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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수장 토니 블링컨의 위험한 발언들

- 강경한 경제제재와 더불어 긴장을 조성하는 저의는 무엇인가?

 

미국과 중국이 알래스카 2+2회의에서 정면충돌했다. 북한도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의 긴 침묵을 깨고 김여정과 최선희가 미국에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모두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의 강경한 이념적 발언이 발화의 계기로 작용했다.

블링컨의 방한을 맞이하여 김여정은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미국을 겨냥했다. 3일간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미·중 양국의 외교수장 간의 회의는 성과는 없고, 거친 설전만 주목을 받았다. 첫날 기자들이 지켜보는 공개석상에서 1시간 넘게 벌어진 공방의 포문은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이 열었다. 중국도 작심하고 반격하면서 외교적 수사와는 거리가 먼 거친 발언들이 난무했다.

블링컨의 발언의 요점은 “미국의 외교의 근간은 ‘룰에 기반한 국제질서’ 강화인데, 중국이 ‘룰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블링컨이 북한의 인권을 문제 삼은 것도 미국이 이야기하는 ‘룰’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사례로 보여준 것이다. 결국 미 국무장관 발언의 결론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따르라는 것이다. 미국의 패권주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는데, 아이러니 한 것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패권이 가장 강력했던 시대에 미국은 오히려 UN 중심의 국제시스템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운운하는 미국 싱크탱크 인사들의 발언도 블링컨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세상에 그런 불변의 법칙은 없다. 1등과 2등이 반드시 전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가 그 대표적인 분야다. 저물어가는 패권의 끝자락을 부여잡으려는 몸부림이며, 교묘한 요설에 불과하다.

미국이 지금 대외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과정이라고 하는데, 외교수장인 국무장관이 국제무대 데뷰에서 이처럼 강경하고 이념적인 발언을 통해서 자신들이 설정한 국제질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에 도입된 기존의 압박정책을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 계속 행사하면서 이렇게 강한 어조의 발언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혹시 미국 외교정책 외교정책의 방향이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만약 사실이 그렇다면 미국의 외교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 그래도 2차 대전 이후의 냉전질서와는 다른 다극적인 국제정세 때문에 신냉전을 조성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쉽사리 관철되기 힘든 국제정세다.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과 중동도 2차 대전 직후의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도덕적 위신과 리더십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 없이는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힘들다.

당장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도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이 나라들을 거칠게 압박하여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을 압박하는 정책에서는 이들 나라의 협조를 낙관하는 근거는 어디서 연유하는 것인지 기이하기 짝이 없다.

이런 식이라면 오바마의 패착이 또 다시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강경한 이념적 발언을 통해서 미국 국내정치에서는 값싼 명분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낼 것이다.

아직은 미국이 대외정책을 재검토 중이라고 하니까 북한이 기다리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북한의 인내심은 곧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이 경고성 발언을 통해서 반발한 한미연합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블링컨은 그동안 사용하던 ‘한반도 비핵화’ 라는 용어 대신 ‘북한의 비핵화’라는 용어를 구사함으로써 미국의 입장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단교도 악재다. 지난 19일 말레이시아와 국교 단절을 선언한지 이틀 만에 북한으로 철수하면서 김유성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대리는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反北) 음모의 산물이다” 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이 진정 대외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 중이라면 현상유지를 통해서 관련 당사국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도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과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당장 멈추어야 한다. 특히 블링컨의 강경한 이념적 발언은 위험천만하다.

 

2021. 3. 23.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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