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천만~10억원 할당, 여수산단이 ‘봉’?…비판 쏟아져
전남도가 여수산단 기업에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리 원(F1)’ 티켓 구입을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에도 산단 기업들의 지역사회 환경사업비 분담 비율을 기준으로 각 회사별로 2천만원~5억원씩 책정, 구매토록 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7일 여수산단 모 기업 직원 사택에서는 전남도 요청으로 여수산단 애로 사항 청취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여수산단 공장장협의회 소속 공장장 등 30여 명과 정순남 전남도 경제부지사, 도청 동부출장소장, 도 환경정책담당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산단의 일부 업체들은 공장부지 확보를 위한 녹지 해제를 요청하는 등 산단 기업들과 애로 사항에 대해 의견이 오갔다. 간담회가 끝나갈 무렵 각 사별로 서류봉투가 건네졌다. 안에는 홍보 팜플렛과 2천만 원~10억 원씩 요청하는 공문이 담겨 있었다. 단순히 F1대회 홍보 팜플렛인줄 알았던 기업들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기업도 있다. 일부 기업은 지난해 할당 받은 금액을 모두 내지 않고 절반 정도만 티켓을 구입했다. 이들 기업에 대해 전남도는 올해 더 높게 할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여수산단의 기업들의 요구에 시큰둥한 입장을 보여왔던 전남도가 애로 사항을 청취한다며 슬그머니 F1티켓 관련 공문을 전달한 것에 기업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수산단 관계자는 “전남도의 요구가 매년 반복 될 것인데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인천, 울산 등에 공장을 두고 있는 본사에서는 유독 여수만 이런 예산을 지출해야 하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도 비판이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여수시민협 등 여수지역 시민단체는 24일 “지난해에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던 F1대회 티켓강매는 올해 들어 개선되지 않고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전남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권한을 악용해 여수지역민들에게 돌아가야할 기업의 이윤을 빼앗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여수산단 업체들에 대해서도 “여수산단 업체가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을 다량으로 지역에 배출하면서 지역민과 지역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소홀히 하면서 거액을 들여 F1 티켓을 구매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F1중단 범도민대책위원회도 지난 21일 순천에 위치한 전남도청 2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티켓 강매와 관련해 기업체별로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F1대회와 직접 관련이 없는 환경정책 총괄 정책담당관을 참석시켜 각종 환경 규제 등을 내세워 기업들의 티켓구입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나 도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티켓강매 주장에 대해 “티켓의 강매가 아니라 행사 협조 차원에서 공문을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마재일 기자 |
한국 3M 지회 나주공장 소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