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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jinbo.org/xe/index.php?mid=bd_member_gossip&document_srl=3895252

 

구로을에 출마한 부대표 심재옥입니다.

후보등록을 마치고 당원들께 가슴에 묻어둔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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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우여곡절 끝에 구로을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했습니다. 제 기호는 6번입니다.

어제는 마침 비가 내려서 지하철 출근인사 대신 8시 반에 민방위 교육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게 명함 나눠드리고 사무실에서 다음 주 월요일에 있을 지역신문 주최의 토론회 준비랑 정책 공부를 했습니다.

오늘 아침은 구일역에서 토요일에도 출근하는 분들게 명함 나눠드리고 김영하 당협 부위원장님과 함께 아침먹고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200명도 안되는 당원들이 두 명의 후보를 내고 선거를 치루는 곳은 전국에서 구로당협이 유일합니다. 구로당협은 구로갑에 강상구 후보, 구로을에 저를 출마시키고 두 개의 선본으로 나뉘어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돈도 사람도 그만큼 부족하고 힘이 듭니다.

 

2주 전에는 아침에 출근인사를 하려고 남구로역에서 명함을 나누어 주다가 가방을 잃어버렸습니다. 수행팀장이 후보의 선거운동 사진을 찍는 사이 바닥에 내려놓았던 가방을 누군가가 들고 가버린 겁니다. 카드와 신분증, 온갖 연락처와 수첩까지, 그날 아침은 카드분실신고와 주민등록증 재발급, 분실물에 대한 처리를 하느라 시간을 다 까먹었습니다.

수행팀장은 자기 불찰이라고 미안해했지만, 수행하는 사람이 한 사람만 더 있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우리가 가진 조건이 너무 열악하구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액땜 제대로 했으니 큰 대박 날 거예요.”

말로 하는 위로도 진짜로 위로가 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렇게라도 선거를 치루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아예 후보를 내지 못하는 지역, 후보를 냈지만 선거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끝내 사퇴하고야만 지역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언론과 정치권의 의도된 배제, 무조건적인 통합과 단일화를 강제하고 있는 정치환경은 지금 우리를 몹시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이 찬양하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두당 단일화합의는 진보정책을 후퇴시키고 자리다툼의 이전투구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탈핵이 아니라 원점 재검토, 파견법 철폐가 아니라 불법파견 금지, 한미FTA 폐기가 아니라 무효화라는 합의는, 의석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변질된 진보, 폐기되는 진보의 가치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통합진보당에서 터져나온 여론조작, 후보의 자질과 선출과정의 문제들은 진보정치의 생존마저 뒤흔들어 버릴정도로 파괴적이고 참담합니다.

 

지역을 다니다보면 주민들은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이 같은 정당인 줄 알고 헷갈려 하십니다.

이정희 왜 사퇴 안해?”

여긴 단일화 안했어?”

진보고 나발이고 다 꼴뵈기 싫어. 다 그 놈이 그놈이지 뭐가 달라!”

이런 얘기들을 왜 제가 듣고 있어야 하느냐고요...

정말 답답하고 분통 터집니다.

 

왜곡되지 않고 후퇴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는 진보의 가치를 사수하기 위해서 진보신당은 한시도 지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더욱 분발해서 성장해야 할 절박한 이유만 더 확인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역을 돌다보면 주민들과의 대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상가에 가서는 공영카드회사 설립으로 카드 수수료를 없애겠다’, 유모차를 밀고 가는 초보 엄마들에게는 동네마다 국공립보육시설 3개는 있어야 한다’, 40대 아줌마들을 만나면 무상교육, 무상의료, 반값등록금 실현하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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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참 좋죠!’라는 대답도 있지만 의혹의 눈초리로 그 돈은 다 어떻게 만들거예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복지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나라경제 다 망치는 포퓰리즘으로 매도하는 새누리당의 논리가 묻어나는 겁니다. “1억 이상의 고액연봉자, 1천억 이상의 매출을 가진 대기업에게 세금 제대로 걷고 재벌 특혜만 폐지해도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에도 여전히 의혹을 거두지 않는 주민들이 많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또 진보신당이 더욱 분발해야할 이유입니다.

 

아침, 저녁 7시에는 지하철 역에서 출퇴근하는 분들게 인사드리고 명함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정치가 환멸스럽고 가뜩이나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주민들의 무관심과 눈초리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주머니에 손을 꾹 찔러 넣고 한사코 눈을 마주치지 않고 지나치는 분들의 얼굴을 보면, “절대로 명함을 받지 않을테다!”라는 결연한 표정이 읽혀집니다. 온 몸으로 혐오감을 표시하는 분들의 쌀쌀맞은 태도에 어쩔 땐 울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4년 내내 정치로부터 배반당하고 기만당해온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는 혐오감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가 바로 이 선거시기라는 깨달음에 마음이 짠해집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있습니다.

40대 이상의 남성들에겐,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겠습니다.”

20대 남성과 여성들에겐, “비정규직 없는 나라 만들겠습니다.”

정규직 같아 보이는 분들에겐, “한미FTA 확실히 폐기하겠습니다.”

가끔 여성들에겐, “고용차별 없는 사회 만들겠습니다.”

하면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일단 저를 힐끔 쳐다보시고, 저와 눈을 맞추면 대부분 명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 때 진보신당 심재옥입니다라고 확인해드립니다.

수고하세요.” “화이팅!”이라는 대답이라도 들으면 힘이 백배 솟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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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3일 예비후보로 진즉 등록을 하였지만 진보좌파정당 추진책임을 맡아 34일 사회당과의 통합대회를 마친 뒤에야 비로소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뛴 지 3주차가 되어갑니다.

처음에는 난로 하나 없어 양동석 선본장과 김동현 수행팀장 둘이서 넓은 공간을 놔두고 좁은 사무실에서 손바닥 비벼가며 일을 했고, 저 또한 밖으로 나가 주민들을 만나야할 시간에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전화기에 매달려 있을 때면 가슴이 새카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돈이 없어 둘 중 하나는 본선 등록을 포기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말을 들었을 때는 비애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세상을 뒤집어 놓겠다는 진보좌파가 돈이 없어 사퇴해야하는 상황, 이상과 현실이 멀어도 너무 먼 우리의 상황이 정말로 비수처럼 가슴을 찔렀습니다.

 

그런데...

청소노동자 김순자님이 비례대표 1번을 수락하고, 한사코 앞순번을 마다하던 홍세화 대표님도 자신의 뜻을 접고 승복하겠다던 대답을 듣던 때, 남편의 선거운동도 버거운데 어렵게 녹색 비례후보를 수락한 이명희 당원의 담담한 얼굴을 마주할 때, 자신의 조직인 전교조로부터 배척 당한 채로 당당하게 출마하신 장혜옥 선생님을 생각할 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당은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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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았던 예전 홀트노조 동지들이 200만원도 보내고 서울대공원에서 청소하시는 비정규노동자들이 5만원도 보내고, 얼굴도 모르는 대전의 연구노동자들이 후원금을 보냈다는 문자와 연락을 받을 때, 통진당 당원인 옛동지가 100만원을 모아 보내오고, 본선등록 포기를 고민하고 있다는 저의 소식에 모금을 벌이고 있다는 동지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때로는 좌절했던 저를 반성했습니다.

 

추적 추적 비오는 날 연락도 없이 찾아온 서대문 문문 당원이 선본 사람들 저녁밥을 사주고 화사한 웃음으로 사라졌던 그 저녁에, 아침 출근시간 전에 명함을 나눠주고 총총히 출근하는 김영하 부위원장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서 든든하게 함께 해주는 구교현 당원과 묵묵히 어려운 두 개의 선거를 감당하고 있는 구로당원 동지들을 생각하면서,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당은 절대로 망할 수가 없겠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번 선거 꼭 승리하고야 말리라.

혼란스런 당명 개정으로 진보신당 마저 똑같은 놈 취급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돌파하고 진보신당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바꿀 대안으로 인정받고야 말리라.

언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릴 밭을 가는 심정으로 지역을 돌고 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이지만 아침 저녁이 너무 춥습니다.

진보신당의 현재가 꽃샘추위를 견디는 거와 같으려니, 조만간 우리도 인식하지 못하는 어느사이 화사한 봄이 우리 곁에 다가오려니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들. 조금 더 힘내고 힘차게 뜁시다.

저도 411일까지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게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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