 대표성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더 이상 (주민간담회를) 미룰 수 없었다. (주민)대표로서 역할과 책임을 수행해 달라”고 덧붙였다. 양측 입장 차이만 확인 십정동 목화연립 재건축과 백운2구역 재개발 조합 주민들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구역에 설치돼있는 송전탑과 선로 이설을 추진했고, 송전선로 재설치 예정지역 주민들은 전자파 등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설을 반대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송전선로를 땅속으로 묻는(=지중화) 것이지만, 이설이 먼저냐, 지중화를 먼저냐를 놓고 주민들 사이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조합의 경우 지중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400억원 추정)이 투입돼야하고 시간(3~5년)이 걸리므로 송전탑을 이설한 뒤 지중화를 추진해야한다는 의견이고, 재설치 예정지역의 주민들은 바로 지중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조합이 지중화 비용을 분담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송전탑을 기존 이설 예정지역에서 50m 뒤로 이동해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이다. 고지상 조합장은 “건물 안전진단 결과 D급이 나오고 장마철이면 담장과 건물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한 뒤 “한전의 공식 답변을 보면, 안 하겠다는 내용은 없다. 이설 도중에 지중화 검토는 어렵다고 했다. 시의 입장 또한 이설을 완료한 후 지중화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먼저 이설해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공 뜨란채 아파트 주민 정연숙씨는 “송전탑을 이설한 후 지중화 한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냐”며 “이설하면 우리 머리 위로 고압전류가 지나가는데, 거기서 내뿜는 전자파가 우리 아이들 건강을 해친다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민씨도 “한전하고 지중화를 협약한 뒤 착공해야 철탑 이설을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양측의 팽팽한 입장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가 과제다. 현실적인 방안은 인천시와 부평구, 한전이 지중화사업을 추진한다는 협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이설 반대 주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천시는 지중화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올해 9월에 예정돼있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지중화사업 설계 용역비 17억원을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지중화사업에 드는 비용을 지자체와 한전이 절반씩 부담하게 돼있는데, 한전이 경영악화로 인해 당장 예산이 없다면 지자체에서 우선 부담하고 차후에 돌려받는 방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문제가 간단치만은 않다. 한전은 지난 2월 부평구로 보낸 공문을 통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송전탑과 송전선로 이설 후 지자체의 지중화 요청이 있으면 그 때 가서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전과 목화연립재건축조합은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이설하기로 협약하고 이설공사를 추진했으며(재원 소요 기준 공정률 90%),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농성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한전의 이러한 답변 때문에 ‘지중화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느냐’는 의문을 갖고 있다. 또한 민선 5기 인천시가 출범하면서 드러난 시의 재정문제가 지중화사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고 있다. 한마디로 말로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처음 열린 주민간담회에 한전과 인천시가 참석하지 않은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동부아파트 주민 이동윤씨는 “한전의 책임자가 없는 상황에서 구청과 주민이 이야기해봐야 뭐 하겠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미영 구청장은 “처음부터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다. 그(=한전과의 자리) 전에 우리 끼리 의견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한전하고 자리를 어떻게 만들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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