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희망버스 여행기-85호 크레인위의 소금꽃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
subtitle | 85호 크레인위의 소금꽃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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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 부산역광장 집회모습 |
7월9일 오후 1시 경기도당 당원40여명이 서울프라자호텔 앞 재능농성장에서, 185일째 크레인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 희망을 나누기 위해 2차 희망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6시간을 달려 부산에 도착한 시간이 7시 30분, 거세게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서둘러 비옷을 챙겨 입으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은 무대 위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잠시 빗줄기가 약해진 사이, 무대 위에서는 송경동시인의 김진숙에게 바치는 시가 낭송되고 있었습니다.
크레인 위에서 태어난 인간
185일을 크레인 위에서 보낸 사람
보세요, 우리가 여기에 왔습니다
그래서 당신과 우리가 하나가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멀게는 제주도에서 모인 수많은 사람들, 이 사람들이 85호 크레인위 소금꽃나무에게 주고, 받고 싶었던 것이 이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치고 갔습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된다는 것!
저녁 9시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은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로 향했습니다. 경찰은 부산역주변에서부터 희망버스참가단의 행진을 막아섰습니다. 역 광장은 경찰버스로 둘러쌓여서, 선두에 섰던 시민들은 화단을 뛰어넘어 앞으로 갈수 밖에 없었습니다. 뒤를 이어 수많은 시민들이 합세하였고, 왕복 8차선의 중앙대로를 채웠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나 둘씩 터져 나오는 외침, ‘ 정리해고 철회하라!’, ‘김진숙을 만나고 싶다!’. 빗줄기는 가늘어 질줄 모른 채, 점점 두터워졌지만 시민들의 발걸음을 잡지는 못했습니다. 11시쯤 해동병원을 지나 사거리에 들어서자, 도로복판을 길게 둘러친 경찰 차벽이 눈앞을 가로막고서 날카로운 금속성의 방송멘트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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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김진숙을 만나러 가자라고 외치며 앞으로 나아갔고, 행진대오와 경찰들의 몸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선두에 보이던 진보신당의 깃발은 어림잡아도 7개, 그 뒤를 따르던 수백의 당원들은 시민들과 어우러져 차벽을 두들기며, 크레인위에 185일째 농성중인 김진숙을 두고 갈 수 없다고 외치며 경찰차벽을 몸으로 밀며 행진을 계속했습니다. 오전 2시쯤, 파란색의 긴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해산작전이 시작 되었습니다. 시민들을 향해, 조준한 채로 발사된 최루액은 참지 못할 정도의 구토와 통증을 유발시켰고, 그 과정에서 심상정고문과 당원 7명이 포함된 총 60여명의 시민들이 연행되었습니다.
7/10일 오후까지 계속된 2차 희망버스는 결국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고 오지는 못 했지만, 우리는 부산영도 봉래동 사거리에 ‘3차 희망버스’라는 희망을 남겨둔 채 각자의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다시금 희망 찾아 이 자리에 돌아올 것을 기약하며.......