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노동존중의 부산시를 위해 다시 한걸음 더

-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파업 승리를 축하하며

 

지난 710일부로 총파업에 돌입했던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 파업 투쟁을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10일에 총파업에 돌입하고 11일에 교통공사 측에서 대화를 요청하면서 협상테이블이 열리게 되었다. 노조와 공사는 이 자리에서 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540명의 추가 인력을 채용하고, 임금은 0.9%인상한다. 노조는 쟁의대책위에서 추인 일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였고, 12일 오전 9시부로 총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하라는 내용을 담은 투쟁명령 6호를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잠정합의안에 노조 측이 제시했던 원안이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투쟁은 노동조합의 승리다. 먼저, 내용적으로도 파업 전 마지막 교섭 당시 임금동결을 주장했던 공사 측이 임금인상안에 합의하도록 했고, 인력채용도 소규모지만 늘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을 승리라고 부를 수 있는 더 큰 이유는 투쟁의 정당성에 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이번 파업에서 노동운동이 사회적으로 받고 있는 비난이나 불신에 정면으로 맞서는 투쟁을 전개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파업하고, 임금인상만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임금인상분을 내놓고서 인력채용을 요구했다. 이는 정규직들만의 노동조합’ ‘고임금에 임금인상만 요구하는 귀족노조의 프레임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었다.

 

비정규직 저임금 일자리가 늘어가고 있는 부산에서 귀족노조라 불리는 공기업노동조합이 스스로 양보하고 양질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싸웠다. 조합원들의 임금인상과 고용보장을 넘고, 사업장의 울타리를 넘어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싸우고,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싸웠다. ‘사회적 파업이었고, ‘시민을 위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파업이었다.

 

투쟁의 정당성 덕에 파업에 돌입하면 가장 많은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게 되는 교통노동조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시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서 사측을 협상테이블로 불러내서 투쟁에 승리했다. 노조가 이번 파업에서 내걸었던 의제들은 단순히 올해투쟁을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니다. 몇 년 동안이나 안전과 청년일자리를 골자로 하는 사회적 투쟁을 전개하고 고민해왔다.

 

많은 것들을 보여준 투쟁이었지만, 앞으로 돌파해야하는 것들도 있었다. 사측의 대표인 부산교통공사사장이 노조를 적폐로 규정했다. 부산시는 파업을 재난문자로 알렸고, 사측의 대표는 파업을 전쟁으로 규정하며 부산시의 노동혐오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부산시장은 지하철노동조합의 사회적 파업을 고임금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규정하며 노동조합에게 결단을 운운했다. 부산교통공사사장의 노동혐오적인 발언이 그저 개인의 일탈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오거돈 시장 취임1년에서 알 수 있듯이 부산시는 노동자들의 권리나 투쟁에 우호적이지 않다. 부산시의 노동혐오를 넘어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앞으로 필요하다.

 

이번 파업에 서비스지부 청소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서비스지부 청소노동자들은 자회사를 통한 가짜 정규직화가 아닌 진짜정규직화를 위해 오랜 기간 투쟁하고 있다. 이번 잠정합의안과는 별개로 서비스지부 청소노동자들의 진짜정규직화를 위한 투쟁도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이외에도 낙하산인사로 공기업 사장들이 배치되고, 공기업은 습관적으로 적자를 운운하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비난한다. 이런 식으로 공기업 등 공공기관들의 공공성이 떨어지는 경향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숙제는 있지만, 투쟁은 승리했다. 이번 합의로 채용될 인원들로 지하철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완화될 것이다. 시민들은 더 안전한 지하철을 탈 수 있다. 안전한 지하철을 위한 투쟁에 앞장선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의 투쟁에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보낸다. 노동당 부산시당은 앞으로도 지하철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연대하며 안전한 부산시, 양질의 일자리가 넘실거리는 부산시를 위해 함께 할 것이다.

 

2019712

노동당 부산광역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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