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9년 7월 2일 당대회 안건토론회
노동당 부산시당 당대회 안건토론회 후기
작성자 : 부산시당 대변인 이대희
어제(7월2일) 저녁7시 노동당 부산시당 사무실에서 당대회 안건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안건토론회는 7월 7일로 예정되어있는 정기당대회에 제출된 안건에 대해서 대의원들과 당원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 마련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야기 된 안건은 당헌개정안(당명개정)과 당해산안에 관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부산시당 배성민 위원장님의 당헌개정안(당명개정)에 관한 경과보고가 있었습니다. "3월 30일 전국위원회에서 당명개정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통과되었고, 시당에서는 4월부터 시당 당원들과 당협모임을 시작했다. 금정동래연제, 해운대기장남수영, 중서사하영도, 전국위원회 사전토론회 등에서 당원들과 당명개정에 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이 시기에는 아직 기본소득당이라는 당명은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기본소득당명이 제출된 이후에는 5월 22일 대표단이 순회하는 전망토론회를 진행했다. 6월 6일 전국위원회에서 당대회안건으로 당명개정이 상정되었다. 시당에서는 기본소득당으로의 당명개정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총 28명의 당원들이 의견을 밝혀주셨고, 7월 1일자로 결과를 온라인 공간에 게시했다. 그리고 오늘 당원토론회를 진행하고 있고, 7월7일에는 당대회가 있을 예정이다."
이후부터는 특별한 프로그램없이 당대회 안건에 관한 당원들의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많은 당원들이 실제로 표결을 하게 될 대의원들에 대한 당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시당에 반대의견이 90%이상이니 시당 당원들의 여론을 수렴해서 그에 따라서 제대로 대의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에 대해서 찬성하는 대의원분들이 의견을 밝히시기도 했습니다. 먼저 A대의원은 "자신도 부산시당의 당직자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당이 확장되기보다 줄어들어서 현장에 있는 노동조합원들과 당원들에게 죄송스럽다. 처음엔 저도 당명개정에 반대했었다. 부산시당 당원들이 많이 반대하는 것을 알고 있어서 대표단에게도 안바꾸는 방법은 없겠냐는 이야기도 해보았다. 하지만 생각을 하고 당원들을 글을 읽으면서 찬성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당직자로서 6년의 시작동안 너무 힘들었다. 혼자 돌파해야하는 것이 컸고, 당의 힘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부산시당이 점점 줄어들었던 이유도 여러 차례의 집단탈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마음의 상처들도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반대하는 당원들의 이야기도 공감한다. 이전에 진보결집 논의 할 때도 이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당의 결정에 불복했던 당원들이 떠났다. 점점 남아있는 사람들도 동력이 떨어졌다. 무기력해졌다. 지역에서 당을 알려보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중앙당이 살아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앙당이 살지않으면 지역은 노력해도 쉽지 않다. 그래서 중앙당을 살리기 위해서 당명개정에 찬성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B대의원은 "나는 당명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기본소득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본소득이 새롭게 추진해볼 수 있는 좌파운동가들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당명개정에 찬성한다.
그리고 저는 원래 사회당의 당원이었는데 당명개정논의가 늘 있어왔다. 노동당이라는 노동운동에서의 상징성을 가지고 당을 기획한 사람들이 당을 떠났기 때문에 계속 이런 논쟁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부산시당에서 5년동안 사무처장하면서 그만둘 때 쯤에 너무 힘들었다. 앞으로는 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정당은 전국조직으로서 중앙의 정치에서 영향력이 있어야 지역에서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새로 추진하겠다는 것에 힘을 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에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뒤에 안된다고 하면 노동당명을 지키자고 하시는 분들이 당권에 도전해서 대표단을 꾸리고 추진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역대 대표단들이 계속 추진했던 것 중에 못해왔던 것들이 많았다. 이런 것들이 계속 반복되면 앞으로 그 누구도 시도해보려는 것 자체를 못할 수도 있다. 당이 보수화될 수도 있다. 처음 전국위원회에서 표결할 때는 당명이 바뀌면 탈당하겠다는 당원의 말을 듣고서 표를 던지지 못했는데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제 의견대로 찬성의견을 던질예정이다."
이런 의견에 대해서 당원분은 "기본소득은 의제기구를 통해서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느냐. 그리고 시당차원에서 당활동하면서 일반대중을 대상으로도 그렇지만 당원들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에 대해서 선전하고 알린적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의제기구로도 할 수 있는 기본소득운동을 당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명까지 바꾸면서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또 다른 당원분은 "한 정당이 다루어야할 의제가 참 많다. 그 중에 하나의 의제를 콕 찍어서 당이름으로 정해서 간다는 것은 스스로 자기발을 묶는 것이다. 기본소득 이외의 의제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이며, 우리당 이외에 기본소득을 고민하는 다른당도 고민은 하지만 그것을 당명으로는 하지 않는다. (나는) 반핵집회하는데 기본소득당 깃발들고 못간다. 사드투쟁하는 곳에 기본소득당 깃발들고 못간다."
"간단하게 생각하자. 당원들이 (기본소득을) 공기처럼 이야기하고 느낄 수 있으면 당명으로 해도 된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지금 당원들이 해산, (당명)반대, 찬성으로 분열로 나누어져서 싸우고 있다. 당장 내년에 지역에서 뭐할지도 바쁘다. 그리고 당명개정하면 탈당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서있는데 이것에 대해 대책이 없다면 선출직당원들은 반성해야하고 그렇게해선 안된다. 사람들이 설득이 안된다면 시간이 더 필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이와 다르게 당명개정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찬성하시는 당원분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당비만 겨우 내는 당원이지만, 나는 당명개정이나 기본소득의 내용에 대해서 잘 몰랐다. 어렴풋이 최저임금이나 기본소득이랑 같은 것인지 아닌지 등등을 알게 되었다. 당명이 지금 모든 정당이 이념중심의 정당명을 가지고 있다. 포괄적인 의제들을 통해서 노동당도 평등생태평화를 녹여서 하고있다. 대표단에서는 하나로 집약해서 우리의 역량이 이것저것 할 수 없으니 집중해서 성과를 내자는 의지로 보인다. 저는 이 부분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당명개정에는 찬성합니다. 다만, 이것을 제안하고 안건에 올리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당명이 나오게 되었는지 몰랐고, 저처럼 평당원들은 상처가 많다. 분당과 분열 등을 통해서 소수에서 소수로 계속 줄어들고 밀려나다보니 바꾸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반대하는 당원들 대다수가 내용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기본소득당보다는 노동당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좀 더 집중적으로 당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당명개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소통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분도 계셨습니다. "나는 이런 논쟁이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 2년마다(당대회 할 때마다)이렇게 된다. 조금 쉬려고 하면 이렇게 되서 속상하다. 중앙당에서도 충분히 고민하고 있을테지만 개정을 하려고 할 때 예를 들어서 지금부터 현장을 조직하고 설득한다면 나중에는 할 수 있을텐데 지금처럼 논의가 진행되면 결국 표대결이 되어버린다. 오랜 논의과 토론 끝에 찬반이 갈라지면 정치성이 다른 것이기에 서로 인정하고 안고갈 수가 있다. 그런데 화두를 던지고 표대결로 가버리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게 된다. 당이 깨진다. 자꾸 축소되었던 부분이 그런것이었따. 시간을 두고 선전하고 홍보하지 않으면 당원들은 잘 모릅니다. 대표단이 소통에 대해서 안일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당과 타 정치단체의 기본소득과의 차별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당원분도 계셨습니다. "기본소득이 다른국가나 다른정당에서도 다루고 있는데 그러면 곧 이슈화 될 것이고 무상급식처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될텐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들이 타 정치세력과 차별성이 있는 것인지 비슷하다면 그것을 대체해서 당력을 총동원할 수 있는 다르게 쓸 수 있는 용어나 개념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에 대해서는 이 날 참석한 신지혜 대표께서 답변해주셨습니다. "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7년쯤이고 이제 와서 기본소득이 이슈가 된 것은 유명정치인들이 언급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운동 진영에서는 의의나 지향점에 대해서 연구를 해왔었다. 지금 많은 정치인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완전한 기본소득개념에 일치하는 것도 있고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청년수당과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의 개념이 다르다. 기본소득이 인기가 있으니까 정책에 마구 이름이 붙여지고 있다. 나중이 되면 이런 정책들의 이름이 바뀌거나 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그에 비해 차별성이 있다. 지금 시행되는 정책들은 시혜성이 크고 권리의 측면에서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 돌리라는 면이 크다."
또 이 날 첨예한 논쟁으로 분위기가 가열되자 전반적인 소통의 문제와 당명에 관한 입장을 C대의원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먼저, 드릴 말씀이 있다. 제가 청년학생위원장 하던 시절부터 20~30대 당원들이 다른 당원들과 소통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 이유가 지금 우리가 논의를 하는 방식이다. 지금 상식적인 것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계속 말을 하고, 말을 끊는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그 의사를 곡해해서 공격한다. 제가 나가는 독서모임만 가도 이런 일은 절대 없다. 지금 당 밖의 세상의 평범한 기준에도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제발 기본적인 것들만 지키면서 논의했으면 좋겠다.
저는 사실 기본소득을 지지한다. 주말마다 아르바이트 노동을 하고있지만 내 임금은 오르지 않을 것이고, 올라봐야 국가에서 올려주는 몇푼이 전부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돈을 준다는 것에 혹한다. 내 생활이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본소득당 당명을 찬성하시는 분들과 몇가지 입장에 대한 차이가 있다. 아까 정유진 전국위원께서 중앙당이 살아야 지역도 살아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나는 그것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중앙당이 잘되면 지역에서 활동하기가 편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그런것이 한국사회와 진보정치의 악습이이라고 생각한다. 진보정치를 우경화했다고 비난받는 심상정의원 같은 사람들이 의원하겠다고 당을 이리저리 옮기고 자신의 권력을 위해 당의 활동을 의회와 상임위 중심으로 배치한다. 결국 지역 당원들은 그것에 동원되는 구조밖에 안된다. 지역이 자생하고 자체적인 미래를 바라보지 못한다. 대안이 아니라 의원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버린다.
지역이 중앙에 기생하는 것처럼 되어버리는 구조는 타파되어야한다.
국내법상 지역당은 금지되어있지만, 그런 수준으로 지역이 독자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앙당이 어려워서 해산하더라도 지역은 독자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역량과 힘을 키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산시당은 그를 위해서 지역에서 작게나마 계속 활동을 하고 있고 노동당이라는 당명으로 쌓아놓은 것들이 조금이나마 있다. 그래서 쌓아놓은 것들을 잃고 싶지 않다. 다시 시작해야하는 것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당명을 유지하고, 지금있는 당원들도 최대한으로 지켜내면서 앞으로의 활동을 만들어가고 싶다. 그런이유에서 나는 당명개정을 반대한다."
*이 날 모임은 2시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원래 예고되었던 2부 프로그램은 당원들의 양해를 구하고 시간관계상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행사 이후에 뒤풀이 시간을 따로 가지며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부산시당은 당대회 이후에 당원들을 직접 한명씩 만나서 앞으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당대회이후에도 많은 것들을 함께 논의하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